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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물결 탄 장애인스포츠, 더 큰 희망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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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물결 탄 장애인스포츠, 더 큰 희망을 본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2.31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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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장애인체육 5대 뉴스]'클럽스포츠의 힘' 생활체육 참여율 14.1%로 급등, 저변 확대 파란불

[스포츠Q 박상현 기자] 2014년은 장애인 스포츠에 있어서 뜻깊은 한해였다. 변화의 물결을 타기 시작해 내년과 그 이후 미래에 더욱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올해 장애인 스포츠 이슈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역시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이다. 한국 선수단은 종합 2위를 달성함으로써 장애인 스포츠도 아시아권에서 강호임을 증명했다.

하지만 장애인 스포츠가 계속 발전하려면 역시 생활 스포츠라는 밑바탕이 튼튼해야 한다. 장애인 생활 스포츠 역시 이전보다 참여율이 늘어나면서 장애인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체육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스포츠는 모두에게 평등하다. 기회가 균등하게 돌아가야만 한다. 스포츠는 그 누구의 전유물이 될 수 없으며 장애인과 비장애인 할 것 없이 함께 즐길 권리가 있다. 그런 점에서 장애인이 생활 스포츠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은 장애인 스포츠가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고 볼 수 있다.

▲ 2014년은 한국 장애인스포츠의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한 한해가 됐다.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금메달 72개를 획득하며 지난 2002년 대회 이후 종합 2위를 달성했다. 사진은 개회식에서 입장하는 한국선수단.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비장애인과 달리 장애인 스포츠는 학교에서 선수를 길러내는 학원 시스템이 아니라 생활 스포츠 활동을 하다가 선수로 발굴되는 클럽 시스템이다. 클럽에서 활동하는 장애인 선수들이 엘리트 스포츠로 이어지기 때문에 생활 스포츠의 기반이 확고할수록 선수들의 저변도 커진다.

2014년은 생활 스포츠와 엘리트 스포츠의 연결 고리가 원활하게 이어진 한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장애인 스포츠가 보낸 2014년은 어땠을까. 2014년 장애인 스포츠의 5대 뉴스를 꼽아본다.

◆ 장애인 아시안게임, 12년만에 종합 2위 달성

지난 10월 18일부터 24일까지 7일 동안 열린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단은 일본을 제치고 종합 2위를 달성했다. 종합 2위는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아태평양장애인경기대회 이후 12년만의 일이다.

41개국 4000여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72개로 목표를 초과 달성한 한국은 인천 아시안게임에 이어 일본을 꺾음으로써 중국에 이어 2인자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됐다.

장애인 아시안게임에서 많은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은 볼링 등에서 무더기 금메달이 쏟아져나오고 배드민턴이나 보치아 등 금메달 유망 종목에서 목표를 달성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여기에 이번 대회를 통해 처음 도입된 댄스스포츠에서도 아시아 최고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또 이번 대회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북한선수단이 참가해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북한이 고위급 관계자를 파견, 국내를 깜짝 놀라게 했듯 북한 장애인 선수들의 대회 참가는 기간 내내 큰 이슈가 됐다.

▲ 휠체어 농구는 세계휠체어농구선수권에서 6위에 오르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통틀어 세계선수권 역대 최고 성적을 올렸다. 또 아시안게임에서는 일본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따냈다. 사진은 세계휠체어선수권에서 하이파이브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 [사진=스포츠Q DB]

◆ 휠체어 농구 대활약…여성 선수 대약진

장애인 스포츠에서 가장 장족의 발전을 한 것은 휠체어농구다. 휠체어농구의 아시아 톱은 그동안 일본이었다. 한국은 아시아 정상을 노렸지만 그때마다 일본이 앞을 가로막았다. 하지만 올해만큼은 달랐다.

지난 여름 인천에서 열렸던 세계휠체어농구선수권에서 이란과 아르헨티나, 일본을 연달아 격파하며 장애, 비장애를 통틀어 세계선수권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 6위를 차지했다. 이어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는 1999년 방콕 대회 이후 15년만에 금메달을 획득했다.

세계휠체어농구선수권 뿐 아니라 장애인아시안게임까지 모두 일본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또 주목할 것은 여성 선수들의 약진이다.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는 육상의 '미소천사' 전민재와 '늦깎이 여성 사이클러' 이도연이 모두 2관왕에 올랐다.

