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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조사도 '문재인 대세론 41.4%', 대통령 재수생 문재인이 지켜낸 촛불민심의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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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조사도 '문재인 대세론 41.4%', 대통령 재수생 문재인이 지켜낸 촛불민심의 열매
  • 정성규 기자
  • 승인 2017.05.0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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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정성규 기자] '문재인 대세론'은 흔들림이 없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권 꿈이 성큼 다가왔다.

지상파 3사와 한국방송협회가 9일 공동으로 실시한 제19대 대통령 선거 출구조사 결과, 문재인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 결과 공표 금지기간 전인 5월 2일까지 달려온 대선 1위 자리를 지켰다.

문재인 후보의 유세 현장 표정 모자이크. [사진=문재인 후보 SNS]

출구조사 결과가 실제 개표 결과로 이어지면 5년 전 이루지 못한 청와대 입성에 성공하게 된다.

지상파 방송 3사는 9일 궐위선거로 치러진 제19대 대선 투표가 마감된 오후 8시에 전국 10만 투표소 50m 밖에서 조사한 출구조사를 발표한 결과, 문재인 후보가 41.4%를 기록, 오차범위를 넘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23.3%)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21.8%)를 제치고 당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각각 7.1%, 5.9%를 얻었다.

이번 출구조사의 오차한계는 95% 신뢰수준에서 ±0.8%포인트다.

출구조사 결과 상으로는 문재인 후보가 스트레스로 치아를 10개 뽑았던 마지막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노무현 정부를 마무리한 이후 10년 만에 대통령으로서 청와대에 입성하게 된다.
 
문 후보가 끝까지 '문재인 대세론'을 지켜내며 대통령 당선을 예감하게 된 데에는 여러 우여곡절에도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시대정신의 소명을 끝까지 지켜내려는 지난한 노력의 성과이기도 하다.

#01 배를 불태운 대권 재도전 의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다

'두 번 실패도 없고, 삼수도 없다'

그렇게 배수의 진을 친  결과였다. 

민주화 항쟁으로 쟁취한 1987년 직선제 이후 한국 정치사를 관통해온 보수와 진보의 진영논리의 격랑 속에 '10년 주기론'에만 기댄 대약진만은 아니었다.

문재인 후보로서는 지난해 4.3 총선에서 확인된 야권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바탕으로 대권 재도전을 긴 호흡으로 준비하던 끝에 터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정국에서 기회를 잡았다.

국정농단 사태를 야기한 최순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잇단 구속과 국회 청문회의 조사 속에 조기대선이 현실화 조짐을 보이면서 대안은 선발주자나 재수생이 유리하게 됐다. 

'촛불 민심'을 받들겠다는 민주당 내 대권주자들 사이에서 선명성 경쟁이 불러온 효과는 야권의 선발주자인 문재인 후보에게 플러스 요인이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 정국에서 한때 민주당 차원에서 미적거리기도 했지만 강경파인 이재명 성남시장, 연정파인 안희정 충남지사와 당내 경선을 거치면서 친박세력에 대한 '적폐 척결'의 대항논리를 뚜렷하게 담금질했던 문 후보다.

'보수 대안론의 선두주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과 중도사퇴 이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총리, 그리고 안철수 후보를 거쳐 홍준표 후보로 옮겨붙은 보수표 결집도 확고한 '적폐 청산'으로 이번에는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문 후보의 시대정신 논리를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자 그 반사이익은 5년 전 대권 가도의 라이벌이었던 문재인 후보로 고스란히 흡수됐던 셈이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이어진 10년 간 '기울어진 운동장'은 갈수록 뒤바뀌었고, 문 후보 측은 자만하지 않고 적지 않은 고비들도 하나씩 넘어섰다.

#02 선명한 시대정신으로 호응한 지지층 결집

흔들리지 않은 지지층의 기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기 전만해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반기문, 안철수, 박원순 서울시장 등에게 밀렸을 정도로 허약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 시절에 뿌리가 닿아 있는 문재인 지지층은 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결집하기 시작했다., '이게 나라냐'는 외침 속에 문재인 대망론을 현실화하는 실행세력으로 나섰다. 문자폭탄 등이 퍼부어질 정도로 결속력은 강했다.

