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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심장' 차재관 있으매, 한국 휠체어컬링 4강 쾌청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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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심장' 차재관 있으매, 한국 휠체어컬링 4강 쾌청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8.03.11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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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예전에 연습한 자세를 토대로 정확하게 스톤을 놓으려 했다.”

경기 후 강원도 강릉컬링센터 믹스트존(공동 취재 구역)에서 “결정적인 상황에서 어떤 생각을 갖고 스톤을 던지려 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돌아온 차재관의 대답이다. 많은 생각이 오갔을 것 같지만, 오히려 무심(無心)한 상태에서 던진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차재관(46‧세컨드)은 10일 서순석(47‧스킵), 방민자(56‧리드), 정승원(60‧서드), 이동하(45‧서드)와 대표팀을 꾸려 출전한 NPA(러시아의 패럴림픽 중립선수단)와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휠체어 컬링 혼성경기 예선 2차전에서 두 차례 결정적인 샷으로 한국의 6-5 연장 역전승을 이끌었다.

차재관의 활약에 힘입어 첫날 2연승을 달린 한국은 4강 진출을 향한 가벼운 발걸음을 이어갔다. 이번 대회 휠체어 컬링에서는 총 12개 나라가 참가했는데, 예선 풀리그를 펼친 뒤 상위 4개국이 준결승전을 치르게 된다.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은메달을 땄던 한국은 8년만의 메달에 도전한다.

앞서 치른 미국과 경기에서 정확한 샷으로 낙승을 거뒀던 한국은 NPA전에서는 샷이 다소 흔들렸다. 호그라인을 넘지 못하거나, 맞춰야 할 스톤을 그냥 지나친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NPA 쪽으로 분위기가 넘어가면서 순간순간 기세가 밀리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웃는 자가 승리하는 법. 한국은 마지막 엔드인 8엔드와 연장 9엔드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그 중심엔 팀의 7, 8번 스톤을 담당한 차재관이 있었다. 차재관의 본래 포지션은 3, 4번 스톤을 던지는 세컨드이지만 해머(마지막 스톤)를 던진 최근 국제대회에서 성적이 좋아 패럴림픽에서도 그대로 가기로 했고, 이것이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차재관은 8엔드에서 한국이 동점을 만든 샷을 책임진 뒤 연장 9엔드에서 정교한 드로우샷으로 NPA의 실수를 이끌며 활짝 웃었다.

 

▲ [강릉=스포츠Q 이세영 기자] 차재관이 10일 NPA전 승리를 이끈 후 공동 취재 구역에서 활짝 웃고 있다.

 

자신의 맹활약으로 팀이 승리를 거뒀지만 차재관은 겸손했다. “내가 좀 더 잘했다면 승부가 연장까지 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스스로를 낮췄다. 맹활약의 비결을 묻는 질문엔 “동료들이 잘했다”면서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컬링이 단체 경기이긴 하지만 NPA전에서 차재관의 활약이 없었다면 한국이 승리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스톤을 던졌는지 궁금했다.

“오히려 반대다.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예전에 연습한 자세를 토대로 정확하게 스톤을 놓으려 했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강심장의 면모를 보인 차재관에게서 평창 동계올림픽 일본전서 연장 위닝샷을 던진 김은정이 오버랩 됐다.

담이 좋은 차재관이 뒤를 든든하게 지키고 있기에 한국의 4강행 전망이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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