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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도약 노리는 용덕한, '백업 10년' 잃어버린 세월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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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도약 노리는 용덕한, '백업 10년' 잃어버린 세월만은 아니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2.21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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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롯데서 스타급 포수에 밀려 백업 마스크…열번째 시즌만에 kt 주전 기회, 도약 결의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정말 길고 가늘게 지내온 10년이었다. 백업 포수로만 10년의 세월을 보냈다. 그러나 10년의 기다림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바로 kt의 새로운 안방마님 용덕한(33)의 이야기다.

용덕한은 지난 18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신규 입단선수 기자회견에서 감회가 남달랐다. 아홉 시즌 동안 줄곧 백업포수로만 활약하다가 드디어 kt에서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기 때문이다.

롯데는 kt에 제출한 보호선수 20명 외 명단에 용덕한을 포함시켰다. 젊고 어린 투수들이 많은 kt는 경험이 많은 포수가 필요했고 조범현 감독은 망설이지 않고 용덕한을 지명했다. 그렇게 용덕한은 자신의 프로 세번째 유니폼을 입었다.

용덕한은 고교 시절만 하더라도 장래가 꽤 촉망되던 포수였다. 대구상고(현재 대구 상원고) 재학중에는 황금사자기와 청룡기 정상을 이끌었고 동아대 진학 이후에는 세계대학야구선수권에 국가대표 포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 [스포츠Q 최대성 기자] 두산과 롯데를 거쳐 신생팀 kt에 입단한 용덕한(왼쪽이 18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신규 입단선수 기자회견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그에게 프로의 벽은 너무나 높았다. 2004년 2차 드래프트 전체 8순위로 두산에 지명을 받았지만 그의 앞에는 홍성흔(37)이라는 큰 장벽이 있었다. 주전 자리는 언감생심이었다.

그렇게 백업포수로 시작한 그는 언젠가는 주전에 오를 것으로 자신했지만 10년이 넘게 걸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상무에서 지낸 기간을 제외하고 용덕한이 프로에서 보낸 시즌은 모두 아홉 시즌. 이제 열 시즌째만에 신생팀 kt의 주전포수로 도약한다.

◆ 스타 포수에 밀린 10년, 잃어버린 세월만은 아니었다

이제 드디어 주전 포수가 됐으니 느낌이 새롭겠다는 질문에 "아직 모른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용덕한은 "조범현 감독이 나를 필요로 한 것은 맞겠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주전 포수가 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후배들보다 내가 나은 점은 그나마 경험이 많다는 것이다. 포수로서 경험이 많은 것은 분명 무기가 되겠지만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다보면 이보다 더한 변수도 많다"고 말했다.

용덕한이 이처럼 말하는 것은 2010년의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2009년 최승환(36)의 부상으로 79경기에서 마스크를 썼다. 풀타임 주전은 아니었지만 사실상 주전이나 다름없었다. 60경기 넘게 출전한 것이 이때가 처음이었다.

2010년은 용덕한의 해가 될 듯 보였다. 전년도 타율도 0.246으로 그리 나쁜 편은 아니었으니 주전 마스크를 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신인이나 다름없던 양의지(27)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다. 2007년 3경기 출전 기록이 고작이었던 양의지는 경찰청에서 기량이 급성장했고 2010년 당당하게 주전 포수가 됐다. 용덕한은 양의지의 백업포수가 됐다.

▲ 용덕한은 2004년 데뷔 후 아홉 시즌을 지내면서 단 한번도 주전 포수로 활약한 적이 없다. 그러나 홍성흔, 양의지나 강민호 등의 백업포수로 뛰며 알토란 활약을 펼쳤다. [사진=뉴시스]

설상가상으로 2011년에는 자신의 오판으로 2군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5월 27일 잠실 한화전 당시 오선진의 스트라이크낫아웃 상황에서 3루까지 진루시키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용덕한이 파울이라며 주심과 항의를 하다가 벌어진 일이었다. 주심이 볼 데드를 선언하지 않고 계속 인플레이를 시킨 상황에서 용덕한이 계속 항의만 하다가 3루까지 타자 주자를 내보내고 말았다.

두산 코칭스태프는 용덕한이 경기에 집중하지 않고 주심과 항의를 하다가 타자 주자를 3루까지 진루시켰다는 것에 대해 책임을 물어 2군행을 지시했다.

그리고 용덕한은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됐다. 장성우(24)의 경찰청 입대로 강민호(29)의 백업 포수가 절실했던 롯데가 용덕한을 원했고, 결국 투수 김명성과 맞교환됐다. 용덕한으로서도 양의지에 이어 김재환(26), 최재훈(25) 등 젊은 포수들에게 밀리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롯데행은 나쁘지 않은 이적이었다.

용덕한은 공교롭게도 2012년 준플레이오프에서 친정팀 두산과 만나 2차전 홍상삼으로부터 역전 솔로 홈런을 쳐내며 승리를 이끄는 등 맹활약했다. 용덕한은 롯데에서 올 시즌까지 세 시즌을 보내며 강민호의 백업포수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해냈다.

◆ 10년의 경험과 노하우, 신생팀 kt가 선택한 이유

용덕한은 백업 포수지만 경험과 노하우만큼은 풍부하다. 두산과 롯데에서 활약하며 아홉 시즌 동안 474경기에 출전했다. 출전 경기만 놓고 보면 그리 많아 보이진 않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뛴 경험까지 포함한다면 이는 결코 만만치 않다.

▲ 용덕한(오른쪽)은 2004년 두산을 통해 프로에 데뷔한 뒤 2012년 김명성과 맞트레이드돼 올 시즌까지 세 시즌 동안 롯데에서 활약했다. 사진은 지난 2013년 경기 도중 김사율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용덕한. 김사율도 FA 신분으로 kt로 이적했다. [사진=뉴시스]

특히 한국 야구 시장은 진갑용(40·삼성)과 조인성(39·한화)가 아직까지 주전급으로 활약할 정도로 포수 기근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경험 많은 포수 한 명이 팀에 미치는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다. NC가 창단 두번째 시즌만에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었던 것 역시 LG에서 다섯 시즌을 보냈다가 지난해 NC의 주전 마스크를 쓴 김태군(25)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무엇보다도 용덕한의 kt 내 가치는 경험이 많기 때문에 젊은 투수들을 안정적으로 리드할 수 있다는데 있다.

용덕한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용덕한은 신규 입단선수 기자회견에서도 "감독, 배터리코치, 투수들과 많은 얘기를 나눌 것"이라며 "투수들이 가장 자신있는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만들어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팀의 전력의 절반 이상이 마운드에 있는만큼 투수들과 호흡을 맞출 포수의 임무가 막중하다는 것을 그도 잘 알고 있다.

내년부터는 팀마다 144경기를 치른다. 올해보다 16경기 더 많은 장기 레이스인만큼 팀에서 마운드의 비중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kt에는 상대팀을 압도할만한 에이스가 없기 때문에 패기로 밀어붙여야 한다. 그 패기를 자신감과 실력으로 승화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용덕한의 임무다.

프로에서 맞이하는 열번째 시즌을 백업이 아닌 주전 포수로 시작할 용덕한의 2015년은 벌써부터 활기로 가득하다.

▲ [스포츠Q 최대성 기자] kt의 새로운 안방마님이 된 용덕한이 18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가진 신규 입단선수 기자회견에서 포부를 밝히고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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