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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 '샤컵' 터줏대감, 서울대 여자축구부를 소개합니다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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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 '샤컵' 터줏대감, 서울대 여자축구부를 소개합니다 (下)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09.22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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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 대한 열정 남다른 학생들, 끈끈한 팀워크로 5년째 '샤컵' 개최

[서울대=스포츠Q(큐) 글 이세영 기자‧사진 주현희 기자] 2013년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5차례 대회가 치러진 국내 최장수 대학교 동아리 여자축구 대회 ‘샤컵’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여자 아마추어 대회가 하나, 둘 사라지는 상황에서 명맥을 이어오고 있기에, 참가를 원하는 팀이 많다. 참가 신청한 팀들을 모두 승인하면 운동장 하나가 더 필요할 정도로 열기가 큰 샤컵.

이 샤컵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데는 대회를 주최한 서울대 여자축구부(SNUWFC)의 공이 컸다. 이들의 열정이 없었다면 샤컵이 계속 열리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 인천 현대제철 소속 국가대표 선수인 이민아(붉은색 상의)와 기념촬영 하고 있는 서울대 선수들.

◆ 샤컵 개최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선배들

올해 서울대 여자축구부의 주장단을 맡은 김지선(19‧MF‧2학년)은 “1회부터 4회까지 대회를 개최한 선배들이 길을 잘 터준 덕분에 이번에도 무사히 대회를 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축구부에 대한 선배들의 열정이 없었다면 이번 대회가 열리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졸업 후에도 후배들을 계속 챙겼고, 대회를 준비하는 후배들 뒤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줬단다.

김지선은 “1학년이었던 작년에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뛰었는데, 이번에 대회를 준비하면서 ‘내가 굉장히 값진 경험을 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선수들이 즐겁게 놀다 가는 축제의 장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사명감도 느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올해 처음으로 샤컵을 준비한 김지선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축구가 좋아서 모인 사람들…끈끈함 느낀다"

이처럼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대회를 준비하게 된 데는 서울대 여자축구부만의 끈끈한 분위기가 한몫했다.

서울대 축구부는 학기 중에는 물론 방학에도 훈련과 연습경기를 하는데, 겨울방학 때는 부상의 위험 때문에 정규훈련을 하진 않는다. 하지만 축구를 하고자하는 선수들의 열망이 강해 풋살(실내축구) 모임을 만들어 진행하고 있다. 말이 소모임이지 활동기수 대부분의 학생들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김지선은 “내 개인적으로는 대학생활에서 남은 게 축구부 생활밖에 없다”며 “축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을 만나 다채로운 경험을 했는데, 이것이 굉장히 좋다. 내 전공은 화학인데, 사회학과나 동양화과 학생들과 이야기하면서 그동안 몰랐던 사실을 많이 알게 됐다. 이게 앞으로 살면서 매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축구가 좋아서 모인 사람들이기에, 재미를 느끼면서 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팀이 끈끈해진다는 걸 느낀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 서울대 선수가 16일 성균관대와 조별예선 경기에서 공을 몰고 있다.

이렇게 선수들이 열과 성을 다해 축구를 하기에, 지도자도 열심히 가르치고 있다. 과거 K리그 부천 SK에서 프로 생활을 했던 김인우(34)가 코치를 맡고 있는데, 서울대에서 스포츠심리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음에도 틈틈이 시간을 내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김지선은 “코치님이 아마추어인 우리의 눈높이에 맞게 가르쳐 주신다. 실제 우리가 경기에서 사용할 수 있을 만한 전술을 알려주시는데,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웃어보였다.

서울대 여자축구부는 최근 1~2년 성적은 저조하지만 창단해인 2010년부터 2~3년 동안은 김인우 코치의 지도력과 선수들의 실력이 어우러져 각종 대회 우승을 휩쓸었다. 감독을 맡고 있는 권성호 교수는 “내 연구실에 우승컵이 굉장히 많다”며 미소를 띠었다.

▲ 샤컵을 준비한 서울대 선수들이 17일 대회를 마치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졸업 후 축구관련 직종 취업 고민도

축구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남다른 서울대 여자축구부 학생들. 혹시 졸업 후 전공과 관련 없이 축구 쪽으로 진로를 트는 학생도 있지 않을까.

김지선은 본인이 그런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축구가 재밌어서 3급 심판자격증을 땄어요. 졸업 후에 축구 관련 일을 하기 위한 생각도 해봤지만 전공과 너무 동떨어져 있어서 완전히 전향하는 건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스포츠 용품 소재 등 전공인 화학과 융합된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권성호 교수는 “축구부 학생 중에 체육을 전공하지 않는 이가 4분의 3인데, 이들 중에 축구가 좋아서 체육학을 복수전공으로 하는 이가 꽤 된다”고 귀띔했다.

올해로 5번째 대회를 치른 샤컵. 3~4개월 전부터 고생한 서울대 여자축구부 학생들의 땀과 열정이 없었다면 대회가 무사히 열리지 못했을 것이다. 서울대 학생들은 아마추어 축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분명 큰 일을 해냈다.

ㄴ [SQ스페셜] 위기의 여자축구, '샤컵'이 등불 될 수 있다면! (上) 으로 돌아가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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