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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복도 괄목상대, 민병헌 '끝이 좋아야 다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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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복도 괄목상대, 민병헌 '끝이 좋아야 다 좋은데'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2.04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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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하이 시즌 보내며 리드오프 도약…김현수·최형우 등 쟁쟁한 후보 많아 골든글러브 '진인사대천명'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솔직히 (손)아섭이는 많이 받았으니 골든글러브 욕심 한 번 내보겠다”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에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에 대한 열망이 묻어나왔다. 골든글러브는 프로야구 선수라면 하나의 꿈이다. 두산의 리드오프 민병헌(27)에게도 다르지 않다.

민병헌은 3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두베홀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올해의 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성취상을 수상, 상금 200만원과 트로피를 받았다.

▲ [스포츠Q 노민규 기자] 민병헌이 3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올해의 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성취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날 오전 열린 2014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기량발전상을 수상했던 민병헌은 하루 만에 두 개의 트로피를 들었다.

지난해 생애 첫 3할을 달성한 민병헌은 올시즌 다시 한번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그 결과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돼 금메달까지 거머쥐었다. 두산이 6위에 그친 것만 빼고 민병헌으로서는 모든 것이 술술 풀렸다.

◆ 호타준족 리드오프, 최고의 한해 보내다

지난해까지 이종욱이 있었던 두산 리드오프는 민병헌으로 바뀐 뒤 힘이 더욱 강해졌다.

올시즌 타율 0.345(7위) 12홈런(공동 34위) 79타점(24위) 16도루(18위)를 기록한 민병헌은 1번 타순에 들어섰을 때 타율 0.347 11홈런 66타점을 기록했다. 이종욱이 출루에 목표를 둔 타격을 했다면 민병헌은 상황에 맞는 타격을 구사하며 1번 타자 같지 않은 1번 타자로 맹위를 떨쳤다.

또 민병헌은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타율 0.500 1홈런 3타점 8득점 2도루를 기록하며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앞장섰다.

특히 대만과 결승에서 2-3으로 뒤지던 8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민병헌은 상대 투수 천관위를 상대로 안타를 때렸고 득점까지 성공, 동점을 만들었다. 한국은 여세를 몰아 역전에 성공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민병헌은 “올해는 정말 좋은 일들만 가득했던 것 같다. 처음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금메달을 딴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한해를 되돌아봤다.

▲ [스포츠Q 노민규 기자] 민병헌(오른쪽)이 3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올해의 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성취상 수상자로 호명된 뒤 구본능 한국야구위원회 총재에게 트로피를 받고 있다.

◆ 경쟁자 즐비한 골든글러브, 일단 마음 비웠다

민병헌은 전형적인 후보 선수였다. 주로 대주자, 대수비로 나왔다. 하지만 언젠가 찾아올 자신의 기회를 확실하게 찾으며 주전 자리까지 꿰찼다.

2006년 빠른 발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으며 두산에 입단한 민병헌은 데뷔 후 첫 시즌은 주로 대주자와 대수비 역할을 수행했다. 데뷔시즌 80경기에 출장했지만 61타수에 그쳤다.

이후 2010년까지 더딘 성장세를 보인 민병헌은 경찰청 시절 타격에 눈을 떴다. 유승안 감독의 조련 하에 장타력을 향상시킨 그는 제대 후 2013시즌부터 훨훨 날았다.

지난해 타율 0.319 9홈런 65타점 27도루를 기록한 민병헌은 임재철이 지키고 있던 우익수 자리를 꿰차며 주전으로 도약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올해는 지난해 타격 주요 지표를 경신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1번 타자이자 외야수로 우뚝 섰다. 자연히 9일 수상자가 가려지는 골든글러브에 욕심이 날 터.

하지만 경쟁자들의 면면이 만만치 않다.

팀 동료 김현수(타격 18위)부터 시작해 롯데 손아섭(타격 3위)과 삼성 최형우(홈런 5위·타점 7위), 넥센 유한준(홈런 13위), 삼성 박한이(타격 12위)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즐비하다. 총 14명의 후보 가운데 3명이 뽑히는 골든글러브 외야수의 경쟁률은 4.67대 1이다.

민병헌도 이를 모를 리 없다. 시상식 당시 골든글러브를 노리겠다던 민병헌은 시상식이 끝난 뒤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이미 대충 정해진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참석하는 데 의의를 두겠다”고 덤덤히 말했다.

마음을 비우고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골든글러브 시상식 날만 기다리고 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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