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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박주영, 100% 장점 보여준 선제골, 경기체력이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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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박주영, 100% 장점 보여준 선제골, 경기체력이 열쇠
  • 스포츠Q
  • 승인 2014.03.06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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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 논평위원의 전격분석] 그리스전 대표팀의 'Good & Bad'

[스포츠Q 김학범 논평위원] 우려 반, 기대 반이었지만 기대 쪽에 점수를 더 줘야 될 것 같다. 6일 오랜만에 해외파가 모두 모인 한국대표팀이 그리스 원정 평가전에서 기분 좋은 2-0 승리를 거뒀다. 공격진의 깔끔한 마무리도 주효했고 무실점으로 경기도 마쳤다.

그러나 이겼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 부족한 점이 많고 해결해야 할 점이 많다. 수비진은 여전히 집중력을 끌어모으지 못한 모습을 보였고 공격진에서는 찬스를 제때 마무리 짓지 못했다.

이제 월드컵이 3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그리스전에서 나타난 긍정적인 면을 더욱 부각시키고 부족했던 부분은 바로 보완해야 하는 것이 선결돼야 한다.

◆ 골키퍼, ‘절대적으로 실수를 줄여야 한다’

선발로 골문을 지킨 정성룡의 침착한 경기운영과 그가 가진 풍부한 경험은 대표팀에 매우 큰 자산이다. 그러나 공중볼 경합에서 2차례 정도 미스가 있었다. 이는 꼭 보완해야할 점이다. 월드컵 본선에서 단 한 번의 실수는 바로 실점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

또한 공을 캐치한 이후 앞 선수에게 내주는 것이 한 템포 빨라야 한다고 본다. 이번 그리스전에서 나온 추가골처럼 정성룡이 재빠르게 공을 방출해 내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면 월드컵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다.

정성룡의 최대 경쟁자인 김승규는 과감하고 결단력이 있지만 다소 몸과 마음이 하늘에 붕 떠있지 않나 싶다. 골키퍼란 몸도 마음도 항상 차분하고 침착하게 유지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약간 부족하다.

▲ 6일 열린 그리스와의 평가전에서 손흥민(가운데)이 게오르기오스 카라구니스(오른쪽)과 아브람 파파도풀로스의 견제를 뚫고 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수비수, 맨마킹과 공간 점유는 기본...패싱능력도 갖춘다면 금상첨화

오른쪽 풀백으로 나선 이용은 열심히 뛰고 투지 있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그러나 패스미스가 몇 차례 나왔고 뒷공간을 허용하는 장면이 나온 점은 월드컵에 나서기 위해 분명 고쳐져야 한다. 그래야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좀 더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홍정호는 중앙수비수로서 탁월한 제공력과 몸싸움을 이용해 공격수를 압박하면서 헤딩을 통해 다시 공격진영으로 공을 연결했던 부분을 칭찬해주고 싶다. 그러나 후반 중반 상대 공격수에게 일대일 돌파를 허용해 실점 위기를 자초한 것은 돌이켜봐야 할 점이다.

또한 수비진영에서 공을 잡았을 때 앞선의 미드필더에게 재빨리 연결해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바로 최전방에 위치한 박주영이나 김신욱에게 뿌려 주기보다는 기성용과 구자철 등 미드필더에게 연결해 경기를 풀어나 갈 수 있는 패싱능력이 필요하다.

홍정호의 파트너인 김영권은 동료 수비, 미드필더와의 연계플레이나 공간에 대한 커버링 능력이 준수했다. 그러나 자기 진영에 들어온 상대 선수에 대한 맨마킹은 절대적으로 놓쳐선 안된다. 전반 22분 카추라니스의 슛이 포스트를 맞고 나간 위기 상황에서 김영권 앞에 위치한 미트로글루가 좀 더 적극적으로 침투했다면 여지없이 실점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이런 실수가 본선에도 이어진다면 어려운 경기를 펼치지 않을까 생각한다.

