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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형 데려온 kt, 외야 자원 무한경쟁 '함박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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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형 데려온 kt, 외야 자원 무한경쟁 '함박웃음'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2.01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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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러브 후보 이대형에 김상현까지 영입…데뷔무대 사이클링 히트 김사연 등과 주전경쟁 예고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내년 1군 리그에 진입하는 kt 위즈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선수 3명을 모두 잡았을 뿐 아니라 9개 구단에서 내놓은 20인 보호선수에서 제외된 9명을 데려오며 착실하게 전력을 보강했다.

이 가운데 단연 관심은 이대형(31)에게 쏠렸다. 지난해 KIA와 4년 총액 24억원에 FA 계약을 맺은 이대형이 1년만에 다시 kt 유니폼으로 갈아입을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특히 이대형은 KIA가 하위권으로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타고투저의 영향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타율 0.323으로 지난 2007년 타율(0.308)을 뛰어넘는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도루 역시 22개를 기록하며 김주찬과 함께 팀내 공동 1위였다.

한화로 간 이용규의 빈 자리를 완벽하게 메워준 이대형이 kt로 가자 KIA 팬들은 분노하기 시작했다. 김기태 신임 감독과 이대형의 악연까지 들먹이면서 사적 감정이 들어간 행위라는 비난이 들끓었다.

이런 현상은 반대로 생각하면 kt로서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보물을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 후보에 오른 선수를 얻었다. 만약 이대형이 골든글러브를 받는다면 1군에 데뷔하지도 않은 팀에서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하는 전대미문의 역사를 쓰게 된다.

▲ KIA에서 올 시즌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이대형이 한 시즌만에 kt로 오면서 kt의 외야 자원이 풍부해졌다. 특히 퓨처스리그 공격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오른 김사연과 외야 포지션 및 리드오프 경쟁이 예상된다. [사진=스포츠Q DB]

◆ 20인 보호선수 제외 선수 지명 통해 외야 보강

kt는 이대형 외에도 20인 보호선수에서 제외된 선수 가운데 김상현과 배병옥까지 얻었다.

김상현은 지난 2009년 36개의 홈런으로 홈런왕에 오르며 KIA의 'V10'을 이끌었던 주역이다. 김상현이 2010년부터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으며 주전에서 제외되고 이후 SK로 트레이드되는 수모를 겪긴 했지만 기량만 회복하면 언제든지 20홈런 이상을 때려줄 수 있는 선수다.

특히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줄 수 있는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노장들이 많지 않은 kt에서 김상현의 존재 가치는 현재 NC에서 뛰고 있는 이호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4번 타자 출신의 합류는 kt에 분명 큰 도움이 된다.

김상현 역시 kt에서 새로운 야구인생을 열겠다는 굳은 각오다. 김상현이 2009년 홈런왕과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을 당시 KIA 감독이 바로 현재 kt 사령탑인 조범현 감독이다.

여기에 kt는 미래까지 얻었다. 19세 배병옥이 그 주인공이다.

성남중고를 나온 배병옥은 LG가 지난해 2차 1라운드 3순위로 잡은 외야 자원이다. 1군 전적은 없지만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286과 15개의 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빠른 발을 자랑한다. 아직 나이가 어려 잠재력만 있을 뿐이지 기량 발전을 이룰 경우 차세대 테이블 세터로 손색이 없다.

▲ 지난 2009년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홈런왕과 최우수선수에 동시에 선정됐던 김상현이 kt에서 재기를 꿈꾼다. 김상현이 2009년때 모습만 되찾는다면 외야 주전 경쟁 우위는 물론이고 4번 타자까지 차지할 수 있다. [사진=스포츠Q DB]

◆ 퓨처스리그 공격 전부문 상위권 김사연도 주전 경쟁 속으로

kt에는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공격 전부문에서 상위권에 오른 김사연이라는 외야 자원이 있다.

타율 0.371로 타격 2위에 오른 김사연은 최다안타 1위(125개), 득점 1위(94득점), 홈런 1위(23개), 타점 2위(72타점), 도루 1위(37개)에 등극했다. 장타율 역시 0.674로 1위다.

또 김사연은 kt의 데뷔전이었던 지난 4월 1일 경찰청과 경기에서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는 등 발군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당초 kt는 김사연을 리드오프로 활용할 생각이었지만 이대형이 들어오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대형이 리드오프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 1군 경험이 없는 김사연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김사연을 2번 타자로 기용한다면 최강의 테이블 세터를 구성할 수 있다. 만약 김사연이 1군 무대에서도 퓨처스리그만큼 활약을 해준다면 두 선수의 위치를 바꿀 수도 있다. 때에 따라서는 삼성 김상수의 예처럼 이대형을 9번 타자로 돌리고 김사연을 리드오프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kt의 외야 자원이 포화상태여서 이대형, 김사연이 동시에 기용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김상현, 이대형, 김사연에 LG의 미래였던 배병옥도 경쟁에 나서고 김동명이나 문상철 등 기대주들이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김사연은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홈런, 도루 1위와 타격 2위 등 공격 전부문 상위권에 오르며 호타준족을 자랑했다. 김사연은 KIA에서 온 이대형과 선의 경쟁을 펼친다. [사진=스포츠Q DB]

퓨처스리그에서 1루수로 주로 기용됐던 김동명은 베테랑 장성호와 경쟁에서 이겨야 하고 3루수였던 문상철은 외국인 타자 앤디 마르테가 들어와 역시 백업으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kt의 타선도 올 시즌 퓨처스리그를 치렀을 때의 모습이 아닌, 웬만한 상위권 팀 못지 않은 화력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김동명 역시 타율 0.356에 17홈런을 때려냈을 정도로 호타를 자랑한다. 문상철도 타율 0.272에 14홈런으로 맹활약했기 때문에 누구 하나 경쟁 우위에 서있다고 볼 수 없다.

골든글러브 후보 이대형도, 사이클링 히트의 주인공 김사연도, 홈런왕 출신 김상현도 주전을 장담할 수 없다. 내년 외야 주전은 스프링캠프 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외국인 선수 4명까지 보유할 수 있는 kt가 2015년 첫 시즌부터 대파란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감과 자신감에 가득찬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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