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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돌아온 대한항공 한선수, 꾹꾹 참은 눈물에 담긴 미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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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돌아온 대한항공 한선수, 꾹꾹 참은 눈물에 담긴 미안함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12.07 2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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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팀을 안정적으로 끌고 갔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팀은 승리를 거뒀지만 이 선수만큼은 웃지 않았다. 오히려 눈물을 꾹꾹 참으며 그간의 미안함을 표현했다. 인천 대한항공 세터 한선수(32)가 본연의 모습을 되찾으며 반등했다.

한선수는 7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수원 한국전력과 2017~2018 도드람 V리그 방문경기에서 2세트부터 본격적으로 뛰며 팀의 세트 스코어 3-1(23-25 25-19 25-21 25-21) 역전승을 이끌었다.

▲ 한선수가 7일 대한항공전이 끝난 뒤 방송 인터뷰에서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사진=KBS N 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지난 2일 대전 삼성화재전 2-3 패배의 충격을 씻은 대한항공은 7승 7패 승점 22를 기록하며 3위에 자리했다. 2연패 늪에 빠진 한국전력은 5승 9패 승점 18로 5위에 머물렀다.

한선수의 올 시즌 출발은 좋지 않았다. 한선수의 부진은 대한항공의 전술 변경과 맞닿아 있는데, 박기원 감독은 비시즌 내내 스피드 배구를 가다듬다 2라운드 무렵에 이를 포기했다. 이 과정에서 한선수가 혼란이 온 것. 지난달 24일 서울 우리카드전에서는 1세트 시작과 함께 내리 5점을 빼앗긴 뒤 웜업존으로 물러났다. 결국 한선수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코트로 돌아가지 못했다. 박 감독은 이후 2경기에서 그를 교체로 출전시켰다. 코트 밖에서 머리를 식힐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부상이 아닌 부진으로 인한 교체, 그리고 백업 출전. 한선수 입장에서 낯선 광경이었다. 지난 10년간 팀의 주전이자 국가대표 세터를 맡은 그이기에 초라한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터. 또, 주장으로서도 면이 서지 않았다. 다행히 영건 세터 황승빈이 그 자리를 잘 메워줘 난기류를 탔던 대한항공이 완전히 추락하진 않았다.

▲ 한선수가 7일 한국전력전에서 득점이 난 뒤 포효하고 있다. 이날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 밋차 가스파리니(36득점)가 서브 에이스 4개, 블로킹 6개, 후위 득점 11점을 뽑으며 트리플크라운(역대 129호, 시즌 11호, 개인 10호)을 달성했다. 정지석(17득점)과 진성태(7득점)도 제 몫을 다했다. [사진=KOVO 제공]

경기 후 방송사 인터뷰에서 한선수는 첫 질문을 받을 때부터 눈물을 글썽였다. “내가 해야 할 몫이 있는데, 팀에 실망을 안겼다.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조금씩 해쳐나가야 할 것 같다”고 그간 부진을 자책했다.

그러면서 “주장으로서 팀을 안정적으로 끌고 갔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아직은 (주장으로서 역량이) 모자라다. 팀이 정상화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곱씹었다.

이날 팀이 세트 스코어 0-1로 뒤진 2세트부터 코트를 밟은 한선수는 안정적인 토스와 분배, 상대 블로커를 따돌리는 영리한 경기 운영으로 존재감을 높였다. 밋차 가스파리니, 정지석, 진성태 등 양 날개와 중앙이 모두 살아났다. 한선수가 코트로 들어온 이후 대한항공은 매 세트 주도권을 쥐었고, 4세트 만에 경기를 매조 지을 수 있었다.

“(황)승빈이가 잘해줘서 고맙다. 좋은 세터인데 (내) 뒤에 가려져 있었던 것 같다”고 후배에게 고마움을 전한 한선수는 “우리 팀은 모두가 잘해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 나부터 팀에 보탬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열심히 하겠다.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깊은 부진에서 반등한 한선수가 저공비행을 하고 있는 대한항공 엔진에 의미 있는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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