그래서 문 후보 반대 진영에서는 '패권세력'으로 규정하며 '반문(反文) 연대'를 끝까지 모색하게 됐다.

그만큼 지지기반은 탄탄했고 사드 문제 등에서 다른 후보들이 보수표를 곁눈질할 때도 상징적인 통합을 강조하면서도 국정농단 사태를 야기한 적폐세력과 화학적 연대는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으며 이탈표도 방지할 수 있었다.

문 후보는 당내 경선 과정에서 안희정 지사의 '선한 의지''대연정' 발언으로 야권 내에서조차 논란을 부르자 "안 지사의 말(선의)에는 분노가 빠져 있다. 분노는 정의의 출발"이라고 못박았다.

왜 조기대선이 치러져야 하는지를 간결하고 쉽게 던진 그 문장으로 문 후보의 선명성은 확고히 입증됐고 여론조사 선두를 공고하게 다지게 만들었다.

박근혜 정권에 대한 분노 덕에 대권정국에서 제1야당이 주도권을 쥘 수 있었다는 팩트 자체에 대한 성찰을 평가받은 것이다. 

헌정 사상 최다 15명이 입후보한 장미대선 가도가 다자 구도로 진행됐지만 '깜깜이 선거' 직전 여론조사에서는 2위 후보들과 격차를 더블 스코어로 벌리는 견고한 판세를 지켜냈다.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해 세확장이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도 집토끼는 확실히 지키는 전략은 정치공학적인 보수 단일화 시도 불발 속에 선명히 대비됐다.

문재인 후보 유세 현장. [사진=문재인 후보 SNS]

#03 조기대선에도 '준비된 대통령'

'준비된 대통령'으로 포지셔닝한 것도 주효했다. 

궐위선거라는 한계 속에 공약개발이 깊이가 미흡하다는 지적에도 원내 5당 대선 후보들 중에서는 가장 스펙트럼이 다양한 정책공약을 내놓으며 정책선거에서도 우위를 점해나갔다.

문 캠프의 지원군들이 잇단 구설로 논란을 부르기도 했지만 워낙 다방면의 스페셜리스트를 빠르게 흡수해나가면서 공약 개발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문재인 1번가'라는 '공약 쇼핑몰'을 개설하는 아이디어는 신선했고, 대선 후보 중 유일하게 선거 클라우딩 펀딩으로 '문재인 펀드'를 오픈한 것은 집권 자신감의 표출이었다.

#04 문재인이 못만난 그들과 소통한 가족의 지원

문 후보의 부인 김정숙 씨는 지난해 추석 이후 매주 1박2일씩 호남을 찾았다. 2012년 대선에서 패한 뒤 광주에 감사 인사 드리러갔다가 아파트 밀집촌을 지나는데 그 아파트 불빛을 보고 광주의 92%가 문 후보를 도왔는데 저 불빛속의 시민들이 아픔을 안고 있겠구나하는 생각에 너무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그 뒤 주말 호남행으로 남편 문재인 후보가 못만나는 사람들과 소통을 이어온 것이다. 문재인 홈사이트에는 '문재인을 싫어하는 당신에게'라는 코너에 이런 김 씨의 '유쾌한 정숙씨의 호남과 일촌맺기'가 소개돼 있다. 문 후보를 반대하는 층도 이렇게 조용히 끌어 안는 감성 접근도 큰 힘이 됐다.

그리고 대선 투표 전날, 5월8일 어버이날에 광화문에서 마지막 유세를 이어가던 도중 문 후보의 딸 문다혜 씨가 깜짝 영상편지를 전한 것도 극적인 효과가 있었다.

대선 투표 전날인 8일 광화문 유세에서 처음으로 깜짝 방문한 딸 문다혜씨, 손자와 함께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는 문재인 후보. [사진=문재인 후보 SNS]

당초 아버지의 정치 참여를 반대해오면서 5년 전 대선에 이어 이번 대선 가도에도 발을 들여놓지 않았던 딸은 "전업맘도 워킹맘도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누군가의 엄마나 아내라는 타이틀로 살아가는 게 두렵고 사회에서 도태될 것 같았다"며 "그때 아빠가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직업은 엄마라고, 가장 중요하고 큰 일을 하는 네가 자랑스럽다고 말씀해 주셨다"고 회상하며 아버지가 만들어갈 '아이들이 행복한 대한민국'에 대한 방점을 찍어주었다.

