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17:37 (목)
전북 5총사,'어제의 인천 동지가 오늘의 적'
상태바
전북 5총사,'어제의 인천 동지가 오늘의 적'
  • 강두원 기자
  • 승인 2014.03.14 10: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남 김영광, 계약문제로 친정팀 울산경기에 나설지 불투명해

[스포츠Q 강두원 기자] 프로의 세계에서 이적은 빈번한 일이다. 프로는 더 좋은 조건을 찾아 혹은 자신의 자리를 찾아 이 팀에서 저 팀으로 옮겨가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 중 같은 리그의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경우는 자신의 전 소속팀과 경기를 치러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러나 프로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해야만 한다. ‘친정팀’이라고 해서 약한 감정에 휘둘려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프로라고 할 수 없다.

15일 2014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인천-전북, 울산-경남전에서 이러한 프로의식을 가지고 친정팀에 비수를 꽂으려는 선수들이 눈에 띤다.

◆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만나다‘

올 시즌 전북을 이끄는 5명, 김남일(37), 정혁(28), 정인환(28), 이규로(26), 한교원(24)은 15일 2014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친정팀' 인천을 상대로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인다.

37살이라는 다소 많은 나이에도 탄탄한 중원 지배력을 보여주고 있는 ‘진공청소기’ 김남일은 2년 간의 고향팀 생활을 뒤로 하고 올 시즌 전북의 녹색 유니폼을 입었다. 올해 첫 경기였던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G조 요코하마전에는 부상으로 결장했지만 지난 8일 열린 2014 K리그 클래식 개막전에서는 부산을 상대로 베테랑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3-0 승리를 이끌었다.

▲ 올 시즌 전북의 주축선수로 활약 중인 인천 출신 5총사 김남일, 정혁, 정인환, 이규로, 한교원이 친정팀을 상대로 비수를 꽂을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8일 2014 K리그 클래식 부산과의 개막전에서 한교원(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선제골을 넣은 후 동료 선수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전북현대 제공]

김남일과 함께 올 시즌 인천에서 전북으로 건너 온 한교원은 수준급 선수들이 즐비한 전북에서 3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하며 최강희 감독의 신임을 듬뿍 받고 있다. 부산전에서는 환상적인 시저스킥을 성공시키며 선제 결승골을 뽑아내 발끝 감각도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전북에서 2년차를 맞는 정혁과 정인환, 이규로 역시 중원과 수비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이며 전북 스쿼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정혁과 정인환은 개막 라운드 베스트 11에 선정됐다.

인천의 김봉길 감독으로서는 자신이 키운 선수들이 다른 팀으로 가 좋은 활약을 보이는 것이 배가 아플 수도 있지만 “제자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공을 차는 건 나에게도 좋은 일”이라며 덕담을 건넸다.

누구보다 인천을 잘 아는 인천 출신 5총사는 친정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기 위해 최선을 다할 전망이지만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만큼 체력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전북은 인천전을 치른 후 18일 중국원정을 떠나 지난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챔피언 광저우 헝다와 맞대결을 펼친다.

이에 따라 전북은 선수단을 이원화해 인천전에 주력선수를 제외할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전북에서 5총사 만큼 ‘봉길매직’을 잘 아는 선수가 없기에 친정팀을 상대로 진검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 울산 ‘구두로 출전금지 합의했다’, 경남 ‘임대료 냈으니 출전에 문제 없다’

인천-전북전 못지 않게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빅매치가 될 울산-경남전은 모든 시선이 수문장 김영광(31·경남)에게 쏠리고 있다.

올 시즌 주전자리 확보를 위해 울산에서 경남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김영광은 울산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울산에서만 201경기를 뛰며 현재 울산 소속 선수 중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했다.

2006년 울산에 입단한 김영광은 2010년 28경기 출전을 제외하고 매시즌 30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주전 수문장으로 울산의 골문을 지켜왔다. 그러나 지난 시즌에는 종아리 부상을 당하며 6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고 그나마 후배 김승규에게 주전자리를 내주며 결국 올 시즌 경남으로 임대됐다.

하지만 김영광의 울산전 출전은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통 한 선수가 같은 리그의 다른 팀으로 임대이적을 추진하면 양 팀은 계약서에 ‘원 소속팀과의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는다’라는 조항을 삽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울산과 경남은 김영광에 대한 임대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이 조항을 삽입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울산측에서는 양 팀 감독 간에 출전금지에 대한 구두합의가 있었다고 밝히며 김영광은 이번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경남측은 임대협상이 무상임대에서 유상임대로 조건이 변경되면서 임대료를 지불했기에 원 소속팀과의 대결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프로축구연맹은 14일 “양 팀 합의서에 출전금지조항이 없는 만큼 김영광의 경기 출전에는 문제가 없다. 도의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양 팀이 풀어가야 할 문제다”라며 선을 그었다.

경남 구단 관계자는 “김영광의 출전은 계약서 상 문제가 없지만 결정은 코칭스태프에서 할 사항이다”며 확답을 피했다. 울산 구단 관계자 역시 “계약과 관련된 사항은 민감한 부분이지만 경남에서 김영광을 출전시킨다면 별다른 조치를 취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kdw0926@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