전민재의 활약은 이미 예견됐다. 지난 광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과 런던 패럴림픽에서 모두 은메달을 차지했던 그는 이미 여자 100m와 200m에서 아시아에서는 따라올 수 없는 랭킹 1위에 올랐다. 결국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는 경쟁 선수에 현격하게 앞서며 당당하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이도연은 세계선수권대회 3연속 금메달의 상승세를 장애인아시안게임까지 이어가며 연말 2014 여성체육대상 장애인체육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도연은 육상과 탁구 등 여러 종목을 전전하다가 뒤늦게 사이클에 입문했다. 이미 여러 종목을 하며 체력을 단련시켜왔던 이도연은 단숨에 사이클 세계 랭킹 5위권에 들 정도로 성장했다.

▲ 여자 육상 에이스 전민재(가운데)는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에 오르며 아시아에서 그 누구도 범접하지 못할 최고 기량을 선보였다. 사진은 장애인아시안게임 200m 종목에서 전력질주하고 있는 전민재.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 장애인 생활체육 참여율 급증

장애인들이 생활체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한 것은 점점 장애인체육의 뿌리가 탄탄해지고 있음을 증명한다. 올해 장애인들의 생활체육 참여율은 14.1%에 달했다. 전체 장애인 250만명 가운데 35만여명이 생활체육 활동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수치는 2005년 대한장애인체육회 설립 이후 2006년에 실시한 첫 조사에서 기록한 4.4%에서 9.7% 포인트 올라간 것이다.

장애인들의 생활체육 참여 확대는 대한장애인체육회의 찾아가는 생활체육 서비스를 통해 신규참여자가 늘어났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를 통해 생활체육 동호인클럽이 33% 늘었고 동호인 인구 역시 24%나 증가했다.

학원 스포츠가 거의 전무한 장애인 스포츠에서 생활체육 참여율이 올라간 것은 장애인 엘리트 스포츠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된다. 동호인클럽에서 활동하며 기량을 키운 장애인들이 대표 선수로 선발돼 활약이 기대된다.

▲ 여자 핸드사이클의 이도연은 각종 세계 대회에서 금메달을 휩씀과 동시에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도 2관왕에 올랐다. [사진=스포츠Q DB]

◆ 꿈나무 신인선수 발굴·육성사업 성과

그동안 장애인 엘리트 스포츠에서 가장 큰 문제는 세대교체가 더디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 엘리트 스포츠 선수 가운데 40대, 50대 선수가 즐비한 경우도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오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과 2018년 평창 동계패럴림픽을 겨냥해 꿈나무 신인선수 발굴 및 육성사업에 들어갔고 성과를 보기 시작했다.

올해 147명이 발굴돼 89명이 90여일 동안 집중육성․훈련을 실시했고 전임지도자까지 배치, 경기력 향상에 매진했다.

그 결과 호주시드니양궁선수권에서 박준범과 조영석이 꿈나무 신인선수로 선발된 이후 첫 국제대회 입상에 성공했다. 박준범은 리커브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조영석은 역시 리커브 종목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들은 이미 국내에서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기존 국가대표 선배들을 물리치는 이변을 연출하며 세대교체의 선봉장으로 역할을 톡톡히 했다.

또 사격의 박철은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권총 10m와 50m 종목에서 대회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따내며 신인선수상을 받았다.

◆ 대한장애인체육회 통합 CI 제작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지향하는 가치와 비전을 효과적으로 표현한 통합 CI를 제작하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애인체육 기관으로서 대내외적인 신뢰와 자리매김을 선언했다.

또 장애인체육에 관한 기구도 하나로 합쳤다. 그동안 대한장애인체육회와 대한장애인올림픽위원회가 따로 운영됐지만 올해 대한장애인체육회로 통합하면서 장애인체육과 관련한 최고 기관으로 재탄생했다.

▲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오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과 2018년 평창 동계패럴림픽을 겨냥해 들어간 꿈나무 신인선수 발굴 및 육성사업을 통해 조영석 등 신인선수들이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다. 사진은 훈련하고 있는 조영석.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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