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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당선, 25세 연상 부인과 순애보라면 '엘리제궁 안주인 잔혹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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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당선, 25세 연상 부인과 순애보라면 '엘리제궁 안주인 잔혹사' 없다?
  • 정성규 기자
  • 승인 2017.05.08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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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정성규 기자] 프랑스는 '동반 전진'을 선택했다. 신생 정당을 창당한지 1년밖에 안된 정치 풋내기이지만 강렬한 비전으로 실용 중도노선을 달려오며 프랑스 유권자들의 흔들리는 표심을 사로잡은 이단아는 끝내 프랑스 대통령에 당선돼 엘리제궁 입성의 꿈을 이뤘다. 프랑스 대선 정국을 뜨겁게 달군 순애보 속 25세 연상의 부인과 함께 전진을 향한 동행을 이제 시작한다. 

마크롱이 프랑스 대통령에 당선된 뒤 루브르박물관서 가진 자축행사에서 지지자들 환호에 답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프랑스 중도신당 '앙마르슈(전진)'의 에마뉘엘 마크롱이 극우진영의 '프랑스의 트럼프' 마린 르펜(국민전선)을 누르고 프랑스 대선에서 승리했다. 1차 대선 결과 1,2위를 차지해 7일 오후(한국시간) 치러진 프랑스 대선 결선 투표.

8일(현지시간) 프랑스 내무부가 최종 집계한 결과, 마크롱은 2075만3704표를 얻어 유효 득표수의 66.1%를 획득, 106만3937표로 33.9%의 득표율을 기록한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을 압도적으로 제압했다.

39세의 마크롱은 역대 프랑스 대통령 중 최연소이자 지구촌 주요국가 현직 수반 중에서도 가장 젊은 정치지도자에 오르게 된 것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경제보좌관을 거쳐 경제장관을 역임했던 마크롱은 중도 성향의 앙마르슈(En Marche)를 창당한 지 불과 1년 만에 대권을 거머쥐는 '아웃사이더의 대반란'을 이끌었다.

기존 좌파-우파의 양 체제로는 만성적인 실업과 경제위기를 탈출할 수 없다고 본 프랑스 국민들은 전혀 새로운 정치 신예의 도전과 전진을 선택하면서 프랑스의 불확실성도 낮아지게 됐다. 

프랑스 대선 승리를 자축하는 마크롱 지지자들.  [사진=AP/뉴시스]

이제 새로운 관심을 끄는 대목이 하나 있다. 새로운 퍼스트레이트의 탄생이다. 제대로 된 엘리제궁 안주인 브리짓 트로뉴의 역할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프랑스 사회는 정치인의 사생활에 관대하다. 프랑스 대통령 퍼스트레이디를 보는 시각이 대표적이다. 자유분방한 연애관은 물론 이혼과 재혼을 오가는 결혼관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기 보다는 대통령의 사생활이라는 시선을 보낸다.

이제 프랑스 대통령을 내조해야 하는 마크롱 부인 이전에는 많은 부침이 있었다. 

1981년부터 14년 동안 장기 집권한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은  27세 연하의 연인 안 팽조와 엘리제궁 밖에서 동거했다. 퍼스트레이디인 다니엘은 엘리제궁에 들어가지 않고 따로 나와 살면서 인권 단체를 운영했지만 '화려한 내조'는 할 수 없었다. 미테랑와 팽조 사이에는 딸까지 있었지만 정식 결혼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1995년 집권한 자크 시라크 대통령도 바람끼가 남달랐던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영부인 베르나데트는 시라크의 외도를 인내하면서 엘리제궁을 꿋꿋이 지켜냈다. 

2007년 바통을 이어받은 니콜라 사르코지는 엘리제궁에서 이혼한 첫 프랑스 대통령이 됐다. 주례자에서 연인으로 바뀌어 재혼으로 열애를 확인했던 세실리아는 5개월 만에 영부인 자리를 내놓았다. 사르코지는 이듬해 모델 출신 가수 카를라 브루니와 엘리제궁에서 웨딩마치를 울렸다.

