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23:17 (목)
대박이 아빠된 하루 뒤, 이동국의 '특별한 2분'
상태바
대박이 아빠된 하루 뒤, 이동국의 '특별한 2분'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1.15 19: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상으로 시즌 마감했지만 특별 배려로 후반 추가시간 출전…1남 4녀 다둥이 아빠 "이 정도면 대박"

[전주=스포츠Q 박상현 기자] 이동국(35·전북 현대)에게 2014년은 결코 잊지 못할 것 같다.

이동국은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 K리그 클래식 홈경기에 교체 명단에 들었다. 이동국은 후반 추가시간 카이오와 교체돼 2분을 그라운드에서 함께 했고 우승 자축 축포가 터지는 광경을 팀 동료들과 함께 지켜봤다.

이동국에게 2014년은 경사스러운 한 해였다.

일단 소속팀 전북의 세번째 우승을 함께 했다. 이동국은 전북으로 팀을 옮긴 뒤 전북이 따낸 3개의 별을 모두 따내는데 일조했다.

여기에 이동국은 A매치 센추리클럽(100경기 출장)에 가입했다. 지난해까지 A매치 99경기 출전에 그치면서 센추리클럽 가입은 힘들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지난 9월 대표팀에 뽑혔고 센추리 클럽에 가입했다.

▲ [전주=스포츠Q 이상민 기자] 이동국(오른쪽)이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 K리그 클래식 홈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카이오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또 이동국은 전북에서만 100골을 돌파했다. 이동국이 전북으로 이적한 것이 2009년. 그의 나이 30세였다.

1998년부터 2008년까지 포항과 상무, 성남에서 뛰면서 64골을 넣었던 이동국은 전북에서 뛴 여섯 시즌 동안 103골을 기록했다. 올 시즌도 13골로 아직까지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중이다.

이동국에게 또 하나의 경사가 있었다. 바로 다둥이 아빠가 된 것. 이동국은 포항전 전날 3.03kg의 건강한 아들을 갖게 됐다. 겹쌍둥이 딸의 아빠로 무려 5명의 자녀(1남 4녀)를 두게 된 것이었다.

이 때문에 최강희 감독도 아들을 얻은 이동국에게 축하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이동국은 지난달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수원 삼성과 경기에서 종아리 부상을 당하면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상황이었다.

최강희 감독이 선택한 것은 '깜짝 출전'. 포항전 교체 명단에 넣은 것이었다.

최강희 감독은 "코칭스태프가 한 시즌 동안 고생한 이동국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교체명단에라도 넣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건의가 있었다"며 "평소 같으면 힘들었겠지만 이미 우승이 확정된 상황에서 이동국에게 기회를 주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후반 추가시간에 넣는 것은 보기 안좋으니 후반 44분에 투입시킬 것"이라며 "다만 아직 부상 중인 것을 고려해 그라운드에서 슬슬 걸어다니라고 지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최 감독은 "이동국의 현재 상태는 가볍게 러닝할 정도는 되지만 무리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그래도 다둥이 아빠가 됐으니 축하 차원에라도 투입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 감독은 자신의 마음처럼 후반 44분에 넣지는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 3분이 선언된 가운데 추가시간 1분이 지나서 이동국을 투입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 모인 팬들은 일제히 이동국을 연호했다.

출장 시간은 단 2분이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그에게 뜻깊은 출전이었다.

▲ [전주=스포츠Q 이상민 기자] 이동국(오른쪽)이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 K리그 클래식 홈경기가 끝난 뒤 시상식에서 김남일(왼쪽), 최강희 감독과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경기가 끝난 뒤 이동국은 "시즌 초반 발가락을 다친 상황 속에서 통증을 참고 뛰었다. 어떤 정신력에서 나왔는지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못할 것"이라며 "하지만 그 덕분에 다섯째를 가졌다. 그래서 다섯째 태명이 '대박이'다. 팀 우승에 센추리 클럽 가입에 전북에서 100골을 넣었으니 이만하면 대박 아니냐"고 웃었다.

그러나 이동국의 내년 1월 아시안컵 출전은 미지수다. 울리 슈틸리케(60)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서 지난달 출전했지만 아직까지 종아리 부상이 낫지 않았다.

이동국은 "팀 닥터와 상의해 복귀시점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며 "그러나 부상당한 곳이 종아리 쪽이라 다소 부담스럽다. 좀 더 지켜봐야겠다"고 말했다.

tankpark@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