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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인천AG는 실패한 대회, 평창에 반면교사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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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인천AG는 실패한 대회, 평창에 반면교사 돼야"
  • 박현우 기자
  • 승인 2014.11.24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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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성화회, '인천 아시안게임 성과와 과제' 정책 세미나…평창도 답습 움직임 우려 지적

[스포츠Q 박현우 기자] 개막식 전 성화점화자 유출부터 자원봉사자의 자질 부족, 선수의 메달수여 거부까지. 인천 아시안게임은 36개 경기 종목과 그 결과보다 대회 기간에 일어났던 사건사고가 더 주목받았다. 그렇다면 인천 아시안게임은 성공한 대회일까, 실패한 대회일까.

한국올림픽성화회는 지난 21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인천 아시안게임의 성과와 과제'라는 주제로 제19회 엘리트스포츠 정책세미나를 열었다.

토론 참여자들은 인천 아시안게임이 선수들의 경기력과 관중동원 등에서 좋은 성과를 남기기는 했지만 결론적으로 '실패한 대회'라는 평가를 내렸다.

인천 아시안게임은 부실한 기초종목 성적과 대회조직위원회의 수많은 운영 실패사례로 세미나 참여자와 국민의 뇌리에 '실패한 대회'로 규정됐다.

▲ [스포츠Q 박현우 기자] 세미나 참가자들은 입을 모아 "인천의 잘못을 평창으로 이어가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 경기력과 관중동원력은 좋았지만

인천 아시아게임의 성과에 대한 발제자로 나선 김성철 태릉선수촌 운영본부장은 "선수들의 경기력과 입장 관중수를 인천 아시안게임 최고의 결과물"이라고 소개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세계신기록 7개, 아시아신기록 22개가 나왔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세계신기록 3개(타이기록 1개)와 아시아신기록 12개에 그친 반면 인천은 17개의 세계신기록과 34개의 아시아신기록이 터져나왔다.

이는 선수들이 능력을 발휘해서 된 것이기도 하지만 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가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증거가 되기도 하다.

관중 유치에서도 나쁘지 않은 결과를 낳았다. 인천 아시안게임은 135만명 이상의 관객이 들어와 270억원의 티켓수입을 남겼다.

▲ [스포츠Q 박현우 기자] 김성철 태릉선수촌 운영본부장이 인천 아시안게임의 성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발표문을 통해 "인천 대회는 광저우의 235만명보다 100만명이 적지만 6종목을 덜 치렀다"며 "또한 광저우시 정부는 시민들에게 감사의 뜻으로 100만장의 티켓을 구입해 무료로 배포했다"고 인천 대회의 입장 관객수가 결코 적은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 조직위원회의 철저하지 못한 운영

그러나 조직위원회의 부실한 운영은 모든 발표자에게 일괄적으로 비판받았다. 김 본부장은 "조직위원회가 2013년 인천실내 무도아시안게임에서 발생한 문제를 똑같이 답습했다"고 지적했다.

무도아시안게임에서는 관중 동선이 얽혀 혼잡을 야기하는 등 2014년 인천 대회를 앞두고 반면교사로 삼을만했다. 그러나 김 본부장은 "무도대회 백서에 좋은 점만 적어놓고 나쁜 점은 뺐다"며 무엇을 위해 백서를 작성했느냐고 비판했다.

인천대회의 과제에 대한 발제를 맡은 최영준 부산외대 교수는 이번 조직위원회의 무관심한 행정이 수송과 숙박, 대회운영, 인력관리 등 너무나도 많은 문제를 야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운영인력에 대한 지원과 교육이 부족한 것에 대해 조직위원회를 질타했다. 조직위원회는 대회 전 자원봉사자에 대한 교육을 이메일을 보낸 후 확인 댓글을 적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외국에서 오는 손님을 맞는 것에 비해 너무나도 무관심한 태도였다는 것이다.

이어 최 교수는 "통역요원을 자원봉사에 투입하거나 자원봉사자들의 수당을 줄였다"며 "봉사자들의 근무의욕과 환경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고 되짚었다.

▲ [스포츠Q 박현우 기자] 최영준 부산외대 교수가 인천 아시안게임의 과제와 문제점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선수들의 숙박시설도 비난을 면하기 어려웠다. 선풍기 3대만으로 냉방을 해결하거나 선수의 체격에 침대가 맞지 않는 불편함이 있었다.

운영에 대해서도 선수가 아닌 연예인 위주의 개막식이나 경기장 정전 등의 문제와 대회 중 성화가 꺼지고 선수촌 주변 주민이 선수촌 식당에서 식사하는데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는 등 조직위원회의 철저하지 못한 행정이 지적 대상이 됐다.

◆ 여전히 부실한 한국 기초종목

금메달을 획득한 축구, 야구, 농구 등 구기종목을 제외하면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의 기초종목은 부실한 기반을 그대로 드러냈다.

김 본부장은 한국의 육상, 수영 등 기초종목 부진에 대해 "일본과 메달 경쟁을 할 경우 아시안게임은 몰라도 동아시안게임은 절대로 이길 수 없다"고 수준차를 설명했다.

한국은 수영과 기계체조 등에 박태환과 양학선이란 세계적인 선수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부상으로 이들의 활약상을 볼 수 없었다.

이동현 상명대 교수는 이에 대해 "기초종목에서 스타 선수가 아닌 새로운 유망주의 육성이 절실하다"며 몇몇의 스타선수에 기대고 있는 한국 기초종목에 새로운 선수의 등장 필요성을 역설했다.

▲ 주제 발제를 맡은 김경호 한국체육기자연맹 회장이 인천 아시안게임의 성과와 과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인천의 잘못을 평창으로 이어가지 말자

이번 엘리트스포츠 세미나에는 이런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나온 잘못된 점들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이어가지 말자는 취지도 포함돼 있다.

주제발표를 맡은 김경호 한국체육기자연맹 회장은 "인천시가 대회 유치부터 진행까지 시장이 3번 바뀌며 혼선이 왔다"며 현재 평창 올림픽의 준비과정과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정부가 나서 인천아시안게임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경기장 신축문제 등으로 정부와 강원도가 대립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의 무리한 경기장 신축으로 인한 재정악화를 경험한 정부로서도 쉽게 물러나지 않을 태세다.

다른 지자체에서 파견된 공무원들의 전문성과 소속감 부족도 평창에서 되풀이되지 않아야할 대상으로 지적됐다. 공무원들의 전문성과 소속감 부족은 인사고과 권한을 갖지못한 대회조직위원장의 통솔 실패와 합쳐져 인천 대회 운영의 파행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철저한 사전연습과 예행행사를 통해 문제점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대회운영에 스포츠인을 활용한다면 좀 더 수월하게 대회가 진행될 것"이라며 평창 대회 운영에 공무원이 아닌 전문성을 가진 인력을 투입할 것을 조언했다.

▲ 인천 아시안게임은 실패한 대회라는 박한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9월19일 인천 서구 아시아드주경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개회식. [사진=스포츠Q DB]

parkhw8826@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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