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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자들' 안민석 의원, 정유라 '쩐의 전쟁' 시작이라고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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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자들' 안민석 의원, 정유라 '쩐의 전쟁' 시작이라고 했으니
  • 정성규 기자
  • 승인 2017.06.06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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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정성규 기자] "제가 미우시죠?" (안민석 의원) / "네"(장시호 씨)
"인간적으로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괜찮습니다."
"이모를 잘못 만난 운명이라고 생각하십시오."/ "네"
"개인적으로 저를 미원하지 마십시오."/ "꼭 뵙고 싶었습니다."
"저도 대면하게 되니 인간적으로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네"

안민석 의원은 정유라 씨의 귀국으로 시즌2가 시작됐다고 바라보고 있다. [사진출처=채널A '외부자들']

지난해 12월 국정농단 사건 진상조사 국회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증인으로 나온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에게 질문을 던지기 전 아이스 브레이킹으로 나눈 이 이야기는 청문회의 '명 대화'로 남아 있다.

장시호 씨가 나중에 검찰 조사를 받은 과정에서 촛불민심이 광장에서 들불처럼 번지는 것을 보면서 진실의 편에 서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검찰과 특검의 '도우미'로 활약해왔기에 정겨운 대화로 기억되고 있는 셈이다.

장시호 씨가 어느덧 구속시한 만료일인 7일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다른 국정농단 사범들은 구속시한이 다가오면서 보석 신청을 신청했지만 검찰과 특검이 번번이 청문회 위증죄 카드로 추가 기소하며 놓아주지 않았던 것과 비교해보면 국정농단 실체 규명에 장씨의 공이 얼마나 컸는지를 알 수 있을 듯하다.

그렇다면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를 만나서도 안민석 의원은 이런 정담으로 말문을 열 수 있을까?

불행히도 청문회 내내 정유라 씨는 유럽에서 도피생활을 이어갔고, 이제 안 의원은 직접 만나볼 기회도 사실상 없다.

'정유라 저격수'로 활약해온 안민석 의원으로선 심정적으로 정유라 씨가 '제2의 장시호'가 돼서 국정농단의 '마지막 퍼즐'을 맞춰주기를 바라는 마음밖에 없는 듯싶다. 

그 일단은 6일 채널A '외부자들'에서 전화통화로 정유라 씨의 행보에 대해 던진 평가와 전망에 묻어날 수밖에 없었다.

외부자들 제작진은 안민석 의원을 '최순실 모녀 전문가'로 표현할 만큼 그의 분석은 예리하다. 2014년 4월 정유라 씨의 승마 특혜 의혹을 가장 먼저 제기한 주인공으로서 정씨의 행방을 찾아 독일까지 건너갔던 안민석 의원이니 스페셜리스트가 아닐 수 없다.

'외부자들'의 '보이스피싱' 코너에서 국정농단 사건을 폭로한 '내부고발자'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은 "정유라가 태어났을 당시 돌보는 사람이 5명이나 있었다"고 전했다. 노승일 전 부장은 "지금 상황에서는 엄마에 대한 원망이 많을 것"이라고 정유라를 분석할 정도로 한때 내부자로 정유라를 바라봤지만, 안민석 의원은 그야말로 저격수로 발로 뛰며 악연을 맺은 '외부자'였다. 

그런 안 의원을 바라보는 최순실 씨의 증언이 그 악연을 잘 말해준다.

지난달 24일 정유라 씨 특혜로 촉발된 이화여대 입학, 학사 비리 관련 재판서 최씨는 딸이 F학점을 받게 된 경위를 묻는 특검의 질문에 "안민석 의원이 (정유라가) 입학하는 순간에 모든 학교에 전화해서 '(정유라가) 원서 넣었냐, 뽑으면 안된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민석 의원이 한 학생의 모든 걸 다 빼앗았다. 고등학교, 대학교를 빼앗고 영혼을 다 빼앗아 (딸이) 한국에서 살 수가 없었다"며 "(안 의원이 정유라를) 아주 졸졸졸 따라 다녔다. 거의 목숨 건 것 같았다"고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정씨가 독일로 갔던 이유도 안 의원 때문이라고 했다.

안민석 의원은 '내부고발자'인 노승일 전 부장과 달리 지난 3년 간 발로뛴 최순실-정유라 모녀 전문가다. [사진출처=채널A '외부자들'] 

그런 정유라 씨가 국내송환 반발 항소심을 취하하고 지난달 31일 국내로 압송되는 길을 택하면서 국정농단 사태의 마지막 실체 규명에 실마리를 찾는 듯했다.

하지만 안 의원이 외부자들과 인터뷰하며 상황을 분석해야 할 정도로 변수가 생겼다. 검찰의 구속영장이 기각됐으니 말이다.

안민석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유라가 귀국한 시간에 난 울산으로 가고 있다. 정유라의 귀국은 은닉재산 수사가 본격화될 것을 암시한다"고 평하며 여유있게 지방으로 토크 콘서트를 떠났다.

당연히 구속이 될 것으로 보고 시즌2에 방점을 맞췄다. "시즌1은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정권을 교체했고, 시즌2는 특별법 제정으로 최순실 일가의 재산을 몰수하여 국민이 승리할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구속이 불발되자 안 의원은 뿔이 날 수밖에. "의원님, 정유라가 전공도 모른다는데, 4월19일 최씨와 정유라가 같이 와서 모든 교수를 만나고 갔는데~다 아시겠지만 참 화가 나네요"라고 보내온 이대 교수의 문자를 공개하면서 "준비된 거짓말이죠"라고 규정했다. "정유라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거짓말로 '맹랑한 20대'를 연기하는 것이죠"라고 분석했다. "끝나지 않은 전쟁 시즌2가 시작됐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고도 헸다.

안 의원은 다음날인 6월 3일 다시 페이스북을 통해 정유라 구속 불발 사태를 '국민이 우습나?'란 타이틀로 종합정리했다. "어색한 연기와 준비된 거짓으로 무죄를 주장하던 정유라가 예상을 깨고 검찰을 이겼다. 국민 화병이 도지게 생겼다"고 했다.

늘 절망하지 않고 집요함 하나로 국정농단 사태에 맞서왔다는 평가를 받는 안민석 의원은 "최순실을 혼냈던 유일한 지구인 정유라에게 법원이 자유를 허락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국민과 함께 갈 데까지 가볼 수밖에"라며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로 매조지했다.

채널A '외부자들'을 통한 정유라 분석과 함께 국민과 함께 찾아 그 숨겨진 재산을 몰수하는 시즌2 '쩐의 전쟁'에 대한 믿음은 결코 버리지 않은 안민석 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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