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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터뷰] TOP FC 개최의 숨은 공로자, (주)남자세계 권형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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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터뷰] TOP FC 개최의 숨은 공로자, (주)남자세계 권형진 대표
  • 박성환 기자
  • 승인 2014.11.18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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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성환 기자] 지난 15일 열렸던 TOP FC ‘에지 오브 프라이드(Edge of Pride)’가 최영광과 조성원 등 두 명의 페더급 그랑프리 결승 진출자를 가려내며 성대한 막을 내렸다. 코리안 탑 팀의 두 수장인 전찬열 대표, 하동진 감독이 설립한 ㈜남자세계가 주최하는 TOP FC는 사실 알려지지 않은 조력자가 한 명 더 있다.

권형진 대표(47. TOP FC 공동대표)는 코리안 탑 팀의 탄생 과정은 물론 TOP FC의 창립 단계부터 깊숙하게 관여한 인물로 숨은 공로자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격투팬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전찬열, 하동진 공동대표와 달리 그동안 베일에 가린 채 보이지 않는 뒤편에서 묵묵히 단체를 이끌어온 인물이기도 하다. 스포츠Q가 권형진 대표를 전격 인터뷰했다.

▲ 권형진 TOP FC 대표는 전찬열, 하동진 대표들과 함께 공동 대표의 직함을 맡고 있다. 권형진 대표는 이들과 함께 코리안 탑 팀과 TOP FC의 탄생과 기반을 세운 입지적인 인물이다.

- 좀처럼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데 거듭된 인터뷰 요청에 수락해 주신 점 감사하다.

▲ 나는 격투기 무대는 기본적으로 선수들이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피땀어린 노력으로 멋진 경기를 창출해 내는 그들이야 말로 스포트라이트와 인기를 한 몸에 받아야 한다. 나는 그저 그들의 피와 땀을 관중들이 알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대회를 주최하는 것일 뿐인데 뭐하러 대중들에게 나 자신을 어필해야 하나 싶었다. 그동안 여러 언론사에 대회를 여는 각오 등을 짧게 언급한 적은 더러 있지만, 이렇게 본격적인 인터뷰는 처음이라 조금 긴장된다.

- TOP FC의 전찬열, 하동진 공동대표와는 어떤 계기로 첫 인연을 쌓았는가. 

▲ 전찬열 대표가 초등학교 6학년일 때 동네에서 처음 만났다. 나는 당시 영도중학교 레슬링부의 창단 멤버를 거쳐 강서고등학교 레슬링부에서 활동하던 레슬링 선수였다. 전 대표는 아직 어린 초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레슬링을 배우려는 욕구가 무척 컸다. 그 후에 전찬열 대표의 소개로 하동진 대표도 알게 되었다.

나중에 나는 영남대학교 레슬링부로 입학했고 전 대표와 하 대표도 엘리트 레슬러의 길을 쭉 걸었다.

- 코리안 탑 팀의 탄생 비화에 대해 듣고 싶다. 지금의 영등포 대림동이 세 번째 보금자리인 것으로 알고 있다.

▲ 그 전에는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근처에 체육관이 있었다. 원래 첫 탄생은 구로구에서 시작했다. 전찬열 대표가 2003년 무렵에 서울대학교 레슬링 동호회에서 레슬링을 가르치고 있었는데 하루는 하 대표와 함께 나를 찾아와서 “한국에서 가장 강한 종합격투기 팀을 창단하려 하는데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자금적인 부분에 대한 이야기였다.

사실 “체육관 운영이 잘 되면 갚을테니 돈을 빌려 달라”했으면 안 빌려줬을 것이다. 그런데 전 대표가 “후배 도와주는 셈 치고 그냥 좀 도와주세요”라고 말하는 게 더 솔직하고 인간적이어서 맘에 들었다. 좀 고민하다가 체육관 오픈에 필요한 현금 일부를 지원해줬다.

그 당시 나는 일반 기업의 세무회계 담당 재무팀장으로 월급은 꽤 여유있었다. 주식과 부동산 등 재테크를 통한 부업도 쏠쏠한 편이었다.

▲ 권형진 대표는 "TOP FC는 정직한 피와 땀을 흘린 선수들만이 오를 수 있는 진짜 사나이들의 무대"라고 밝혔다.

- TOP FC를 개최하던 때를 회상해 본다면.

▲ 지난 10년 동안 코리안 탑 팀이 한국 최고의 격투 팀으로 성장해 가는 것을 곁에서 지켜보았다. 나보다는 전찬열, 하동진 두 대표가 최선을 다한 덕분에 스피릿MC에서 남의철과 위승배를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기도 했고 임현규, 양동이, 정찬성, 방태현을 UFC에 진출시키기도 했다.

그러던 중 2013년 봄에 두 대표와 함께 “우리가 진정한 격투 무대를 창조해 보자. 예능적인 캐릭터를 앞세운 선수들이 등장하는 대진표는 피하고 정직하게 피땀 흘린 선수들만 등용시키자”고 의견을 모았다. 4월부터 대회사 설립을 위해 법인을 세웠고 곧 회사 재무팀장 직함도 내려놨다. 이 일에 내 인생을 걸기 위해 사표를 낸 것이다. 그렇게 해서 6월에 TOP FC 1회 대회가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다. 일단 시작한 이상 다른 격투 대회 브랜드에 지기 싫은 마음이 있다.

- 종합격투기 대회를 한번 개최하려면 엄청난 액수의 자금이 필요할텐데.

