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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년 무관' 끝낼 슈틸리케호 '공격 포지셔닝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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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년 무관' 끝낼 슈틸리케호 '공격 포지셔닝 5'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1.08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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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톱 부재로 손흥민-이청용 좌우 측면 쌍포 중요성 높아져…기성용 앞세운 중원은 전력 핵심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드디어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변화의 물결을 타고 도전에 나선다.

'변화하라(Time for Change)'는 슬로건을 내걸고 55년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정상 도전 출사표를 던진 한국 축구는 여러 악재 속에도 반드시 아시아 축구 맹주의 자존심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물론 상황은 만만치 않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예전보다 전력이 떨어졌지만 이란과 이라크를 비롯해 2022년 월드컵 유치에 성공한 카타르를 중심으로 한 중동세가 힘을 받고 있다. 극동 축구에서 한국과 함께 양분하고 있는 일본과 개최국 호주 역시 우승후보다.

한국 축구가 대적할 팀들도 무시할 수 있는 전력이 아니다. 오는 10일 오후 2시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A조 첫 경기 오만전과 1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쿠웨이트전까지 중동 2연전을 돌파해야 한다.

그래도 한국 축구대표팀에는 믿는 구석이 있다. 55년만의 우승을 거머쥐는데 선봉장 역할을 할 '판타스틱 5'가 있기 때문이다.

◆ 에이스 손흥민-쌍용 기성용·이청용 전력 핵심

현재 한국 축구대표팀의 에이스를 꼽으라면 손흥민(23·바이어 레버쿠젠)이다. 원톱이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골 결정력을 갖추고 있는 선수가 바로 손흥민이다.

원래 포지션은 왼쪽 측면 공격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에게 '프리 롤'을 줄 계획이다. 한때 최전방 공격수로도 고려했지만 선수 본인이 고사함으로써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대신 위치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 원톱과 다름없는 역할을 맡는다.

이쯤 되면 아시안컵 우승의 성패는 손흥민의 발끝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그만큼 손흥민이 팀내에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손흥민은 왼발과 오른발을 가리지 않고 강력한 슛을 때릴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오른쪽 측면의 이청용(27·볼턴 원더러스)과 계속 자리를 바꿔가며 상대 수비진을 뒤흔든다면 골문이 그만큼 넓어질 수 있다.

여기에 '쌍용'이 힘을 더한다. 기성용(26·스완지 시티)와 이청용은 수비와 공격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겠다는 각오다.

대표팀 주장을 맡은 기성용은 지난 4일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경기에 뛰지 않고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당시 박주호(28·마인츠05)와 한국영(25·카타르SC)이 나선 중원 조합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러나 기성용이 한 자리를 메운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탄탄한 수비 능력과 함께 패스 능력까지 갖춘 '패스 마스터'로 공격과 수비의 핵심이 될 수 있다.

기성용의 또 다른 역할은 바로 '캡틴'이다. 중원의 사령관 역할도 해야하지만 선수단 전체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까지 요구된다. 대표팀 승리의 모든 것이 기성용에 달려 있다.

기성용은 지난 7일 캔버라 디킨 대학에서 가진 훈련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첫 경기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모두 잘 알고 있다. 우승하기 위해 나뿐 아니라 감독, 선수단 모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경기장에서 결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첫 경기부터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기성용의 짝과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는 누구

에이스 손흥민과 기성용, 이청용은 사실상 주전 자리를 낙점받았다. 손흥민 없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금 생각할 수도 없으며 기성용과 이청용은 나란히 주장과 부주장으로 임명됐다. 주장과 부주장은 확실히 경기에 뛸 수 있는 주전들에게만 주어지는 책임이다.

이에 비해 다섯 자리 가운데 나머지 두 자리는 명확하게 주인을 찾지 못한 상태다. 특정 선수가 한발 앞서가고 있긴 하지만 마음을 놓을 상황은 아니다.

기성용의 짝으로는 한국영이 거론된다. 이미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호흡을 맞추며 검증되긴 했지만 박주호라는 경쟁자가 있다. 박주호 역시 수비력에 있어서 합격점을 받았다.

하지만 김진수(23·호펜하임)이 있는 왼쪽 풀백으로 박주호가 옮겨갈 경우 한국영의 '무혈입성'이 예상된다. 김진수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는 맹활약했지만 종종 뒷공간을 내주는 불안함을 노출했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는 남태희(24·레퀴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4일 평가전에서 구자철(26·마인츠05)의 경기력이 워낙 좋지 않았다. 이와 함께 브라질 월드컵에서 찼던 주장 완장까지 기성용에게 내줬다. 주장 직위를 내놓는다는 것은 주전 자리를 확신할 수 없다는 반증이다.

반면 남태희는 사우디전 후반에 기용돼 헤딩슛 시도와 함께 이정협(24·상주 상무)의 골 장면 때 왼쪽 페널티지역에서 크로스를 올려 김창수(30·가시와 레이솔)의 어시스트가 나올 수 있도록 했다. 그가 중앙에서 공격을 풀어주면서 손흥민-이청용의 공격력이 더욱 살아났다.

나머지 두 자리가 중요한 것은 역시 손흥민과 기성용, 이청용과 호흡을 맞춰야 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기성용의 파트너는 기성용이 수비에서 공격으로 빠른 전환을 위해 전진할 때 만에 하나 있을 상대팀의 역습에 대비해 탄탄하게 포백 앞에서 저지해야 할 의무를 갖고 있다.

또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역시 손흥민-이청용 좌우 측면 공격수와 함께 상대팀 수비를 뒤흔들어야 한다. 제로톱 역할을 맡을 조영철(26·카타르SC)이나 이근호(30·엘 자이시)와 앞뒤로 자리를 맞바꾸는 스위칭도 예상된다. 상하좌우로 자유롭게 움직여야 한다. 활발한 활동량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공격의 연결고리가 끊겨 손흥민-이청용의 스위칭을 통한 공격도 힘을 잃게 된다.

물론 포백의 탄탄한 수비도 중요하다. 골키퍼의 선방 능력도 요구된다. 그러나 축구는 역시 골을 넣어야만 이기는 경기다. 승리를 위한 핵심 전력이 '판타스틱 5'인 이유다. 바로 이들이 한국 축구 변화의 핵심이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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