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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개막 9연승 '휴스턴 활용설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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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개막 9연승 '휴스턴 활용설명서'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1.30 2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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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삼성 주포로 평균 22득점, 올시즌 우리은행서 조직력 융화돼 시너지 효과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여자프로농구 통합 3연패를 노리는 춘천 우리은행이 더 강해진 모습으로 시즌을 장악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새로운 외국인 선수 샤데 휴스턴이 있다. 이와 함께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 자신들이 세웠던 단일시즌 개막 최다 연승 기록과 타이인 9연승을 달렸다.

우리은행은 30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B국민은행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와 홈경기에서 휴스턴(29득점, 8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의 공수에 걸친 활약과 함께 임영희(15득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 사샤 굿렛(14득점, 5리바운드)까지 맹위를 더하며 79-61로 이겼다.

개막 후 9연승을 내달린 우리은행은 개막 최다 연승 신기록을 세울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역대 여자프로농구에서 개막 최다 연승은 2003년 여름리그 당시 용인 삼성생명의 15연승이지만 2007~2008 시즌부터 시작한 단일리그부터 따지면 우리은행의 9연승이 최다 연승 기록이다.

우리은행은 자신이 세웠던 개막 최다 연승 기록 뿐 아니라 역대 최다 연승 기록도 깰 태세다. 우리은행의 다음 상대가 올시즌 약체로 꼽히는 부천 하나외환과 경기다. 다음달 4일과 7일 춘천에서 연전을 갖는다. 하나외환을 넘어선다면 11연승까지 개막 최다 연승 기록을 연장할 수 있다.

▲ 우리은행 샤데 휴스턴(왼쪽)이 30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벌어진 KB와 여자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수비를 제치고 치열한 볼다툼을 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이후 KB(11일), 인천 신한은행(13일), 삼성(17일), 구리 KDB생명(19일) 경기가 이어진다. 맞수 신한은행을 상대로 다시 한번 승리한다면 15연승 타이기록을 세울 수 있고 24일 용인에서 벌어지는 삼성 원정경기를 통해 신기록에 도전할 수 있다.

이같은 예상과 추측은 외국인 선수 휴스턴이 있기에 가능하다.

◆ 우리은행에 맞춰 개조된 휴스턴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을 거두면서 굿렛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특정 외국인 선수보다 모든 선수들의 고른 활약으로 강해진 팀이다.

그랬던 우리은행이 득점력이 탁월한 외국인 선수를 받아들였을 때는 기대와 우려가 있었다. 아무래도 외국인 선수의 탁월한 득점력이 있다면 공격력이 강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지난 시즌까지 보여줬던 탄탄한 조직력이 자칫 무너질 위험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정 외국인 선수에게 공격이 몰리다보면 나머지 선수들의 공격력이 와해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위성우 감독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휴스턴을 데려올 때부터 선수들과 조직력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에 대해 고심했다. 공격에 치중하는 휴스턴의 플레이가 자칫 우리은행에 딜레마가 될 수 있었다.

이에 위성우 감독은 휴스턴 개조에 들어갔다. 공격 위주의 플레이를 바꿔놓기 위해 공격만큼 수비도 중요하다는 것을 늘 강조했다. 이젠 휴스턴도 "내가 공격만 할 수 있는 선수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크게 바뀌었다.

▲ 우리은행 임영희(오른쪽)가 30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벌어진 KB와 여자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수비를 제치고 점프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위성우 감독 역시 "휴스턴이 아직까지 개인 플레이를 많이 하긴 하지만 많이 자제시키고 있다. 본인도 자제하고 있다"며 "휴스턴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려고 노력한다. 자기에게 수비가 몰리면 외곽으로 공을 돌리면서 팀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준다"고 흡족해하고 있다.

◆ "감독이 강조하는 수비 충실히 하려고 노력한다"

KB와 경기는 바뀐 휴스턴의 진면목을 그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휴스턴이 주포로 활약하면서도 임영희와 박혜진 등도 공격에 가담하며 우리은행의 공격이 좀 더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다.

또 휴스턴이 확실하게 공격에서 제몫을 해주면서 상대팀을 초반에 압도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휴스턴이 1쿼터에만 10점을 올려주면서 우리은행이 앞서갈 수 있었다.

2쿼터에는 굿렛이 나서 6득점을 올려줬고 김단비(8득점, 3점슛 2개, 9리바운드) 역시 공격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 우리은행 김단비는 신한은행에 있는 김단비 부럽지 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 우리은행 이승아(오른쪽)가 30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벌어진 KB와 여자프로농구 홈경기에서 골밑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휴스턴도 지난 시즌 삼성에서 뛸 때보다 훨씬 성숙한 플레이를 한다.

이날 수훈선수가 된 휴스턴은 "득점에는 신경쓰지 않았다. 감독님이 강조하는 수비에 더욱 치중하려고 노력한다"며 "리바운드에도 열심히 뛰어들고 여기서 파생되는 플레이로 팀에 도움이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휴스턴은 "내가 공격적이라 우리은행과 녹아들기 어렵다는 말은 인정할 수 있다"며 "드래프트에서 우리은행에 지명받을 때부터 감독님이 나에 대한 준비를 많이 한 것 같았다. 이런저런 주문이 있지만 일단 감독님이 팀 플레이에 맞도록 편하게 해준다"고 밝혔다.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에서 확실한 1강으로 자리하고 있는 우리은행의 연승의 끝은 없어 보인다. 휴스턴이 있기에 더욱 그렇다. 탁월한 공격력에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휴스턴을 앞세운 우리은행을 막아설 팀이 없어 보인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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