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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한국골프박람회, 한국만의 색깔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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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한국골프박람회, 한국만의 색깔을 찾아라
  • 신석주 기자
  • 승인 2014.03.14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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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타 중심의 체험 기회 확대와 아울렛의 조화 필요

[300자 Tip!] 골프박람회는 1990년대 골프붐이 조성되면서 골퍼들의 다양한 정보와 클럽을 알리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20여년이 흐른 지금 이런 저런 박람회가 생겨나 식상한 면이 부각되고 있어 차별화된 변화가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근 시타를 중심으로 한 체험 기회와 프로골퍼의 원 포인트 레슨, 장타대회 등 다채로운 이벤트 등을 통해 활기가 넘치는 박람회로 변모하고 있다. 달라지고 있는 한국형 박람회를 알아보자.

[일산=글·사진 스포츠Q 신석주 기자]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계절, 필드로 나가고 싶은 골퍼들의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때맞춰 골프 트렌드와 다양한 신제품을 만날 수 있는 골프박람회가 열려 골퍼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2014 SBS골프 대한민국골프대전’(이하 SBS 골프대전)이 지난 13일 일산 킨텍스에서 시작된데 이어 ‘2014 한국골프종합전시회’가 오는 20일부터 코엑스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새로운 트렌드에 민감한 골퍼들을 들뜨게 하고 있다.

▲ 2014 SBS골프 대한민국골프대전이 13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사흘 간 일정으로 문을 열었다. [사진=SBS골프 제공]

그동안 골프박람회는 신제품을 한자리에서 보고 직접 시타할 수 있고 클럽 구매를 위한 다양한 가이드를 제시해주는 장으로 성장했다. 여기에 비싼 골프채를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아웃렛 개념이 강조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골프박람회의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아웃렛 개념은 유지하면서 골퍼들이 참여할 기회를 대폭 늘리는 등 박람회의 내용이 바뀌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 '아웃렛 중심'으로 급성장해 온 한국형 박람회

골프박람회는 좋은 품질의 클럽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며 빠르게 성장했다. 이로 인해 골프박람회는 매년 문전성시를 이루며 성행했고 골퍼들도 자연스레 ‘박람회=아웃렛’이라는 인식이 강해졌고 브랜드에서도 매출 증대라는 효과를 누렸다.

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생겼다. 박람회는 괜찮은 상품이 아닌 값싼 상품이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좋은 취지가 무색해졌고 골퍼들도 박람회에 염증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괜찮은 클럽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마음으로 박람회를 찾은 신춘혁(58)씨는 실망스럽다는 말을 꺼냈다.

▲ SBS 골프대전은 그동안 골프 아웃렛을 통해 보다 저렴하게 골프클럽을 구매할 수 있는 장이 되어 왔다.

신 씨는 “이곳에서 판매하는 물건들은 마치 팔다가 남은 것을 처리하기 위해 가져다 놓은 느낌이라 기대했던 것만 못해 실망스럽다. 숫자보다 품질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검증된 브랜드들을 선별해서 도떼기시장이 아닌 진짜 아웃렛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클럽 브랜드 관계자도 “그동안 골프박람회가 아웃렛에 편중되면서 박람회 본연의 가치를 꽤 잃어버린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시타 공간을 확보하면서 골퍼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고 박람회에 대한 인식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 박람회의 변화, 시타를 중심으로 한 체험 활성화

골프박람회가 최근 체험 중심으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 조금씩 아웃렛 중심에서 탈피하고 시타부스를 더욱 확대해 체험기회를 늘리는 등 보다 능동적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시타부스에 대한 참가 브랜드와 관람객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테일러메이드, 캘러웨이, 브릿지스톤, 던롭 등 다양한 클럽 브랜드들이 신제품 클럽을 총출동시켜 골퍼들이 시타할 수 있도록 했고 트랙맨이나 GDR 등을 이용해 정확한 샷 분석을 제공했다. 또한 전문 분석 요원을 배치해 스윙의 문제점까지 체크해서 골퍼들의 만족감을 한껏 높였다.

클럽 시타를 마치고 나온 김승혁(41)씨는 “골퍼라면 신제품 클럽을 다 쳐보고 싶은 욕구가 있다. 모든 브랜드를 돌면서 한꺼번에 쳐볼 수 있는 기회가 쉽지 않다. 좋은 기회인 것 같아 박람회를 찾았다. 시타를 통해 스윙 자세부터 구질까지 정확히 분석할 수 있어 유익했다”고 말했다.

▲ SBS 골프대전에서는 테일러메이드, 던롭, 브릿지스톤, 캘러웨이 등 다양한 클럽을 시타해 볼 수 있다.

◆ 한국형 박람회는 시타 체험과 아웃렛이 조화 이뤄야 

한국 관람객들은 한국 골프박람회가 미국의 PGA 머천다이즈쇼처럼 성장하길 바라고 있다. 골퍼들은 보다 다양한 브랜드가 참가하고 유익한 용품들이 많이 전시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세계 최대의 골프박람회인 PGA 머천다이즈쇼는 매년 1월 마지막 주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3일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오렌지카운티센터에서 열려 ‘올랜도쇼’라고 불린다.

PGA 머천다이즈쇼는 매년 전 세계 골프업계를 이끌어 가는 최고의 골프쇼로, 1000여개가 넘는 골프업체들이 참가한다. 이곳에서는 새로운 시즌의 신제품이 전시돼 골프 업계의 흐름을 한 눈에 느낄 수 있어 4만여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찾을 만큼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골프산업 관계자들은 우리나라 박람회가 PGA 머천다이즈쇼와 같이 성장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한다. 그 대신 시타 체험 등의 활동적인 부분과 저렴한 쇼핑이 가능한 아웃렛은 뗄 수 없는 중요한 키워드라고 말한다.

대한민국골프대전을 준비한 SBS골프 관계자는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PGA 머천다이즈쇼에서는 브랜드들의 신제품을 처음 공개해 프로골퍼나 골프관계자에게 알리고 판매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하지만 수입 브랜드가 주류를 이루는 한국 골프시장에서는 이미 신제품에 대한 정보가 다 공개돼 미국과 같은 행사를 치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 수많은 골퍼들이 SBS 골프대전을 찾아 골프의 새로운 트렌드를 경험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골퍼들이 신제품을 직접 보고 체험하는 한국형 박람회로 성장시켜나갈 것이다. 신제품 시타회를 더욱 확대하고 다채로운 이벤트를 준비해 골퍼들이 즐겁게 참가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라면서 “박람회와 아웃렛은 모두 한국 골퍼에게 중요한 부분이다. 올 가을에 아웃렛을 중심으로 한 박람회를 다시 개최해 골퍼들에게 질 좋은 클럽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취재후기] 기자가 골프박람회를 찾은 13일은 평일인데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댔고 활기가 느껴졌다. 그동안 아웃렛 중심으로 침체됐던 박람회가 시타 중심의 체험 기회가 늘어나 골퍼도 유익하고 브랜드도 신제품을 알리는 데 더욱 효과적이다. 한국골프박람회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chic423@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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