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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행 불발' 김광현, SD와 몸값서 온도차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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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행 불발' 김광현, SD와 몸값서 온도차 컸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2.12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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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 "김광현이 원하는 금액에 동의할 수 없었다"

[스포츠Q 이세영 기자] 결국 돈이 문제였다. 김광현(26·SK)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최종 계약에 이르지 못한 원인은 몸값이었다. 이미 200만 달러라는 낮은 포스팅 금액부터 예견됐던 일이었다.

SK는 12일 "김광현과 샌디에이고의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김광현은 국내에 잔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올시즌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 요건을 채운 김광현은 한국야구위원회를 통해 포스팅을 시도했고 가장 많은 200만 달러를 적어낸 샌디에이고가 김광현에 대한 협상 독점권을 얻었다.

기대보다 낮은 포스팅 금액에 SK 구단은 고심했지만 김광현은 MLB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SK 구단은 대승 차원에서 200만 달러 포스팅 금액을 받아들였고 한달의 협상기간이 주어졌다.

김광현은 지난 1일 샌디에이고로 건너가 구단 관계자를 만났다. 김광현은 양준혁야구재단 주최 자선야구 대회에서 밝은 낯으로 좋은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눴다고 했지만 한국시간으로 12일 오전 7시가 마감인 협상기간까지도 팽팽한 줄다리기를 한 끝에 결렬이 선언됐다.

▲ 김광현이 샌디에이고와 계약에 이르지 못한 원인은 돈이었다. [사진=U-T 샌디에이고 캡처]

◆ "김광현, 과연 40인 로스터에 들만한 선수인가" 의문

역시 협상 결렬의 원인은 돈, 즉 몸값이다.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은 현지 일간지인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U-T 샌디에이고)와 인터뷰에서 “금액에 동의할 수 없었다”고 밝혀 몸값에서 이견이 있었음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U-T 샌디에이고는 계약에 이르지 못한 두 가지 이유로 40인 로스터에 들어갈 자원인지에 대한 의문과 팀내 보직으로 봤다.

U-T 샌디에이고는 "현재 샌디에이고 40인 로스터에는 마이너리그 계약을 필요로 하는 자원들을 포함해 많은 이동이 있다"고 밝혔다. 40인 로스터를 언급한 것은 김광현이 40인 로스터에 들만큼 뛰어난 실력을 갖췄는지 의문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40인 로스터에 들어갈만한 선수가 아니라면 이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건너간 윤석민(27)과 다를 바가 없다. 40인 로스터에 들어갈지 모르는 선수에게 선수가 만족하는 금액을 맞춰주기란 무리다. 게다가 샌디에이고는 MLB에서 대표적인 '스몰 마켓' 구단이다.

◆ 선발 원한 김광현-불펜 생각한 샌디에이고 이견, 몸값도 차이

그러나 더욱 눈에 띄는 대목은 팀내 보직이다. SK에서 줄곧 선발로 뛰었던 김광현은 MLB 진출 후에도 선발투수를 원했다. 그러나 샌디에이고의 생각은 달랐다.

이에 대해 U-T 샌디에이고는 "어떤 이들은 시속 90마일(145㎞)의 직구와 슬라이더에 의존하는 김광현을 불펜에 적합한 투수로 봤다"고 설명했다. 이는 샌디에이고가 김광현을 선발감이 아닌 불펜 투수로 생각했다는 의미다.

▲ 샌디에이고 입단이 불발된 김광현은 국내 잔류를 선택했다. 사진은 9일 골든글러브 시상식 사랑의 골든 글러브상을 받은 김광현. [사진=스포츠Q DB]

샌디에이고가 김광현을 불펜요원으로 분류했다는 사실은 이미 포스팅 금액에서 드러난다. 200만 달러는 선발투수로는 적합하지 않은 금액이다.

하지만 불펜이라면 수긍이 간다. 포스팅을 통해 2003년 주니치에서 샌디에이고로 건너갔던 오쓰카 아키노리의 포스팅 금액은 겨우 30만 달러였다. 셋업맨으로 활약했던 그는 포스팅 금액 30만 달러로 협상하면서 2년 150만 달러에 계약했다. 오쓰카가 1998년 긴테스 버팔로즈(현재 오릭스 버팔로즈)에서 35세이브를 올리며 구원왕에 오르기도 했던 선수였는데도 헐값에 계약을 체결했던 전례가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김광현을 불펜으로 분류한 샌디에이고가 높은 몸값을 불렀을 리가 없다.

또 샌디에이고는 LA 다저스로부터 맷 켐프를 영입해 타선을 강화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직 공식 발표는 나지 않았지만 대형 트레이드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샌디에이고의 약점이 마운드가 아닌 타선에 있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김광현 영입은 샌디에이고가 생각한 전력 강화의 중심은 아니었다.

김광현의 협상 전략도 실패였다. 김광현은 MLB 진출 도전을 선언한 기자회견에서 "선발이나 불펜이나 어느 보직을 맡아도 상관없다"는 말을 했다. 불펜까지 생각했더라면 적절한 몸값을 생각해야만 했다.

김광현이 생각한 몸값이 어느 정도였는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샌디에이고의 상황을 고려한 협상 전력을 짰더라면 몸값 의견차를 좁혀 계약까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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