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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전북 감독 "내년에 팬들에게 다가가 전주성 꽉 채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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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전북 감독 "내년에 팬들에게 다가가 전주성 꽉 채우겠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1.15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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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 전력으로 우승했던 3년 전보다 더 뜻깊은 정상 등극"

[전주=스포츠Q 박상현 기자] 전북 현대에 '세번째 별'을 안긴 최강희(55) 감독에게 3년만의 우승은 더욱 뜻깊게 다가왔다. 지난해까지 한국 축구대표팀을 맡았다가 서둘러 전북으로 복귀하면서 팀을 제대로 꾸릴 여유조차 없었다.

게다가 올 시즌을 앞두고 '1강'으로 평가받는 바람에 모든 팀들의 타깃이 됐다. 전북이 조기에 K리그 클래식 우승을 확정짓긴 했지만 최강희 감독으로서는 힘겨운 한 시즌이었고 고비가 많았던 우승이었다.

최강희 감독은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포항과 현대오일뱅크 2014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 홈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너무나 기쁘고 행복한 날이다. 1년 동안 팀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우승은 어느 한 사람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우승을 염원했고 이를 위해 뒤에서 묵묵히 우리를 지원한 사람들이 있다. 모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 [전주=스포츠Q 이상민 기자] 김남일(왼쪽부터),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 이동국이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포항전을 마친 뒤 우승 시상식에서 K리그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이어 최 감독은 "K리그에서 세번째 우승이라는 큰 열매를 수확했지만 내년에는 더욱 팀을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6회 연속 진출이라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최 감독은 이번 시즌 우승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최 감독은 "2011년 우승은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했다. 시즌을 치르면서 확신과 자신이 있었던 해였다"며 "그러나 올 시즌은 전북이 1강으로 꼽히며 처음부터 타깃이 되는 바람에 부담이 많았고 AFC 챔피언스리그와 병행하면서 기복도 심해 우승이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또 최 감독은 "올해가 아니면 내년에 하면 된다는 자세로 시즌 중반부터 편하게 하니 오히려 더 좋은 쪽으로 풀렸다. 월드컵 휴식기 이후 어려운 경기를 이기면서 우승에 대한 자신을 가졌고 스플릿 라운드를 앞두고 2위와 승점차를 10으로 벌리면서 확신하게 됐다"며 "2011년은 다양한 전술과 강력한 스쿼드로 상대팀을 압도했지만 올 시즌은 쫓기듯 준비해 우승 의미가 더 남다르다. 내년에는 더 여유를 갖고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강희 감독은 '욕심쟁이'였다.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뿐 아니라 K리그 최고의 명문이자 인기구단을 만들겠다는 각오도 함께 밝혔다.

최 감독은 "처음 전북에 왔을 때는 구단에 떼를 써가며 팀을 만들었는데 지금은 구단과 함께 협의하며 팀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그러나 중국의 물량공세에 K리그 팀들이 점점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도전하기가 힘겨워졌다. 하지만 올 시즌 호주 클럽이 우승했듯이 우리도 준비를 철저히 해서 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다시 서겠다"고 말했다.

평소 '팬 프렌들리'를 강조하는 최 감독은 "전북이라는 팀은 전라북도를 대표해 K리그에서 활동한다. 성적이 좋아야겠지만 무엇보다도 시도민들과 함게 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며 "토요일 경기면 이틀 전인 목요일까지도 선수들이 팬들과 자주 만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하고 스킨십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내년에는 좀 더 많은 팬 상대 활동을 해서 평균 관중을 늘려 전주성(전주월드컵경기장의 별명)을 꽉 채우겠다"고 다짐했다.

▲ [전주=스포츠Q 이상민 기자]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왼쪽)이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 K리그 클래식 홈경기를 앞두고 선수단과 함께 입장한 선수 가족과 반갑게 악수를 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화기애애했다. 맨 뒤쪽에 앉아 최강희 감독의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레오나르도는 마치 취재진의 일원인양 넉살스럽게 "올 시즌 레오나르도의 플레이를 평가해달라"고 질문했고 최강희 감독은 껄껄 웃으며 "전반기에 했던 플레이만 보면 카타르로 보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후반기에 잘했다"고 답했다.

최 감독의 대답을 통역을 통해 들은 레오나르도는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해 기자회견장에 함께 한 취재진과 선수단의 폭소를 자아냈다.

팀내 최고참 김남일은 "우승컵을 처음 들어봤는데 무거웠다. 시련과 많은 아픔이 있었지만 오늘 트로피를 들기 위해 여기까지 왔다"며 "아직 내년에 대한 생각을 해보진 않았다. 내년 계획은 올 시즌 남은 경기를 다 치른 뒤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직전 아내 김보민 KBS 아나운서와 함께 그라운드에 입장한 김남일은 "굉장히 어색했지만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라며 "우승 시상식에서 샴페인을 멋지게 터뜨리고 싶었는데 생각대로 잘 안됐다"고 쑥스럽게 웃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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