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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호소 "강경화 장관 돼야", 김이수-배용주씨 '사죄와 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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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호소 "강경화 장관 돼야", 김이수-배용주씨 '사죄와 용서'
  • 정성규 기자
  • 승인 2017.06.08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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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정성규 기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낙마 위기에 몰린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구하기에 발벗고 나섰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이채익 의원 막말 논란' 속에 37년 전 사형선고를 내린 피해자 배용주 씨에게 사과했다.

인사청문회의 안팎에서 벌어진 이같은 상황이 청문 보고서 채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을 끌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인 박옥선(94), 이옥선(91), 이용수(90) 옹은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강경화 후보자가 꼭 외교부 장관이 돼서 한일 위안부 합의 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강 후보자는 장관도 되기 전에 할머니들을 찾아 위로해준 고마운 사람"이라고 지지를 선언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이용수 할머니는 "강경화 후보자가 나눔의 집을 찾아왔는데 너무 서럽고 외롭고 한 상황에 그 분이 와서 위로를 해줬다"며 "아파 누워있는 할머니드도 울고 하늘도 울었다"고 밝혔다.

앞서 강경화 후보자는 지난 2일 경기 광주시 퇴촌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쉼터인 나눔의집을 개인적으로 찾아 "인권 문제의 기본은 피해자가 중심이 되고 그 뒤에 진정성이 느껴져야 한다"며 "장관이 되면 정부의 지혜를 모아서 진정성 있는 조치를 취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귀한 손님이 왔는데 드릴 게 없었다. 눈물 흘리는 할머니들 쓰다듬어주고 위로해주는데 너무 고마운데 드릴 게 없어서 위안부 배지를 달아줬다"며 "그런데 어제(7일) 청문회를 보니 강 후보자에게 '배지 왜 달았냐','할머니들 왜 찾아갔냐'고 하더라. 아주 건방진 놈들이다"라고 말했다. 전날 강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일부 야당 청문위원들이 보인 태도를 비판한 것이다.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도 "할머니들은 강경화 후보자를 절대 지지한다. 정치적인 성향도 중요하지만 전문성을 갖고 판단해달라"며 "아직 해결되지 않은 한일합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강경화 후보자가 가장 전문성이 있기에 절대적 지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부연해 설명했다.

같은 시각 국회에서 이틀째 이어진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가 5·18 민주화운동 당시 사형판결을 내린 버스운전사 배용주 씨를 만나 사죄했다.

김 후보자는 증인으로 출석한 배용주씨를 만났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가 시작되기 전 배씨에게 다가가 두 손을 꼭 잡고 고개를 숙였다. 배씨도 김 후보자를 향해 미소로서 화해와 용서의 뜻을 전했다.
배용주 씨는 "억울한 부분이 마음 속에 있느냐"는 오신환 바른정당 의원의 질문에 "지금 세월이 많이 흘렀다"며 "모든 것이 좋은 쪽으로, 화해로 넘어갔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배씨는 5·18 당시 시민군을 태운 버스를 운전해 경찰 저지선을 뚫는 과정에서 경찰 4명을 죽게 하고 4명에게 중경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법무관이던 김이수 후보자는 군사재판에서 배용주 씨에게 사형 선고를 내려 이번 청문회 최대 이슈로 되살았다. 배씨는 1995년 5·18 특별법으로 사면됐다.

김 후보자는 전날 청문회에서 37년 전 선고에 대해 "주어진 실정법이 가진 한계를 넘기 어려웠다"며 "저의 판결 결과로 지금까지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2012년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에서도 이같은 사안이 논란이 된 적이 있는데 김 후보자는 당시에도 "아무리 엄중한 상황이었더라도 지금 생각하면 잘못된 일"이라고 사과한 바 있다.

한편 김이수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자유한국당 이채익 의원이 8명의 증인, 참고인들을 향해 "전부 다 어용교수, 어용 NGO 단체"라고 발언해 막말 논란이 일었다.

야당이 요청한 증인과 참고인이 출석하지 않아 논란이 된 상황에서 이채익 의원은 오전 청문회가 정회되자 "저는 짧은 시간에 이야기를 못 해서 이야기를 좀 하겠다"며 증인석과 참고인석을 향해 단독으로 발언을 이어갔다.
이 의원은 "엄중한 역사적 현장인데 어디다…"라고 호통 치며 "이 엄중한 자리에 나와서 허튼 얘기 하려고 앉아있고, 피해받은 사람은 회유와 협박에 겁을 내 못 오고, 이래서 무슨 청문회가 되냐"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집권 여당이 돼도 그 때를 반추해 봐야 한다"며 "자기들이 야당할 때에는 특정한 사안 갖고 물고 늘어지고,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국민이 몇 퍼센트나 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로 "전부 다 대한민국의 어용 교수, 어용 NGO 단체"라고 언성을 높이자. 김종철 연세대 교수가 "말씀 조심하세요. 증인하려고 왔는데 어용이라니"라고 맞받았다.

현장은 물론 온라인 상에서도 '이채익 막말 논란'이 확산되자 이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저의 뜻은 특정한 5·18 단체를 지목한 것은 아니고, 증인과 참고인이 모종의 집요한 회유로 참석하지 못하게 된 정황이 보여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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