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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영,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속 사라진 왕따논란... 문체부 진상조사서 더 밝혀져야 할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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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영,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속 사라진 왕따논란... 문체부 진상조사서 더 밝혀져야 할 점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3.09 0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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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논란의 당사자 노선영(29)은 올림픽 기간 중 공식적인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 인터뷰와 기자회견 자리를 피했다. 그리고 올림픽이 끝나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 사이 논란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노선영은 드디어 입을 열었지만 정작 가려웠던 부분은 긁어주지 못했다.

노선영은 8일 방영된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서 이번 올림픽에서 벌어진 팀 추월 경기 왕따 논란과 관련한 입장을 나타냈다.

골자는 “다시는 차별 받는 후배들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것이었다.

 

▲ 8일 방영된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서 노선영(오른쪽)이 여자 팀 추월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방송 캡처]

 

취지는 좋은 말이었다. 모두 각 부분에서 최고의 실력을 보여 태극마크를 단 것인데 메달에 유력한 선수라고 해서 더욱 특별히 좋은 환경에서 훈련을 받는 것은 특혜라는 것이었다. 그 말만 들으면 고개가 끄덕여질 수 있는 부분이었다.

문제는 이번 사태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에 대한 답변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달 19일 치러진 여자 팀 추월 네덜란드와 준준결승에 나선 노선영, 김보름, 박지우는 실망스런 레이스를 펼쳤다. 기록보다는 팀 추월이라는 종목 특성에 맞지 않게 제 각각 주행을 했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뒤로 처진 노선영을 두고 김보름과 박지우가 따로 레이스를 펼쳤다.

누가 봐도 뭔가 이상한 장면. 인터뷰에서 노선영을 탓하는 듯 한 김보름과 박지우의 발언이 ‘왕따 주행’ 논란을 키웠다. 이후 기자회견까지 열어 사과를 해야했다. 그 자리엔 김보름과 백철기 감독이 동석했다. 노선영은 불참했다. 공식적인 이유는 ‘감기 몸살’이었다.

그러나 그날 노선영은 선수촌에서 박지우와 함께 커피숍에 다녀오는 장면이 포착됐고 이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커졌다.

그 다음날에도 노선영에겐 해명의 기회가 있었다. 팀 추월 준준결승을 벌인 뒤 믹스트존 인터뷰에서였다. 그러나 노선영은 공식적인 답변을 피했다.

그 사이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김보름, 박지우 선수의 자격박탈과 적폐 빙상연맹의 엄중 처벌을 청원합니다’라는 게시글이 올라왔고 61만여 명이 참여해 청와대의 공식 답변을 이끌어 냈다. 청와대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이에 대한 진상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8일 방송에 나선 노선영에게 다시 한 번 발언 기회가 주어졌다. 올림픽이 끝나기 전엔 아직 경기가 남은 선수가 있기에, 경기가 모두 마무리된 뒤엔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었다. 거기까진 그러려니 넘어갈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날 방송에선 속 시원히 밝혀야 할 부분들이 있었다.

 

▲ 노선영(오른쪽)은 올림픽 폐막 후 드디어 방송에 나섰지만 팀 추월 왕따 논란에 대한 속시원한 대답을 내놓지는 못했다. [사진=뉴시스]

 

먼저 왕따 주행 논란에 대한 부분이었다. 과연 팀 추월 준준결승에서 마지막에 격차가 크게 벌어진 이유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다. 작전을 짜고 들어갔는데 노선영이 따라가지 못해 벌어진 일인지 아니면 사전에 상의되지 않았기에 가뜩이나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행정 실수로 선수촌을 이탈해 훈련량이 부족했던 노선영으로서 따라가지 못할 수밖에 없었는지 알릴 필요가 있었다.

앞서 백철기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노선영이 직접 마지막에 3번 주자로 나서 김보름과 박지우를 열심히 따라가겠다고 밝혔다고 했다. 그러나 노선영은 SBS와 단독 인터뷰를 통해 이는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양 측의 입장이 갈린 부분. 그렇다면 이 부분에 대한 규명이 필요했지만 이에 대한 내용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또 하나 아쉬운 점은 기자회견 불참 이유에 대한 해명이다. 백철기 감독은 노선영이 감기에 걸렸다고 했고 이후 노선영이 보낸 메시지를 공개했다. 노선영이 “감기로 인해 훈련에 나설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낸 게 확인됐다. 그러나 기자회견이 아닌 ‘훈련’이라는 단어 탓에 백 감독의 발언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되지 않았고 당일 노선영이 외출을 했던 것을 고려하면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었다. 문제가 된 다음날 바로 공식적인 자리가 마련된 만큼 왜 기자회견을 피했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것도 아쉬웠다.

알맹이가 빠진 듯한 수박 겉핥기와 같은 인터뷰였다. 방송이 나간 후 누리꾼의 반응도 이와 비슷했다. 오히려 방송이 독이 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빙상연맹은 자체 감사를 실시 중이지만 국민들의 불신이 가득한 상황에서 이것으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 뻔하다. 결국 문체부의 진상조사에서 이 같은 부분이 밝혀지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문체부 진상조사가 이뤄진다면 당사자인 노선영은 결국 다시 더욱 상세한 입장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보다 먼저 자신의 입을 통해 직접 설명할 기회를 다소 허무하게 날려버리며 씁쓸함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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