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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안타의 추억' 장성호, 수원에서 마지막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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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안타의 추억' 장성호, 수원에서 마지막 도전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2.18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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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현대전 6타수 6안타 맹타 "넓어지고 담장 높아져 홈런 대신 안타 생산 주력"

[수원=스포츠Q 박상현 기자] "수원에서는 좋은 기억이 많았다. 6타수 6안타를 친 기억도 있다."

'스나이퍼' 장성호(37·kt)의 눈이 빛났다. 주위에서 '끝났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장성호는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조범현 감독과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신생팀 kt에서 마지막 남은 투혼을 불태우겠다고 다짐한다.

장성호는 18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신입 입단선수 기자회견에서 "기회를 준 감독님에게 감사한다. 팀에서 최고참인만큼 감독님과 코칭 스태프 잘 모시고 어린 후배들 잘 이끌면서 한 시즌 잘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사실 장성호와 조범현 감독은 헤어질 때 밝은 모습이 아니었다. KIA에 함께 몸담고 있었을 때 조범현 감독은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면서 리빌딩을 해야 한다며 장성호의 출전 기회를 줄였다. 출전 기회가 줄어들면서 장성호는 공개적으로 트레이드를 요청했고 결국 한화로 팀을 옮겼다.

▲ [수원=스포츠Q 최대성 기자] 장성호가 18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신입선수 입단 기자회견에서 팀내 최고참으로 앞으로 어떤 활약을 펼칠지에 대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장성호는 한화에서도 제대로 활약을 펼치지 못했고 이후 옮겨간 롯데에서도 효용가치가 떨어졌다. 사실상 은퇴 수순으로 가는 듯 보였다.

은퇴의 순간에 다시 손을 잡아준 감독은 조범현 감독이었다. 장성호의 야구에 대한 의지를 높이 산 조범현 감독은 1, 2년차 선수들이 많은 kt에 경험을 전수하기 위한 선수로 장성호만한 선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경험이 떨어지는 kt에 절대 필요한 선수였다.

조범현 감독은 "kt에 어린 선수들이 많다. 젊고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주는 것은 결국 고참"이라며 장성호와 김상현(34)에 적지 않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1996년에 프로에 데뷔, 어느덧 내년이면 20년차가 된다. 프로 20년째를 맞이한 장성호로서는 거의 마지막이 될 자신의 선수 생활을 kt에서 화려하게 마무리하기를 염원한다. 그런만큼 수원만한 곳이 없다고 생각한 듯 하다.

장성호는 "사실 수원에 언제 왔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며 "그러나 2006년에 수원에서 6안타를 친 좋은 기억도 있다"며 "야구장이 이전보다 훨씬 넓어졌고 펜스도 높아져 가뜩이나 홈런도 잘 치지 못하는데 짧게 쳐야 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리모델링이 너무 잘 되어 있어서 그라운드를 밟기가 아까울 정도"라고 말했다.

장성호는 1루수도 가능하고 외야도 볼 수 있다. 나이가 있기 때문에 지명타자로도 기용될 수 있다. 그러나 장성호가 kt에서 확실하게 주전 자리를 꿰찬다는 보장이 없다.

이에 대해 장성호는 "주전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선수들과 경쟁이 우선"이라며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다음에 주전을 생각해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또 장성호는 대기록도 넘보고 있다. 현재 2071개의 안타를 치고 있는 장성호는 현역 최다 안타 기록 보유자다. 역대 기록에서도 양준혁(2318개)에 이어 두번째다. 역대 2000안타를 넘긴 선수 4명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

장성호는 "사실 기록은 2000안타를 넘기고 난 뒤에는 큰 욕심이 없어졌다"며 "물론 양준혁 선배의 기록을 넘어서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마음을 비웠다. 지금은 기록보다 kt가 이제 막 시작하는 시점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성호나 다시 명예를 회복하며 안타제조기로서 자신의 기량을 입증해나간다면 양준혁의 기록을 넘어서는 것은 어렵지 않다. 2년 동안 선수 생활을 더한다고 봤을 때 한 시즌 평균 120개 정도만 치면 양준혁을 넘어설 수 있다. 기량을 회복하고 주전 자리만 꿰찬다면 내년부터 팀당 경기수가 144경기로 늘어나기 때문에 결코 어려운 목표가 아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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