아들 문준용 씨의 '특혜 채용' 의혹이 대선 정국에서 문 후보에게는 '네거티브 공방'의 부담으로 작용해온 부분도 적지 않지만 부인의 꾸준한 성원과 딸의 깜짝 응원 덕에 대권 가도의 맨 앞자리를 끝까지 지켜낼 수 있었다.

#05 경쟁후보들의 역부족만은 아니었다, '하나가 되자'

보수권에서는 탄핵 폭풍으로 뒤늦게 홍준표 후보가 뛰어들어 강경모드로 보수표심을 결집하려 했으나 시동이 너무 늦게 걸렸고 '돼지발정제''영감탱이' 등의 막말파문으로 자주 제동이 걸렸다.

안철수 후보도 4월 '보수 진공기'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대통합 기치 아래 '우클릭' 행보를 통해 문재인 후보 추월을 노렸지만 대선 토론에서 몇 차례 자충수를 두는 바람에 세확장을 이어가는데 한계를 보였다.

5월 미국 타임지 커버를 장식한 문재인 후보. [사진=문재인 후보 SNS]

문 후보는 안 후보가 턱밑까지 추격하며 '문재인 대세론'을 위협했을 때 어수선한 캠프내 분위기를 다잡으며 '정권교체'라는 공동의 목표를 상기시켰다. 문 후보는 "용광로 선대위에 찬물을 끼얹는 인사가 있다면 누구라도 좌시하지 않겠다. 통합과 화합을 저해하는 걸림돌이 있으면 제가 직접 나서서 치우겠다"며 '하나가 되자'는 강한 메시지를 던지며 위기를 돌파했다.
  
심상정 후보와 유승민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토론의 수혜를 가장 많이 얻은 '블루칩'으로 주목받았으나 수권정당으로서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우려 속에 대반전은 이루지 못했다.

#06 광장의 절규, 새로운 소명의식을 요구하다

이제 출구조사대로 문 후보가 당선인 신분으로 바뀌면 당장 10일 당선인 교부증을 받고 청와대에 들어가게 된다.

공약 수행에 신속한 대응모드를 갖춰나가는게 시급하다. 120석의 제1당이지만 홀로 국정을 이끌어갈 수 없는 다당제 정국이다. 그래서 대통합의 정치를 실현하면서 촛불민의를 받들어나가는 행보가 절실해진다.

헌정 사상 최초의 대통령 탄핵이라는 시대적인 비극 속에서 '헬조선'의 자조는 '이게 나라냐'라는 외침으로 정치적 변혁을 요구했고, 그 광장의 목소리를 온전히 가슴에 새기고 22일 공식선거의 시작과 끝을 광화문 광장의 시민들과 함께 했던 문재인 후보는 이제 변혁의 과제를 안게 됐다.

'문재인 펀드' 홍보 커버에 등장한 문재인 후보. [사진=문재인 후보 SNS]

출구조사 결과로는 헌정 사상 유례가 없이 임명직 권력 참모에서 10년 만에 청와대의 주인으로, 국민의 심부른꾼으로 복귀를 예약한 문재인 후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조차 없는 백지상태에서 신속하게 국정을 안정화시켜 촛불민심이 요구해온 정치변혁의 틀을 개헌 논의로 진전시키고 최악의 청년실업, 가계 빚 등으로 지친 저성장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실행에 나서야 하는 출발선상에 서게 된다.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과 사드 배치로 이어지는 안보 혼란도 진정시켜야 하고, 저출산 고령사회 등의 장기적인 해결 비전도 제시해야 한다.

새로운 정치 리더십을 희구해온 지난 겨울, 광장의 뜨거운 절규는 이제 장미대선을 전환점으로 새로운 정치 혁명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하는 사명을 새로운 대통령에게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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