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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 대선후보들이 재촉하는 '투대문' 'V3' 마케킹과 SNS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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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 대선후보들이 재촉하는 '투대문' 'V3' 마케킹과 SNS 인증샷
  • 정성규 기자
  • 승인 2017.05.0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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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정성규 기자] 국정농단으로 결딴난 대한민국을 바로세우게 될 5.9 대통령선거 '장미대선'을 앞두고 투표 참여율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변수다.

'다포세대' '헬조선' 등으로 한숨 섞인 자조가 이어지는 대한민국 사회의 새로운 지향을 위해 투표율이 높아져야 한다는 당위론은 힘을 얻고 있지만 징검다리 휴일이 이어진 역대급 5월 황금연휴의 끝자락에 과연 대선 투표율이 얼마나 나올지 대선 결과 못지 않은 이슈가 되고 있다.

◆ 투표율이 불평등-양극화를 해소한다

저성장의 시대, 계층간 이동이 가능한 사다리를 다시 놓을 수 있을지는 투표율과도 상관관계가 있다.
투표율과 불평등 해소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가 많지만 빈세트 말러 미국 로욜라대 교수의 분석이 현재 대한민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투표율이 높은 나라일수록 가처분소득의 불평들이 낮아진다. 복지국가일수록 투표율이 높고, 투표율이 높은 나라일수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소득불평등을 줄인다는 분석이다. 

또한 다른 학자들도 투표율과 정부지출의 상관관계가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투표율이 상당히 낮은 미국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복지수준이 전반적으로 크게 낮다는 것이다.

투표율이 낮은 나라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심각하게 벌어져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 문제를 해소하려들지 않는다. 반면 투표율이 높은 나라의 경우는 불평등 지수에 빨간불이 켜지면 이를 낮추기 위해 적극적인 정책을 펼친다.

투표율이 높아지면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는 그래서 이번 장미대선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 부재자투표의 번거로움 해소한 사전투표

그런 점에서 대선 사상 처음으로 적용되는 사전투표 참여는 중요하기만 하다. 아마도 이번 대선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자 대선 형세를 결정지을 수 있는 변수로도 작용할 수 있다.

예전에는 부재자투표였다. 대선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사전투표다. 
사전투표와 부재자투표의 차이점은 사전 신고가 필요 없어져 투표하기가 훨씬 쉬워졌다는 것이다. 종전에는 부재자 신고를 해야 해 번거롭기도 했다. 이젠 사전 신고 절차가 없어 어느 사전투표를 가든 바로 신분증 확인만으로 소중한 한표를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부재자투표 때는 구.시.군마다 투표소가 설치됐지만 관할구역안의 읍.면.동마다로 세분화됐다. 선거 전 6일부터 이틀간이었던 투표 기간도 선거일 전 5일부터 2일간으로 조정됐다.

이번 대선 사전투표는 5월 4~5일 전국 3508개 사전 투표소에서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사전투표 절차. [그래픽=중앙선거관리위원회 SNS]

◆ 유권자 17%, "사전투표 의향 있다"

2014년 6·4 지방선거와 지난해 4·13 총선 때 사전투표가 실시됐지만 대선에선 처음이다.

처음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사전투표율은 11.5%였고, 지난 총선에선 12.2%를 기록했다.
지난 총선의 전체 투표율은 58%였는데, 이 중에 사전투표가 차지하는 비중은 5분의 1(21%)에 달했다. 2012년 대선 총 투표율(75.8%)을 적용해볼 때 이번 장미대선의 사전투표율은  15~17%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실제로 유권자의 17.1%가 사전투표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나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전국 만 19세 이상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9대 대선 투표 참여 의향을 조사한 결과다. 지난해 4·13 총선을 앞두고 실시했던 여론조사에서 '사전투표를 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14%였고, 실제 사전투표율은 12.2%였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대선 사전투표율은 지난 총선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 지지하고 반대할 자유, 인증샷으로 표현한다

더욱이 이번 대선부터 투표 ‘인증샷’에 지지하는 후보의 선거기호를 손가락 등으로 다양하게 표시할 수 있게 된 게 사전투표에서 중요한 대목이다.

3일부터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없기 때문에 대선 지지율 등 여론의 향배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가 사전투표 후 이런 인증샷들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각 대선 후보 캠프는 사전투표 단계에서 인증샷 물량공세가 쏟아지게 되면 사전투표 당일은 물론 본투표 당일에도 표심 굳히기나 뒤집기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래서 각 캠프는 사전투표 인증샷을 기대하며 다양한 아이디어로 사전투표장 가는 길을 독려하고 있다.

◆ 대선 후보, 사전투표소 가는 길 재촉한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은 먼저 투표하는 이들을 붙잡는 ‘먼투족’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사전투표율 25%를 목표로 ‘먼저투표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캠프는 사전투표 당일 홍 후보를 찍은 인증샷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검토했다가 선거법 저촉 소지가 있어 사전투표를 유도하는 홍보물을 만들기로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측은 안 후보가 개발해 무료로 배포한 백신 프로그램 이름을 딴 'V3' 캠페인을 펼친다. ‘투표(Vote)한 뒤 휴가(Vacation) 가고 승리(Victory)하자’는 뜻이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쪽도 활성화해온 SNS를 통해 사전투표 인증샷 캠페인 등을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사전투표 1~4스텝.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SNS] 

◆ 사전투표, 선거혁명에 새 이정표 될까

대선에 도입된 사전투표. 인증샷으로 표현의 자유까지 확장됐기에 어느 때보다 입소문 마케팅이 대선 가도의 막판 지지율 '붐업'에 지렛대가 될 수 있다.

특정 대선 후보들을 지지하거나 추천하거나 반대하거나, 그 어느 때보다 자유롭게 인증샷으로 '동행 투표'를 호소할 수 있기에 그 폭발력은 엄청날 수 있다.

투표율이 역대급으로 높아질 수만 있다면 사전투표는 우리나라 선거혁명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다. 진보와 보수, 대통령 탄핵을 성취한 촛불민심과 탄핵에 반대해온 태극기집회의 결집, 그리고 청년층과 장년층 등의 표심 판세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간접적으로 가늠해볼 수도 있기에 사전투표를 바라보는 각 대선 후보들의 시선은 뜨겁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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