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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 만날 의향 있다", 외교 레토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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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 만날 의향 있다", 외교 레토릭?
  • 정성규 기자
  • 승인 2017.05.0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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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정성규 기자] "내가 그(김정은)와 만나는 것이 적절하다면, 나는 결단코, 영광스럽게 그렇게 할 것이다(If it would be appropriate for me to meet with him, I would absolutely, I would be honored to do it).”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김정일 북한 노동당위원장을 만날 용의가 있다는 뜻을 피력했다. 물론 트럼프의 발언은 '적절한 환경'을 전제로 한 만나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트럼프는 “다시 말해 적절한 여건 하(under the right circumstances)라면 그와 만나겠다는 것”이라며 “이건 긴급뉴스”라고 자신의 발언에 강세를 주었다.

1953년 한국전쟁이 휴전 협정을 맺은 이후 미국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와 만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블룸버그통신은 2000년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방북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과 만난 것이 최근 유일한 고위급 회동으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한국도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밖에 없을 정도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1년 3대 세습 정권을 쥔 뒤 우방인 중국 권력자는커녕 어떤 외국지도자와도 만난 적이 없고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고조되는 한반도 위기에서 트럼프의 회동 의향 발언이 나와 비상한 관심을 낳고 있다.

더욱이 취임 100일을 맞아 '최고의 압박과 개입'이라는 대북 정책을 미 상,하원에 브리핑하면서 대화도 병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뒤 처음으로 북미 정상 간의 조건부 회동을 언급한 것이어서 주목을 끈다. 트럼프는 북한의 6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위험 징후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대북 군사 옵션을 마지막 카드로 조끼에 숨긴 채 대화를 먼저 내세우고 있다.
  
트럼프는 4월 30일 미국 CBS와 인터뷰에서 김정은을 가리켜 ‘꽤 영리한 녀석 (pretty smart cookie)’고 칭하며 “그가 그럭저럭 북한을 이끌어 왔던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그렇게 김정은을 어느 정도 북한의 리더로서 인정하면서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리고 하루 뒤에 조건부 회동 발언을 이어간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가 "영광스럽게 그렇게 할 것"이라는 발언은 논란을 불렀다. 북한 핵 억제를 위해 중국까지 끌어들이고 한국 성주에는 기습적으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전격 배치한 상황에서 그 표현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논란과 관련해 숀 스파이서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해명했다. "김정은은 여전히 국가 원수라는 점에서 외교적인 부분이 있다"며 외교적인 예우 차원의 발언이었다고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다.

'적절한 여건'과 관련한 백악관 입장은 "북미대화에는 여러 조건이 있다. 북한의 행동과 관련해 뭔가 변화가 일어나야 하고, 또 그들이 선의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북한의 도발적 행동이 즉각 중단되는 것을 봐야 한다"며 북한의 도발 중단이 북미대화의 여러 조건 중 하나라는 관점을 강조했다.

현재로선 여전히 북한이 도발의지를 버리지 않고 있어 북미 정상 회동 가능성은 낮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외신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 관계자가 이날 주한미군의 사드가 '현재 가동 준비가 갖춰져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드는 초기 요격(initial intercept) 능력에 도달한 상태"라고 확인했다는 것이다. 앞서 제프 데이비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사드 배치가 이뤄진 뒤 지난달 28일 "사드가 초기 가동에 접근했다. 사드가 곧 가동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사드 가동 상태와 관련해 미 국방부 라인에서 구체적인 언급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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