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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킬러 박주영,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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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킬러 박주영,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1.14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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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전 운명의 시험대…슈틸리케 마음 잡지 못하면 사실상 탈락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한때 한국 축구의 '기린아'였다가 지금은 '천덕꾸러기'로 추락한 박주영(29·알 샤밥)이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그 기회는 한 번뿐이다. 한 번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면 사실상 대표팀에서 밀려난다.

박주영은 14일(한국시간) 요르단 암만 킹 압둘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요르단과 평가전에 원톱으로 선발 출격할 예정이다.

박주영은 지난 2, 3년 동안 수많은 부침을 겪었다. 2011년 여름 이적 시장에서 AS 모나코에서 아르센 벵거 감독의 제의를 받고 아스널로 이적했을 때만 하더라도 그의 앞날은 탄탄대로처럼 보였다. 모나코에서 '박 코치'라는 별명을 들었을 정도로 압도적인 기량을 보였던 그였기에 더욱 그랬다.

◆ 계속된 부침, 이번에는 다시 떠오를 때?

하지만 아스널에서 공식 경기 출전은 단 7차례에 그쳤다. 2011~2012 시즌 리그 한 경기와 리그컵 3경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시륵 2경기에만 나섰을 뿐이다. 단 여섯 차례 경기에 벵거 감독의 눈 밖에 났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대활약을 통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하는 듯 했지만 임대를 간 셀타비고에서도 26경기 4골에 그치며 실패했다. 2013~2014 시즌 아스널로 되돌아왔지만 리그컵 1경기 출전에 그쳤고 왓포드 임대 역시 실패로 끝났다. 시즌이 끝나자마자 그는 방출됐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울리 슈틸리케(60) 감독은 단호했다. 소속팀도 없고 실전 경기 감각도 없는 그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러다가 가까스로 사우디아라비아 알 샤밥에 입단했다.

이것만으로는 모자랐지만 이동국(35·전북 현대)과 김신욱(26·울산 현대) 등 주전 공격수들의 동반 부상에 기회를 얻었다. 대체 공격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슈틸리케 감독 역시 불러들일 수 있는 선수는 박주영뿐이었다. 내림막길만 걸었던 박주영으로서는 다시 떠오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 '매의 눈' 뜨고 있는 슈틸리케 "대표팀 자격 있는지 살펴보겠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의 눈매는 매섭다. 박주영이 자신의 마음에 들 정도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단칼에 내치겠다는 생각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 선수를 발표한 자리에서 "박주영의 현지 활약상을 전해 듣는 것만으로는 아시안컵에 소집할 명분이 서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번에 내 눈으로 직접 보기 위해 선발했다"고 박주영의 발탁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슈틸리케 감독은 평소 박주영이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자격이 있는지 제대로 살펴보겠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를 볼 때 요르단전은 박주영에게 기회이기도 하지만 단 한 번 뿐인 테스트다.

다행히도 박주영은 요르단은 물론이고 중동과 좋은 인연이 있다. A매치 64경기에 출전해 거둔 24골 가운데 11골이 중동 팀을 상대로 기록했다. 2011년 9월 레바논과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전에서는 자신의 첫 A매치 해트트릭을 기록하기도 했다.

요르단전에서도 박주영은 2골을 넣었다. 2008년 5월 31일 요르단과 남아공 월드컵 예선전 홈경기에서 두번째 골을 넣었고 6월 8일 원정에서는 페널티킥으로 선제 결승골을 넣었다. 6월 8일 선제 결승골을 넣었던 장소가 바로 이번 A매치가 치러지는 킹 압둘라 스타디움이다.

게다가 박주영은 큰 경기 경험이 많다. 2006년 독일 월드컵부터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세 차례 월드컵을 경험했다. 20세 이하 월드컵도 뛰어봤고 아시안컵과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 큰 경기를 숱하게 치러봤다. 경기력은 떨어졌지만 경험은 쉽사리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박주영이 최근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아시안컵에 중용될 수 있다.

문제는 박주영의 경기 감각이다. 아직 알 샤밥에서도 단 3경기를 뛰었을 뿐이다. 데뷔골을 신고하긴 했지만 유럽리그보다 수준이 낮은 중동리그에서도 아직까지 제대로 득점 감각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에 들 수 있을지 의문이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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