왼쪽 수비로 선발 출장한 김진수는 앞 선수에게 연결해 주는 패스타이밍의 수준이 상당히 높았다. 손흥민 혹은 박주영 등 측면으로 돌아들어가는 선수에게 정확한 타이밍으로 패스를 찔러 넣어주는 부분이 훌륭했다. 하지만 뒷공간에 대한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는 부분을 보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 기성용(오른쪽)이 6일 열린 그리스와의 평가전에서 알렉산드로스 치올리스와 볼다툼을 벌이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미드필더, ‘자신이 맡은 역할에 200% 충실하자’

기성용의 공격 전개와 키핑능력은 항상 톱클래스 수준을 유지한다. 하지만 문제는 수비할 때의 적극성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성용의 위치는 포백 앞에서 그들을 보호하고 위험 지역으로 들어가는 패스를 차단해주는 역할이 동반돼야 한다. 그러나 기성용은 그런 역할에는 다소 부족한 면을 보이고 있다. 좀 더 강력한 수비력이 동반돼야만 탄탄한 수비벽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영은 포지셔닝과 상대 압박과 커버링해주는 동작은 우수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파울을 줄여야 한다. 한국영의 위치는 기성용과 마찬가지로 수비 바로 앞선이다. 위험지역인 만큼 파울로 인해 프리킥을 내줄 경우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한국이 월드컵에서 맞상대하게 될 팀에는 프리킥이 좋은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따라서 위험지역에서의 파울은 필히 자제해야 한다.

이날 주장으로 나선 구자철은 경기 조율과 팀을 이끌어가는 힘은 분명 있지만 자신이 맡은 자리에서의 확실한 역할을 찾을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경기를 조율한다거나 박주영이 측면으로 빠진 공간 또는 측면으로 침투한다거나 중앙 미드필더 자리로 내려와서 공격을 전개하는 플레이 중 한 가지를 분명히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스전에서 보여준 플레이는 다소 밋밋했다고 생각한다.

기성용과 교체돼 들어온 하대성은 동료와의 역할 분담은 좋지만 그것을 통해 맡은 포지션에 대해 정확한 이해를 동반해야 할 것이다. 구자철과 자리를 바꾼 이근호는 좌우 측면으로의 침투력은 좋지만 다소 안정감이 떨어지는 게 흠이라고 볼 수 있다.

▲ 6일 열린 그리스와의 평가전에서 박주영이 그라운드를 질주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공격수, ‘훌륭했다, 그러나 더 발전해야 한다’

오른쪽 측면에 배치된 이청용은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꾸준히 출전하는 만큼 돌파력도 좋고 시야도 좋은 선수다. 그러나 이청용이 가진 한가지 문제점은 볼 소유시간이 다소 길다는 것이다. 본인 스스로가 공을 오래 잡고 있으면서 돌파나 패스를 시도한다면 상대의 견제도 심해지고 팀의 속도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자신이 가진 돌파력을 최대한 이용하려면 볼 소유시간이 줄여야 한다. 더불어 박주영이 내준 찬스를 무산시킨 점이 아쉽다. 조금 더 골결정력을 갖춘다면 대표팀 득점력이 배가될 것이다.

추가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서 아주 영리했다. 특히 추가골 장면은 의도적으로 골대 위쪽을 향해 슛을 시도해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포인트를 정확하게 설정하고 강력한 임팩트를 통해 골을 터뜨린 점은 찬사받아 마땅하다. 한 가지 고쳐야 할 점은 불필요한 지역에서 드리블이 많다는 것이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선수와 패스를 통해 전진해 나가는 것을 보완한다면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선제골의 장면을 보았는가. 그것이 바로 박주영의 진면목이다. 순간적인 공간 침투와 간결한 마무리는 박주영이 가진 능력을 100% 발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훌륭했다.

멋진 골을 터뜨렸지만 박주영은 여전히 경기감각에 대한 불신을 떨쳐낼 수가 없다. 경기감각도 문제지만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이 부족해 보인다. 쉽게 말해 치고 나가야 할 상황에서 몸이 앞으로 나가질 못한다. 이는 많은 경기를 통해 보완해야 할 부분인데 박주영이 소속팀에 돌아가 과연 얼마나 경기에 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그렇다면 대표팀에 재소집됐을 때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지가 남은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다수 경쟁자들과 주전 경쟁을 펼치고 있는 김보경은 선발로 나서기 위해서 체력적인 면을 좀 더 강화하고 공격적인 부분도 향상시켜야 한다. 왼발잡이 테크니션이라는 점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본다.

김신욱은 높이가 아닌 발밑을 주로 사용해야 되지 않나 싶다. 높이는 상대팀도 좋다. 따라서 김신욱에게 고공플레이만을 유도하는 것이 무리가 따르며 신장에 비해 풋워크가 좋은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이번에 맞붙은 그리스를 러시아 혹은 벨기에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리스와 러시아, 벨기에는 엄연히 플레이 스타일과 조직력, 개개인의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비교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남은 기간동안 러시아와 벨기에에 대한 대비를 지속적으로 갖춰가야 한다. 그들의 강점과 약점을 철저히 분석해야지만 홍명보호의 목표인 역대 최초 원정 월드컵 8강 진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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