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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변확대 위한 첫발' 백구회 야구단의 역사적인 첫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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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변확대 위한 첫발' 백구회 야구단의 역사적인 첫 경기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1.23 2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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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치지만 맙시다" 여자 야구대표팀에 1-8 완패, "저변 확대 위해 발벗고 나설 것"

[장충=스포츠Q 글 민기홍·사진 최대성 기자] “안전제일주의, 다치지만 맙시다!”

신경수 백구회 회장은 딱 하나 ‘부상 방지’만을 강조했다. “치고 던지는 것은 어떻게 할 것 같은데 뛸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던 그의 걱정은 현실이 됐다.

1940년생부터 1956년생까지. ‘한 야구’ 했던 야구인들이 장충에 한데 모였다.

한국야구OB동우인 백구회 야구단은 23일 장충 리틀구장에서 한국 여자야구대표팀을 상대로 친선 이벤트전을 가졌다. 백구회 야구단 창단 첫 경기였다.

▲ 백구회 야구단이 경기 시작 전 파이팅을 다짐하고 있다.

프로 통산 717승에 빛나는 김영덕(78)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별다른 작전 지시는 없었다. 김 감독은 “열심히 싸우자”라는 짧은 주문으로 선전을 당부할 뿐이었다. 58세가 심부름을 해야하는 팀의 선수들은 설렘을 가득 안고 그라운드로 나섰다.

가슴에 ‘백구회’, 등에는 ‘109’가 적힌 유니폼을 입은 그들은 왕년의 실력을 한껏 발휘해보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좀처럼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좌중간을 완벽히 가르는 타구가 나와도, 펜스를 직격하는 큼지막한 아치를 그려도 그들은 한 베이스를 진루하는데 그쳤다.

제일은행 출신 최향열(74), 기업은행 출신 최주억(69), 하일(70) 야구박물관 추진위원, 윤정현(64) 대한야구협회 전무 등 1940년대 생의 고령자들이 스타팅 멤버로 나섰다. 이들은 여자 대표팀 선발 최연우의 변화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 마음만은 20대였지만 몸이 따르지 않았다. 백구회 야구단은 실수를 연발하며 1,2회 대량으로 점수를 내줬다.

선발로 나선 주성노(62) 넥센 대외협력 이사는 2이닝 동안 7실점하며 고개를 숙였다. 마음먹은 대로 제구가 되지 않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했다. 야수들마저 평범한 플라이를 놓쳐 주 이사를 힘겹게 했다.

반면 백구회에서 막내축에 속하는 한국리틀야구연맹 신현석(60) 전무이사는 이날을 손꼽아 기다린 듯 싱싱한 속구를 마구 뿌려댔다. 여자대표팀에서는 “너무 세게 던지시는 것 아니냐”는 원성이 쏟아지기도 했다.

0의 행진은 마지막 공격인 7회초가 돼서야 겨우 깨졌다. 백구회는 영봉패를 면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크게 기뻐했다. 경기 후 그들은 “우리와 경기를 함께 해준 여자대표팀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겸손해 하며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 역사적인 첫 경기를 치른 백구회 야구단이 경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1-8패란 스코어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들은 오랜만에 유니폼을 입고 푸른 잔디를 밟았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해 했다. 지난 11일 창단식을 연 이후 역사적인 첫 경기를 치른 그들은 야구 저변 확대를 위해 발벗고 나설 예정이다.

신 회장은 “180여명의 회원 중 150명 이상이 지도자 자격증을 갖고 있다. 우리를 필요로 하는 팀들이 있다면 어디든 나서겠다”며 “여자 야구, 사회인 야구팀과 경기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원포인트 레슨도 해드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 신경수 백구회 회장은 "야구 저변 확대를 위해 발벗고 나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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