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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저격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지명-'여성 최초' 피우진 보훈처장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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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저격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지명-'여성 최초' 피우진 보훈처장 임명
  • 정성규 기자
  • 승인 2017.05.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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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정성규 기자]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재벌 저격수'로 불리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대선 과정에서 당시 문재인 후보의 경제공약과 관련한 대표 토론에 나설 때마다 입에 달고 살았다.

김 교수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한 인터뷰에서 "악마는 디테일에 있는데 정부가 지난한 법개정보다는 시행령, 고시, 지침 개정 등으로 은근 슬쩍 규제를 완화한 게 많다"면서 "이를 재점검하고 합리적 수준으로 올려 공정위가 제대로 불공정 행위를 감시할 수 있는 수단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가 그 바람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인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김상조 교수를 지명했다.

조현옥 인사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김 교수는 경제력 집중완화 등 경제 개혁과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대·중소기업 관계 정립 등 경제 개혁 방향을 정립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께서 장관급 인사 중 첫째로 공정위원장에 김 교수를 내정한 것은 위기의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해 시급히 공정한 시장환경을 만들겠다는 뜻"이라면서 "불공정한 시장체제로는 경제위기 돌파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여연대 재벌개혁감시단장, 경제개혁센터 소장 등을 지낸 김 교수는 문재인 대선캠프에서 재벌 개혁과 관련한 정책과 공약을 입안하는 데 키 맨 역할을 했다.

한때 박근혜 전 대통령 경제교사였던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과 함께 지난 3월 문재인 캠프 산하 '새로운 대한민국 위원회'에 참여해 부위원장을 맡아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인 '제이(J)노믹스'를 설계하는데 중추를 맡았다.

공정거래위원장은 '공정위의 중수부장'으로 불린다. 제이노믹스의 핵심 어젠다인 ‘반부패’와 ‘재벌개혁’을 실행하기 위해 공정과 투명에 방점을 찍어 김 교수를 지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대선기간 재벌 특혜 철폐와 공정하고 정의로운 기업 생태계 조성을 강조해 왔다. '재계 저승사자'로 불리는 조사국이 부활될지도 주목은 끈다.

문재인 정부는 재벌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는 만큼 집권 초기에 공정거래위원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될 전망이다. 공정거래법 추가 개정보다도 현행법의 집행력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춘다면 조사국 부활을 통해 재벌개혁의 실효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경북 구미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노사정위원회 경제개혁소위 책임전문위원, 한국금융연구센터 소장 등을 지냈다. 현재는 경제개혁연대 소장을 맡고 있다.

김 후보자는 "한국경제 활력이 매우 떨어진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우리나라의 시장경제 질서가 공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제가 위원장으로 임명된다면 우리시장의 공정질서를 재확립함으로써 모든 경제주체들이 능력을 최대한 발휘토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국가보훈처장에 여성 첫 헬기 조종사로 유명한 피우진 육군 예비역 중령을 임명했다.

조국 수석은 브리핑에서 "피우진 보훈처장은 육군 예비역 중령으로 1979년 소위로 임관, 특전사 중대장, 육군 205 항공대대 헬기 조종사 등 남성 군인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길에서 스스로 힘으로 유리 천장을 뚫고 여성이 처음 가는 길을 개척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2006년 유방암 수술 후 부당한 전역조치에 맞서 싸워 다시 군에 복귀함으로써 온 여성들뿐만 아니라 국민에게 감동을 주었다"고 강조했다.

2002년 유방암에 걸려 양쪽 가슴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던 피우진 처장은 2006년에 2급 장애판정을 받아 전역했으나 무조건 암 병력이면 퇴역시키는건 불합리하다는 취지로 취소소송을 벌인 끝에 승소해 2008년에 복직했다. 암 병력이나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는 신체 상해 때문에 강제 전역시키는 군인사법 시행규칙을 개정하게 만들었던 주인공이 됐다.

피우진 신임 보훈처장은 ‘젊은여군포럼’ 대표. 2015년 결성된 젊은여군포럼은 한국 최초 여성 장군인 양승숙 준장을 비롯해 김화숙 대령, 김은경 대위, 최이슬 중사 등 계급별 예비역 여군들이 참여하고 있다. 젊은여군포럼은 그동안 군대 내 성폭력이나 인권 등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는 등의 활동을 펼쳐왔다.

젊은여군포럼은 지난달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를 지지를 선언하면서 민주당 국방안보위원회에 참여했다.

피 처장은 2006년엔 여군의 삶을 담은 '여군은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책도 출간, 30년 군 생활 동안 여군이 처한 상황에서 부당함과 맞서온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1981년부터 25년간 1300여 시간 비행 기록을 세운 우리나라 1세대 여군 헬기 조종사로 이름을 날렸던 피우진 신임 보훈처장 환경재단이 선정한 ‘2006년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보훈처장은 군단장급 예비역 장성(중장)이 맡아온 관례를 깨고 첫 여성 처장이 탄생했다는 데서 문 대통령이 공약한 양성 평등 인사의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피 처장은 "보훈은 안보의 과거이자 미래라고 생각한다"며 "보훈가족이 중심이 되는 따뜻한 보훈, 보훈가족을 중심으로 한 보훈정책을 앞으로 펼쳐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조국 민정수석을 보좌할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는 김종호 감사원 공공기관감사국장을 임명했다.

경남 밀양 출신인 김 비서관은 행정고시 37회로 감사원에서 재정경제감사국 1과장, 공공기관감사국장, 교육감사단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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