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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종합] 전인지 눈물의 역전극, 악플 악몽-준우승 징크스 모두 날렸다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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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종합] 전인지 눈물의 역전극, 악플 악몽-준우승 징크스 모두 날렸다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10.14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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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전인지(24·KB금융그룹)가 드디어 다시 정상에 올랐다. 2년 1개월 만에 이뤄낸 값진 쾌거다. 우승 인터뷰에서 눈물을 펑펑 쏟을 만큼 컸던 마음고생을 이겨내고 수확한 값진 트로피다.

전인지는 14일 인천 스카이72 골프클럽 오션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엮어 6언더파 66타를 적어냈다.

최종 16언더파를 272타를 써낸 전인지는 2위로 13언더파를 기록한 찰리 헐(잉글랜드)을 3타 차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우승상금 30만 달러(3억3990만 원)도 손에 넣었다.

 

▲ 전인지가 14일 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인터뷰 도중 눈물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5년 US여자오픈 깜짝 우승으로 LPGA에 이름을 알린 전인지는 데뷔시즌인 2016년 9월 또 다른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도 정상에 올랐고 신인왕과 함께 최저타수상(베어 트로피)을 수상하며 창창한 미래를 예고케 했다.

지난해에도 예감은 좋았다. 우승 기회가 많았다. 그러나 5차례나 준우승에 머물며 아쉬움을 삼켰다. 3위도 2차례나 있었다. 올해는 더욱 부진에 빠져들었다. 지난 5월 킹스밀 챔피언십 공동 2위 한 차례가 최고 성적이었다.

지난주 ‘여제’ 박인비를 대신해 나선 국가대항전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출전이 터닝포인트가 됐다. 대타로 부담이 컸지만 개인 4전 전승을 거두며 한국의 대회 첫 우승에 선봉에 섰고 이날 그 상승세를 이었다.

전인지는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4위로 4라운드를 시작했다. 우승을 장담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지만 전반 5개 홀에서 버디 5개를 쓸어 담으며 단독 선두로 올라서 우승 가능성을 키웠다.

 

▲ 전인지가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후반엔 시작과 동시에 10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주춤했지만 13번(파5), 15번(파4) 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섰다. 헐이 18번 홀(파5)에서 2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리면서 통산 3번째 우승이 확정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우승이 확정됐던 순간 지난 힘들었던 시간들과 함께 끝까지 저를 믿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이 생각나서 눈물을 많이 보였다”고 밝힌 전인지는 지난주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활약이 우승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말을 떠올리며 마지막 순간까지 버텼다고 말했다.

부진이 거듭되자 부정적인 사고가 그를 지배해가기 시작했다. “힘든 시간이 어느 순간 ‘탁’ 온 게 아니다. 조금씩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자신을 스스로 자꾸 바닥으로 밀어 넣었다”며 “악플이 힘들었던 마음과 아예 관계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아주 큰 부분을 차지했다”고 지난날을 되돌아봤다.

혜성 같은 등장에 많은 인기를 얻었지만 이후 이어진 부진과 함께 악플이 그를 따라붙었다. 외모에 대한 지적도 적지 않았고 뜬소문도 많았다. 웃어 넘기기 어려웠다. 머리 스타일만 바꿨을 뿐인데 남자친구와 결별을 시작으로 파혼설까지 나왔다. 이러한 것들에 휘둘리게 됐고 그러한 자신을 미워하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 전인지가 마지막 홀을 마치고 갤러리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인지의 마음의 병을 고쳐준 건 병문안을 갔던 할머니에 의해서였다. 그는 “생일(8월 10일)에 할머니의 축하를 받고 싶어서 새벽부터 병원에 갔다. 중환자실에 계셨는데 면회 시간 30분 중 29분 동안 저를 기억 못 하셨다”며 “제가 나오는 순간 제 손을 잡고 ‘건강해야 해’라고 말씀해주셨는데 병실에서 나오면서 ‘건강하지 못한 정신상태를 건강하게 해봐야겠다. 다시 시작하자’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구름 갤러리를 몰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한 전인지는 이날 우승을 확정 지은 뒤에도 자신에게 응원을 보낸 이들과 함께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쁨을 나눴다. 그는 “많은 팬분 앞에서 응원받으면서 제가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복 받은 사람인지 느낄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기쁨을 표했다.

전인지, 헐의 뒤를 이어 세계랭킹 1위 박성현(KEB하나은행)은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언더파, 최종 12언더파로 세계 2위 아리야 주타누간(태국)과 함께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로써 박성현은 9주 연속 세계 1위의 자리르 지키게 됐다.

고진영은 11언더파로 7위, 배선우는 10언더파로 공동 8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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