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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운 준우승 박인비, 린드베리에 매너는 이겼다 [LPGA ANA 인스퍼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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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운 준우승 박인비, 린드베리에 매너는 이겼다 [LPGA ANA 인스퍼레이션]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4.03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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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사상 초유의 1박 2일 연장 승부의 주인공은 박인비(30·KB금융그룹)가 아닌 페르닐라 린드베리(32·스웨덴)였다. 긴 연장 승부 끝에 한 끝 차이로 우승 트로피를 넘겨줘야 했지만 경기 매너에선 완승을 거뒀다.

박인비는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파72·6천763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ANA 인스퍼레이션 대회(총상금 280만 달러·29억5540만원) 9차 연장에서 파를 기록해 버디를 잡아낸 린드베르에 밀려 준우승을 차지했다.

 

 

4라운드까지 15언더파 273타를 친 박인비는 린드베리, 재미교포 제니퍼 송(29·한국명 송민영)과 동률을 이뤄 연장으로 향했다.

연장에선 10번(파4), 17번(파3), 18번(파5) 홀을 돌았는데 3차 연장에서 제니퍼 송이 탈락했다. 해가 이미 저문 상황에서 조명의 힘을 빌려 승부를 이어갔지만 4차 연장에서도 박인비와 린드베리는 승부를 내지 못했고 결국 1박 2일 연장 승부를 치르게 됐다.

이날 이어진 대결도 박빙이었다. 5~7차 연장까지 셋 모두 파를 기록했다. 운명의 8차 연장이 열린 10번 홀. 린드베리는 7m 롱버디 퍼팅을 성공시켰지만 박인비의 5m 퍼팅이 홀컵을 지나며 승부가 갈렸다.

린드베리의 LPGA 투어 생애 첫 우승. 그것도 메이저 대회에서 거둔 것이기에 누구보다 박수를 받아야 했다. 95위였던 순위도 61계단이나 올라 34위까지 도약했다.

 

 

다만 온전히 축복만을 받지는 못했다. 그가 연장 승부에서 보인 태도 때문이다. 린드베리는 앞서 3라운드에서 박성현과 함께 플레이를 해 국내 골프 팬들에게도 인상 깊게 남아 있다. 그는 당시 긴 루틴으로 답답함을 자아냈다.

‘매너 스포츠’ 골프에서 슬로 플레이는 좋지 않은 태도 중 하나다. 함께 라운딩하는 선수의 경기력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실제로 3라운드 도중 박성현과 린드베리는 경고를 받았는데 이후 박성현은 무너져 9위로 대회를 마쳤다.

연장에서도 린드베리의 이러한 플레이가 이어졌다. 생애 첫 우승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긴장이 커지고 더욱 신중하게 샷을 하기 위함일 수도 있었다. 다행히 정신력이 강한 박인비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지만 아쉬움은 컸다.

한 끝 차이로 우승을 놓친 박인비는 LPGA 투어 랭킹 포인트 6.40점으로 3위까지 뛰어올랐다. 2주 전 자리했던 9위에서 6계단 점프한 결과다. 1위는 21주 연속 정상을 지키고 있는 펑산산(중국·7.02점), 2위는 렉시 톰슨(미국·6.83점)이다. 박성현은 4위를 지켰고 유소연은 5위로 2계단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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