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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차 -부품업계 '최장수 CEO'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 상처뿐인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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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차 -부품업계 '최장수 CEO'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 상처뿐인 영광?
  • 석경민 기자
  • 승인 2018.11.26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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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석경민 기자]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은 2000년부터 대표를 맡았다. 찬바람 쌩쌩 부는 겨울 대기업 임원들이 일자리를 잃는 와중에도 입지에 흔들림이 없었다. 
  
BMW 본사는 지난해 2월 임기를 마칠 예정이었던 그에게 3년 연임을 청했다. 18년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준 그만한 인물이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인생사 한 치 앞 알 수 없는 새옹지마다. 국내 자동차 및 차 부품업계 최장수 CEO로 군림해온 김효준 회장은 최근 체면을 구길 대로 구기고 있다. 여태껏 쌓아온 명성에 흠집이 난 사례가 한둘이 아니다. BMW코리아는 차량 이용자의 뒷목을 잡게 하고 잠재고객의 불안감을 부르는 소식을 자주도 전한다. 김 회장 경영 이력에 치명적인 오점이다.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 [사진=연합뉴스]

지난 여름 폭염으로 짜증이 극에 달했던 국민은 불에 탄 BMW를 보고 공포에 휩싸였다. 주행하다 옆에 520d가 보이면 행여 엔진룸이 터지는 건 아닌지 마음을 졸였다. 국토부 통계를 살펴보면 7,8월 두 달간 이틀에 한 번 꼴로 BMW 화재사고가 접수됐다. 

김효준 회장은 직접 진화에 나섰다. 황급히 기자회견을 열고 “고객과 국민, 정부 당국에 불안과 심려를 끼친 데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정부당국과 면밀히 협조해 리콜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고객 불안감과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진정성 있는 사과로 보였으나 3개월이 지난 현재 변한 건 아무 것도 없다. BMW는 신뢰를 잃었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뉴스들이 여전히, 연이어 나오니 여론의 뭇매를 맞는 건 당연지사.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응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는 이유다. 
  
지난 9일 MBC는 “BMW가 국내에선 해주지 않던 신형 모델에 대한 리콜을 미국에서는 해주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모델명 328d의 올해 생산분이 리콜 대상에 포함돼 있으나 한국 리콜 차량 가운데 328d에 사용된 엔진을 단 차량은 대거 제외됐다. 

김효준 회장의 편의 제공 약속도 빈축을 사고 있다. 
  
반성을 약속한 지 100일도 안 됐는데 BMW는 사고차량 주인에게 제공하던 대차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알려 물의를 빚었다. 완전한 합의를 보기 전까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도리일 텐데 세간의 관심이 멀어지니 슬그머니 발을 빼는 모양새다. 

 

연이은 화재사고에 고개를 숙였던 김효준 회장. [사진=연합뉴스]

BMW코리아가 지난해부터 차량 화재 위험을 인지했으나 불만을 토로하는 이들에게만 수리를 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한국소비자협회의 BMW 집단소송 법률자문을 맡은 법무법인 해온은 “2017년 10월 정비매뉴얼을 살펴보면 BMW가 화재가 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며 “고장 나지 않거나 차주들이 가만히 있을 경우엔 그냥 넘어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터지고 터지는 악재 속에 BMW코리아 판매량은 ‘당연히’ 떨어졌다. 
  
전년 동월 대비 기준 8월 42.0%(2383대), 9월 61.3%(2052대), 10월 51.6%(2131대) 감소했다. 한국 소비자 차별 논란, 피해자 집단 소송에다 매출 하락까지 삼중고를 이겨낼 방도가 없어 보인다. 만약 화재사고 민관합동조사 결과가 BMW코리아에 불리하게 나온다면 최고책임자가 직을 걸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최장수 CEO로 탄탄대로를 달려온 김효준 회장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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