마크롱을 발탁했던 현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사회당 정치 동반자인 세골렌 루아얄과 27년간 동거 관계를 이어왔다. 자녀를 넷이나 두었는데도 결혼은 하지 않았다. 이들은 얄궂게도 2007년 프랑스 대선 때 사회당 후보 경선에서 맞붙었고 루아얄 승리로 끝나자 '파경'을 맞았다.

올랑드는 2012년 집권하면서 새로운 연인인 잡지사 정치부 기자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 손을 잡고 엘리제공에 입성했다. 그러나 기자 출신 퍼스트레이디도 올랑드가 여배우 줄리 가예와 연애하는 것이 드러나자 주저없이 올랑드를 떠나고 말았다.

대선 승리를 자축하고 있는 마크롱 부부.  [사진=AP/뉴시스]

이런 프랑스 대통령의 연애사와 영부인들의 부침은 안정될 것인가.

마크롱과 부인 트로뉴가 15년 만에 이뤄낸 일편단심 러브스토리로는 그런 우려는 일단은 접어둬도 좋을 듯하다. 15세의 마크롱이 프랑스 북부 아미앵에서 고교생이었을 때 트로뉴는 프랑스어 선생님으로 40세 유부녀였다. 트로뉴는 연극 동아리를 이끌었는데 마크롱은 그 서클에서 주연을 맡았다. 트로뉴의 세 자녀 중 한 명은 같은 반 벗이었다. 

마크롱이 트로뉴에게 함께 극본을 쓰자고 한 이후, 둘 사이는 급격히 가까워졌다. 이들의 관계를 알게 된 마크롱의 부모는 아들을 파리로 유학을 보냈다. 이후 장거리 전화로나마 사랑을 키우던 트로뉴는 남편과 이혼하고 파리에서 교사직을 구했다. 그리고 그  15년 일편단심 사랑의 열매는 2007년에 결혼으로 꽃피워졌다.

당시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들은 순애보는 강산이 한 번 바뀐 뒤 프랑스 대선에서 다시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15년 사랑을 지켜온 마크롱의 진정성이 재평가되면서 정치 신인의 이미지 한계를 극복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프랑스 언론들은 대선 선거 과정에서 트로뉴를 '패션 스타'로 칭하면서 마크롱이 이복 손자들을 안고 젖병을 물리는 모습을 전하기도 했다. 일종의 '트로뉴 효과'였다
 

마크롱 부부. [사진=AP/뉴시스]

그래서 최근 영국 더선데이타임스와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마크롱이 프랑스 대통령에 당선되면 퍼스트레이디상에 변화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마크롱은 지난달 유세 도중 대통령에 당선되면 트로뉴를 적절한 자리를 제공해 동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혼외 분륜이 발각되면 각료들이 즉각 사임하는 풍도의 영국 언론은 마크롱의 신뢰를 강조했다. "그녀는 나의 최고의 친구","트로뉴가 없었다면 나는 없었을 것" 등으로 공식석상에서도 정치적으로도 동반자 관계임을 밝혀온 마크롱이 그 의지대로 프랑스 국민들의 염원을 받드는 개혁의 한 역할을 연상의 부인에게 맡기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프랑스 퍼스트레이디가 공식직함을 가진 적은 없다. 마크롱 부인 트로뉴의 주요 관심사는 교육 개혁으로 알려져 있다. 모든 여성에게 출산휴가를 제공하고 성별에 상관없니 동등한 임금을 보장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는 그가 앙마르슈 창당 정신과도 맞는 '퍼스트레이드 역할론' 강화를 실행에 옮긴다면 더 이상 엘리제궁 영부인들의 '잔혹사'는 없을 듯하다.

25년 전 함께 극본을 쓰자고 하면서 사랑의 싹을 키우기 시작했던 마크롱과 부인 트로뉴. 이제 그들이 프랑스 정치에서도 함께 머리를 맞대는 동반자로서 사랑을 승화시킬 수 있을 것인지 새로운 관심을 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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