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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 '열린 기념식'의 눈물과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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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 '열린 기념식'의 눈물과 약속
  • 정성규 기자
  • 승인 2017.05.1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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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정성규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정부 공식 기념행사로 18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제37주년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렸다.

'5·18 정신을 계승, 정의가 승리하는 대한민국'이란 타이틀로 열린 5.18기념식은 정부 주요 인사를 비롯해 1만여 명이 참석했다. 

5.18이 정부 기념일로 지정된 1997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 특히 공식 초청을 받지 않아도 누구나 참석할 수 있는 '열린 기념식'으로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새롭게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광주 민주화운동의 연장선 위에 서 있다. 1987년 6월 항쟁과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의 맥을 잇고 있다"며 "새 정부는 5.18 민주화운동과 촛불 혁명의 정신을 받들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온전히 복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5·18 정신의 헌법전문 포함 공약을 재차 언급하면서 헬기 사격 등 5.18항쟁 과정의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당신 원통함을 내가 아오. 쓰러지지 마시오'라는 5·18 엄마가 4·16 세월호엄마에게 보낸 펼침막은 국민들의 생명을 짓밟고 지키지 못한 국가에 대한 통렬한 외침이었다", "'주먹밥과 헌혈'은 민주주의의 참모습이었고, 촛불광장에서 부활, 국민주권시대를 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오월의 죽음과 광주의 아픔을 '자신의 것'으로 삼으며 세상에 알리려했던 많은 이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겠다"며 대표적인 4명의 열사를 한 명씩 거명했다.

1982년 광주교도소에서 광주 진상규명을 위해 40일간의 단식으로 옥사한 스물아홉살 전남대생 박관현.
1987년 '광주사태 책임자 처벌'을 외치며 분신사망한 스물다섯살 노동자 표정두.
1988년 '광주학살 진상 규명'을 외치며 명동성당 교육관 4층에서 투신사망한 스물네살 서울대생 조성만.
1988년 '광주는 살아 있다'를 외치며 숭실대 학생회관 옥상에서 분신사망한 스물다섯살 숭실대생 박래전.

마지막으로 "저는 오월 영령들과 함께 이들의 희생과 헌신을 헛되이 하지 않고 더 이상 서러운 죽음과 고난이 없는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겠다. '참'이 '거짓'을 이기는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겠다"고 힘주어 약속했다.

"오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은 그동안 상처받은 광주 정신을 다시 살리는 일이 될 것"이라며 "오늘의 제창으로 불필요한 논란이 끝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한 문 대통령은 기념식이 마무될 때 참석자들과 손을 맞잡은 채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렀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공약대로 취임 2호 업무지시로 9년 만에 제창을 지시한 데 따라 이 마무리 노래 제창으로 37년 전 민주화 영령들을 기렸다.

5.18 기념식에서 대통령이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른 것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참석한 2007년 이후 처음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3년 때만 5.18 기념식에 참석했지만 임을 위한 행진곡이 합창될 때 침묵을 지켰고 이후엔 불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5.18 유족 김소형 씨가 '슬픈 생일'이라는 편지를 낭독하자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친 뒤 퇴장하는 김 씨를 안아주며 위로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에 앞서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의 경쟁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공개 지지했던 가수 전인권이 '상록수'를 불러 그 통합의 상징성이 주목을 끝었다. 안철수 전 의원도 이날 5.18 기념식에 참석했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행사는 서울, 부산, 대구 등 전국 곳곳의 기념식과 오는 27일 옛 전남도청에서 열리는 부활제 등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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