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7:59 (금)
[SQ스페셜] 중간계투 전성시대 도래, 누가 조연이라 하는가
상태바
[SQ스페셜] 중간계투 전성시대 도래, 누가 조연이라 하는가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1.07 10: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BO 올스타전 팬투표 계투 부문 신설, FA 돈방석 행진... 아마야구서 롤모델 꼽는 사례 늘어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중간계투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허리가 강한 자가 패권을 거머쥐니 이들의 가치는 날로 상승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6일 2015 제1차 실행위원회 결과를 발표하고 올스타선수 선정시 중간 투수 부문을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이제 선발이나 마무리가 아니라도 팬들의 표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한현희(넥센), 안지만(삼성), 이동현(LG), 박희수(SK) 등은 각팀 팬들이 가장 아끼는 보물이다. 이들이 없다면 쓰라린 역전패를 당하기 일쑤라는 걸 잘 알기에 중심타선, 원투펀치, 마무리 투수 못지않게 애정을 듬뿍 담아 열성적인 지지를 보낸다.

◆ 한국 야구의 특수성, 144경기 체제서 더욱 빛날 불펜 

▲ 안지만은 중간계투 최고액이자 투수 중 역대 3위인 4년 65억원에 삼성에 남았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한국 야구는 불펜의 비중이 유달리 높다. 선발의 조기 강판은 전혀 낯설지 않은 광경이다.

지난 시즌 9개 구단의 경기당 평균자책점은 5.21, 특히 최하위 한화는 팀 평균자책점 6.35로 1982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팀 평균자책점(6.23)을 넘어서는 최악의 기록을 남겼다. 걸핏하면 방화를 저지르는 불펜의 탓이 컸다.

2015 프로야구는 출범 34년 만에 10개 구단 체제로 접어든다. 신생팀 kt의 합류는 지난해의 타고투저 현상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끔 만든다. 어설프게 6선발 로테이션을 돌리다가는 더 큰 낭패를 초래할지도 모를 일이다.

지난해 170이닝 이상을 소화한 이는 단 8명에 불과하다. 앤디 벤헤켄(넥센), 크리스 옥스프링(롯데), 더스틴 니퍼트, 유희관(이상 두산), 김광현(SK), 에릭 해커(NC), 양현종(KIA), 윤성환(삼성)이 전부다. 셋업맨의 활약에 따라 한 시즌 농사가 좌우될 것이다.

게다가 ‘벌떼 마운드’의 창시자 김성근 감독이 현장으로 복귀했다. 그는 쌍방울 사령탑 시절 김현욱을 활용해 팀 전력을 극대화시켰고 SK 재임 때는 좌완 불펜(전병두, 고효준, 이승호, 정우람) 등을 줄줄이 투입해 숨통을 조였다. 그의 계투 활용법이 리그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6,7,8회를 막아야 9회가 있다. ‘불펜 전쟁’이 될 2015 프로야구다.

◆ 불펜도 돈방석, 이젠 누군가의 롤모델 

계투 중 최대어니 돈방석에 앉을 것이라는 전망은 나왔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안지만은 지난해 시즌을 마치고 원소속팀 삼성과 4년간 65억원이라는 거액을 받고 잔류하기로 결정했다. 역대 중간투수 최고 몸값이며 선발 투수를 모두 4년 84억원의 장원준(두산), 4년 80억원의 윤성환(삼성)에 이은 3위다.

4년차를 맞은 한현희의 연봉은 급상승했다. 2년 연속 홀드왕 타이틀을 거머쥔 그는 2억3000만원을 받는다. 2년 연속 불펜 평균자책점 1위(2.73)에 오른 LG 불펜의 핵 이동현은 아직 협상 테이블에 앉지도 않았다. 1억7000만원인 그의 연봉도 치솟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 군에서 복귀한 정우람(사진)은 안지만의 불펜 FA 최고액을 경신할 강력한 후보다.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2012 시즌을 앞두고 SK에서 롯데로 이적하며 4년 36억원을 받은 정대현을 신호탄으로 불펜도 FA서 목돈을 만지기 시작했다. 최대 1이닝을 막아줄 수 있는 권혁도 4년 32억원이라는 특급 대우를 받으며 한화에 둥지를 틀었다.

게다가 최고 불펜인 정우람이 컴백했다. 만일 그가 군입대 전 보여줬던 극강의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면 역대 최고액 경신도 무리가 아니라는 평가다. 올 시즌에는 마무리로 뛰면서 더욱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야구에서는 류현진, 오승환 급의 슈퍼스타급이 아니라 ‘믿을맨’들을 롤모델로 삼는 투수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프로 무대에 입성하는 것조차 하늘의 별따기라는 것을 잘 아는 이들은 보다 현실적인 목표를 잡고 필승조의 일원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불펜. 더 이상 조연이 아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