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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이름 빼고 인천을 입은 비룡군단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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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이름 빼고 인천을 입은 비룡군단의 변신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1.20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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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앤 홈 유니폼-인천 명시 얼트 유니폼, 팀워크-연고 정착 향한 의지

[스포츠Q 민기홍 기자] SK가 새 옷을 입고 새 시즌을 맞는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간 상대를 벌벌 떨게 만들었던 ‘왕조’ 유니폼을 벗는 것이다.

SK는 19일 “2006년 이후 9년 만에 선수단 유니폼에 변화를 시도했다”며 신규 유니폼 3종류를 공개했다. 원정 유니폼이 붉은색에서 회색으로 바뀐 점, 기존 유니폼에 있던 라인을 없애 한결 심플해진 점이 눈에 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홈 유니폼 뒷면에 선수 이름이 없다는 것과 'INCHEON'이 새겨진 얼트 유니폼을 입는다는 것이다. 농구단 나이츠에서도 종종 별명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나서 팬들의 시선을 끄는 SK다운 발칙한 행보다. ‘스포테인먼트’의 선두주자답다.

▲ SK가 9년만에 새 옷을 입는다. 빨간 원정 유니폼 대신 지역명이 박힌 얼트 유니폼(왼쪽)과 회색 유니폼(오른쪽)이 더해졌다.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이름값은 필요없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던 SK는 지난 2년간 가을야구에 명함을 내밀지 못했다. 전임 이만수 감독이 물러나고 김용희 감독 체제로 첫 시즌을 맞는 SK로서는 새 마음 새 뜻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싶을 것이다.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SK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팀 정신이었다. 유니폼에 이름을 없앤 것은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메이저리그(MLB) 최고 명문 뉴욕 양키스는 유니폼 등에 이름이 없다. 베이브 루스, 루 게릭, 조 디마지오, 미키 맨틀, 돈 매팅리, 데릭 지터 등 영구결번자가 즐비하다. 하지만 양키스의 힘은 스타에서 나오지 않는다. 핀스트라이프를 입는 순간 개인은 없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4년 86억원을 받는 ‘귀하신 몸’ 최정도, 프로야구 최고 상품성을 가진 슈퍼스타 김광현도, 군 복무를 마치고 컴백한 최고 중간 계투인 정우람도 필요 없다. 문학구장에서만큼은 그저 비룡군단의 일원일 뿐이다.

▲ SK의 신규 홈 유니폼에는 선수명이 들어가지 않는다. 14번 최정같은 슈퍼스타도 비룡군단의 일원일 뿐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 ‘인천’ 박고 나온다, 16년 연고 정착 노력의 산물 

얼트 유니폼에도 눈길이 간다. SK는 1947년 도시대항야구대회에서 우승한 인천군(仁川郡)의 유니폼을 재현했다. 미색 바탕에 'INCHEON'을 새겼다. 2005년과 2014년에 한 차례씩 입었던 옷을 이번 시즌부터는 일요일 홈경기마다 착용하게 된다.

이는 프로야구 초창기 삼성이 'DAEGU'를 가슴에 달고 나온 것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해태가 호남, 삼성이 대구 등 팔에 패치를 붙이거나 롯데가 로고와 엠블렘에 부산과 갈매기를 삽입한 것을 뛰어넘는다. 인천팀임을 강조하겠다는 의도다.

SK는 야구계를 평정했을 때도 ‘인천’이라고 외쳤다. 통합 4연패의 삼성이야 ‘최강’이 부끄럽지 않지만 10년간 포스트시즌과는 거리가 멀었던 LG가 ‘무적’을, 깊은 암흑기에 빠져 허우적대는 한화가 육성으로 ‘최강’을 외치는데도 그들은 지역명만을 부르짖었다.

▲ 2007년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 왕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어도 SK는 '최강', '모적'이 아닌'인천'이라고 외쳤다. [사진=뉴시스]

인천만큼 야구 역사가 파란만장한 곳이 없다. 삼미-청보-태평양-현대의 후신을 자처하는 넥센과 논쟁은 불가피하다. SK는 이에 아랑곳 않고 2002년 8월 삼미 유니폼, 2008년 5월 태평양 유니폼을 착용한데 이어 이제 ‘인천’이 박힌 유니폼을 매주 입겠다고 선언했다.

인천은 애향심으로는 꼴찌를 달리는 도시다. 토박이를 찾아보기 힘들다. KIA나 한화, 롯데가 인천 원정을 위해 방문했을 때는 어느 곳이 홈인지 모를 정도다. 대통령 선거나 지방선거 때마다 '전국의 축소판'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연고 정착이 힘든 지역, SK는 16년째 인천에 뿌리를 내리려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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