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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 매직' 투혼있어 아름다웠던 LG 가을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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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 매직' 투혼있어 아름다웠던 LG 가을야구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0.31 2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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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오프 4차전] 정규시즌 최하위에서 4위까지 기적…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만으로 대환호

[잠실=스포츠Q 박상현 기자] "양상문! 양상문! 양상문!"

LG는 비록 졌지만 LG 팬들은 실망하지 않았다. 비록 이기지 못했고 가을야구를 더이상 이어가지 못했지만 양상문 감독을 연호하며 올시즌을 가장 행복하게 마감했다.

LG는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강정호와 김민성에게 홈런을 내주는 등 마운드의 난조로 인해 2-12로 대패했다.

LG는 이날 패배로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1승 3패로 물러나며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서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LG 팬들은 경기가 끝났음에도 잠실구장에 계속 남았다. 아쉽게 끝난 가을야구지만 그래도 가장 아름다웠던 가을야구였기에 올시즌 마지막을 즐기고 싶었던 것이다.

사실 LG는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포스트시즌은 거의 물건너간 듯 보였다. 극심한 부진에 빠지면서 최하위까지 곤두박질치자 '형님 리더십'을 발휘했던 김기태 전 감독(현재 KIA 감독)은 중도 자진사퇴했다. LG에 올시즌 미래는 더이상 없는 듯 보였다.

양상문 감독이 모든 것을 바꿔놨다. 외국인 타자 조쉬 벨을 내보내고 브래드 스나이더를 데려왔다. 이병규(7번)에게 끊임없이 신뢰를 보내며 중심 타선에 배치했다. 정성훈과 손주인, 최경철 등이 제 모습을 찾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결국 LG는 마지막까지 투혼을 발휘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SK와 끝까지 4강 진출을 놓고 대결을 펼쳤지만 막차를 탔다.

▲ [잠실=스포츠Q 이상민 기자] LG 최경철(오른쪽)이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3회말 정성훈의 2루타로 홈을 밟은 뒤 덕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NC와 준플레이오프는 LG의 행복한 가을야구 1막이었다. '문의 대결'에서 양상문 감독이 김경문 감독을 이겼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을 치러본 경험이 있는 선수들은 투타에서 맹활약하며 NC를 3승 1패로 물리쳤다.

하지만 넥센은 달랐다. 페넌트레이스에서 199개의 홈런을 치고 삼성에 이어 팀타율 2위에 올랐다. 5점대의 평균자책점으로 마운드가 약하긴 하지만 시즌 20승을 거둔 앤디 밴헤켄과 승률 1위 헨리 소사가 있었다.

LG는 20승 투수 밴헤켄을 패전투수로 만들며 목동 원정 2차전을 따냈지만 잠실 홈 2연전은 달랐다. 목동에서 경기를 치르다가 넓어진 안방으로 돌아온 뒤로 오히려 타격감이 떨어졌다. 1, 2차전에서 홈런을 터뜨렸던 LG 타선은 3, 4차전에서는 큰 것 한 방을 터뜨리지 못했다. 넥센은 3, 4차전에서 2경기 연속 2홈런을 쳐내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4차전에서도 2-12까지 밀리며 패색이 짙었지만 LG 팬들은 결코 흥분하지 않았다. 자리를 떠나지도 않았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자신들이 응원하는 선수들을 응원했다.

"승리의 함성을 다같이 외쳐라 LG의 승리를 위하여 무!적!L!G!"

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목청껏 무적 LG 응원가로 선수들의 사기가 떨어뜨리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비록 LG는 힘에서 밀리며 10점차 대패를 당했지만 선수들은 실망하지 않았고 팬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선수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것을 다하며 투혼을 발휘했기에 졌지만 슬퍼하지 않았고 팬들은 선수들의 투혼에 환호로 답했다.

LG는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서 분루를 삼켰지만 팬들은 마지막까지 가을야구를 만끽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포스트시즌에 올랐듯 내년이 있고 그 다음 해에도 '유광점퍼'를 입을 수 있다는 자신감과 믿음이 생겼다.

LG 팬들은  잠실구장 근처에서 계속 응원가를 부르며 10월의 마지막 밤과 '불타는 금요일'을 만끽했다. 투혼이 있었기에 패배도 아름다웠고 졌지만 가장 큰 행복을 느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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