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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스포츠계의 '슈퍼 캐릭터' 러브콜, 미래 내다본 '신의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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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스포츠계의 '슈퍼 캐릭터' 러브콜, 미래 내다본 '신의 한 수'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1.29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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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크롱 입단 이어 프로축구연맹 로보카 폴리 홍보대사 임명...어린이와 소통, 지평 넓히다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슈퍼 캐릭터’가 스포츠 업계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스포츠 구단과 체육 단체가 ‘어린이가 왕’이란 마인드로 접근한 덕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26일 구조대 리더 로보카 폴리를 홍보대사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연맹은 “로보카 폴리를 적극 활용해 K리그 온라인, 모바일 공식 채널 등을 통해 대내외적으로 한국 축구와 K리그를 홍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보카 폴리는 다음달 1일 서울 그랜드 힐튼 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14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정식으로 위촉식을 갖는다.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지도자와 선수들이 한데 모인 자리에서 당당히 축구계 대표 인사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26일 구조대 리더 로보카폴리를 홍보대사로 임명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날 서울 삼성 썬더스는 2014~2015 프로농구 홈경기 SK전을 극장판 뽀로로 데이로 지정하고 뽀로로와 크롱을 시투자로 모셨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 뽀로로 극장판 예매권을 증정하고 관객들과 포토타임 등 다양한 행사를 실시했다.

더 이상 홍보대사가 사람일 필요가 없다.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노력들이 스포츠마케팅에 새 지평을 열고 있다.

◆ 다이노스의 발칙한 시도, ‘크롱 FA 영입’ 

지난 5월 10일 NC 다이노스는 프로야구 홈경기 롯데전에서 앞서 ‘아이들의 대통령’ 뽀로로의 절친 공룡 크롱의 입단식을 진행했다. NC는 크롱에게 등번호 7번을 부여하고 외야수라는 포지션도 줬다.

크롱은 ‘크롱~ 크롱~’ 하는 공룡어로 입단 소감을 밝혔고 NC 구단은 전광판을 통해 진지하게 크롱의 입단을 반기는 나성범, 권희동 등 선수들의 환영사를 내보냈다. 당당히 NC의 일원이 된 크롱은 다이노스 공식 마스코트 단디와 함께 외야에 앉아 경기를 관람했다.

공룡이 구단명인 NC는 ‘뽀통령’의 절친인 크롱을 영입하며 “프리에이전트(FA)로 영입했으며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밝힐 수 없다”는 참신한 스토리를 입혔다. 절친한 친구의 입단식에 뽀로로, 패티 등이 빠질 수 없었고 마산구장을 찾은 어린이들은 생애 최고의 날을 보냈다.

▲ 프로야구단 NC는 구단명에 걸맞게 공룡 캐릭터 크롱을 FA로 영입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2014 시즌 크롱 영입 효과는 얼마나 됐을까.

박중언 NC 홍보팀 과장은 “상품이나 돈으로 드러나는 가치는 알 수 없다”면서도 “어린이들이 크롱이 지나가기면 하면 잡아달라고 엄마한테 조를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고 어린이와의 소통의 힘과 그 가치를 설명했다.

◆ 애니메이션 천국, 일본의 ‘애니포츠’ 사례 

일본에서는 이미 여러 차례 시도됐던 움직임이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세계 최고의 실력을 보유한데다 인구 1억2000만명으로 스포츠산업 또한 정착한 일본. 그들은 스포츠와 캐릭터들을 결합한 ‘애니포츠’라는 개념을 선보였다.

대표적인 예가 명탐정 코난이다. J리그는 2012년 출범 20주년을 맞아 코난의 11번째 극장판 11번째 스트라이커라는 작품을 제작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 애니메이션에는 한국팬에게도 익숙한 미우라 가즈요시가 등장해 직접 더빙을 했다.

축구장에서 일어난 테러 사건이 주된 내용이었다. 코난 제작사는 J리그의 자문을 활용해 일왕배 우승팀과 J리그 챔피언간의 경기를 내용에 삽입했다. 홍보 자료에는 FC 도쿄와 가시와 레이솔의 유니폼을 입은 캐릭터들이 등장했다.

일본 프로야구 역시 유명 캐릭터들을 적극 활용했다. 퍼시픽리그 세이부 라이온즈는 짱구를 활용해 머천다이징 상품 라인업을 구축, 큰 호응을 얻었다. 센트럴리그 한신 타이거즈는 헬로키티와 제휴해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냈다.

◆ 아빠와의 스킨십이 강조되는 시대, “최고의 전략” 

야구단의 움직임은 축구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글로벌한 인기를 얻고 있는 로보카 폴리를 점찍었다. 구조대의 리더로 정의감이 강하며 어떠한 고난에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강한 정신력을 지닌 로보카 폴리는 뽀로로 버금가는 아이들의 우상이다.

“요새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가장 강조하는게 뭔줄 아세요? 아빠와의 스킨십이랍니다.”

유치원생 자녀를 둔 인하대학교 체육교육학과 정태욱 교수는 스포츠계의 이러한 시도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로보카폴리, 뽀로로, 크롱 등은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캐릭터”라며 “아빠와 함께 경기장을 찾아오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아이들 입장에선 단순히 캐릭터를 바라보는데 그치지 않고 함께 체험하고 즐기는 경험이 쌓인다면 더욱 잊을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소피아 공주같은 캐릭터도 잘 활용한다면 여자 어린이를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프로축구연맹은 리그 개막전, 올스타전 등 K리그 주요 이벤트가 펼쳐질 때마다 로보카 폴리와 함께할 예정이다. 로보카 폴리는 K리그 경기장과 연고 지역을 돌며 안전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장외이벤트와 어린이 대상 교육을 실시하게 된다.

◆ 성인이 된 프로스포츠, 미래를 내다본 '신의 한 수'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는 이제 34년째를 맞는다. 1년 늦게 시즌을 시작한 프로축구도 서른을 훌쩍 넘었다. 당시 ‘국민학생’이었던 이들은 이제 초등학생이 된 아들, 딸을 데리고 경기장을 찾는 나이가 됐다.

한국 프로스포츠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시점이다. 유년 시절 팬은 평생 간다. 선호하는 팀이 하위권에 오래 머물러도 버리지 않는다. 매일 오후 경기 결과와 선수들의 성적을 체크한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은 단순한 ‘공놀이팀’을 넘어 함께 인생을 함께하는 존재다.

▲ 공룡 캐릭터 크롱은 NC의 외야수다. 등번호는 7번. [사진=아이코닉스 제공]

박 과장은 “야구장에 가면 크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좋은 추억을 갖고 돌아간다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 역시 “잠재 고객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최적의 방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린이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프로스포츠계의 움직임. 선수들의 경기력만큼이나 스포츠산업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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