▲ 개최 자금은 나와 전 대표, 하 대표 셋이서 동등하게 분담하며 스폰서 또한 각자 노력해서 유치한다.

TOP FC 1회 대회를 예로 들면 방송국 생방송 중계에만도 6천만원 이상 지출되었다. 조명 음향 설치와 무대 특수장치, 마케팅 홍보 비용에 더해 선수 개런티 비용까지 합치면 1억은 훌쩍 넘는다.

특히 종합격투기에 대한 사회 인식이 아직은 이중적인 경우가 많다. 기업인들과 술자리를 가져보면" 종합격투기는 남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로망이며 기회만 되면 배워보고 싶다"고들 한다. 은퇴한 효도르와 밥 샙을 아직도 언급하며 흥미로운 이야기 소재로 삼는다.

하지만 스폰서 요청 이야기가 오가는 순간부터 상황이 싹 바뀐다. 일단 면전에서는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며 부하 직원을 시켜 제안서를 받아보지만, 결국 며칠 뒤에 자사 기업 이미지에 폭력적인 스포츠는 안 맞는다며 거절 통보를 한다.

이렇게 힘든 상황이지만 나는 전찬열 하동진 대표와 처음 TOP FC를 시작할 때 서로 약속한 게 있다.

 "우리 함께 3년만 고생해 보자, 일단 4억만 지출해 보자. 그러다 보면 팬들이 우리 진심을 알아주지 않을까. 3년만 열심히 버텨가며 지속적으로 개최하다 보면 손익분기점을 돌아서 최소한의 이윤이라도 남지 않겠느냐"고 결의를 다졌다.

▲ 하동진 대표(우)와 함께 TOP FC 칸스포츠 아마리그를 지켜보는 권형진 대표.

- 마치 삼국지의 도원결의 장면을 보는 듯 하다.

▲ 이제 TOP FC가 세상에 태어난 지 1년이 지났다. 우리는 이 대회를 열면서 떼돈을 벌 것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어떻게 하면 선수들의 정직한 땀방울이 대중들에게 한번이라도 더 전달될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최소한 조금의 이윤이라도 남아야 3년 후에도 지속적으로 이 대회를 열 수 있다. 앞으로 남은 2년 동안 최선의 노력을 다 할테니 팬 여러분들도 TOP FC를 많이 사랑해주시고 경기장에 직접 와주셨으면 좋겠다. TV 시청도 많이 해주시길 바란다.

- 방송국 반응은 어떤가.

▲ 현재 TOP FC를 생중계 중인 IB 스포츠 방송국에서도 우리 콘텐츠를 마음에 들어 하고 있다.

처음 1회 대회는 FX에서 생중계했는데 2회 대회부터 IB 스포츠와 계약을 맺었다. 경제적으로 부담은 되지만 선수 수준이 올라가고 마니아들의 호평을 받으면서 방송국도 마음에 들어 한다. 특히 석연찮은 무승부가 절대 없는 부분이 방송국에 어필되는 것 같다. 막상막하였던 경기도 반드시 승자와 패자가 구분되게끔 머스트 시스템 제도를 확립했다. 또한 주최자인 세 명의 공동대표는 심판 판정에 절대로 간섭하지 않는다.

- 하지만 작년 1회 대회 때 김두환과 양해준 경기가 논란이 되지 않았나. 판정 발표 전에 많은 이들이 양해준 승리를 점쳤지만 코리안 탑 팀 김두환의 손이 올라갔었는데. 

▲ 그 때도 나와 전찬열, 하동진 공동대표는 판정에 전혀 관여를 안했다. 국내 주짓수 마스터로 유명한 M.A.R.C의 이승재 대표가 주심과 부심 등 심판단을 구성했다.

첫 대회부터 판정에 대한 오해를 받으면서 너무 속상했다. 나중에는 이승재 심판이 채점표를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TOP FC를 개최하는 순간만큼은 코리안 탑 팀의 색은 지운다. 우리 단체에서 뛰는 모든 선수들은 다 소중한 내 새끼들(아들들)이다. 격투 팀들 간에는 서로 라이벌 의식이 존재하겠지만 주최자인 우리 입장에서는 모두 똑같은 인재들이다.

 

- TOP FC 선수들이 해외 단체에 출전하는 것에도 개방적인가.

▲ 박한빈 등 TOP FC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을 PXC 같은 해외 단체에 내보내는 이유도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위해서다. 또한 TOP FC 소속 선수로 뛰면 얼마든지 해외 진출 기회가 열려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물론 공들여 TOP FC 소속 챔피언을 만들어놨는데 방어전도 제대로 못 치르고 상위레벨의 해외 단체로 보내야 한다면 속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사로운 감정보다는 더 큰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 그래서 우리 소속 선수들의 해외 진출에 대해서는 어떤 불평도, 언론 플레이도 절대 안하는 게 우리 방침이다. 어차피 보내줄 거라면 따듯하게 배웅해 주고 싶다.

- 마지막 질문이다. TOP FC는 어떤 성향의 선수를 중용하는가.

▲ 아마추어 레벨에서 특별히 몇 승을 따내야 한다는 식으로 정해놓진 않는다. 그 선수가 지닌 경기력이 얼마나 인상적인지를 우선시한다. 단순히 외모가 뛰어나다거나 스타성이 있어서, 또는 코믹한 캐릭터 등 쇼 비지니스적인 부분은 별로 고려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TOP FC는 진정한 숫컷들의 경연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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