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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리가의 EPL 따라잡기, 우레이-이강인으로 아시아시장 개척 탄력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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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리가의 EPL 따라잡기, 우레이-이강인으로 아시아시장 개척 탄력받나?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2.1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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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최근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1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사나이는 단연 중국의 우레이(28·에스파뇰)다. 라리가가 우레이 특수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 우레이가 스페인 무대에 입성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중국 시장이 가진 잠재력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중국 매체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우레이의 유니폼 판매 지분은 이미 팀 내 1위가 됐다. 판매량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레이는 데뷔전에서 페널티킥을 유도하는 등 3경기 연속 출전했다.

구단에 따르면 그의 데뷔전은 무려 4000만 명의 중국인이 TV로 경기를 시청했다는 집계다.

 

▲ 우레이(사진)가 에스파뇰에서 라리가에 공식 데뷔해 페널티킥까지 유도하는 활약을 펼치자 라리가 공식 SNS 계정은 이를 축하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사진=라리가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내준 세계 최고 인기 축구리그 타이틀을 되찾고자 아시아 시장 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는 라리가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우레이의 에스파뇰 입단 소식을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전했던 라리가는 지난 3일 우레이의 데뷔전을 축하한다는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이강인(18·발렌시아)이 프리시즌에 홈구장 메스타야에서 첫 골을 넣었을 때처럼 라리가 차원에서 아시아 시장에 어필하는 움직임 중 하나다.

라리가는 국제적 마케팅을 통해 리그를 알리겠다는 판단 하에 2017년 1월부터 라리가 글로벌네트워크를 설립, 45개 국가에 주재원을 파견해 홍보에 힘쓰고 있다.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 대륙 별로 지사를 두고 있는데 아시아에는 중국에 2개, 인도와 싱가폴에 각각 1개의 지사를 두고 있다. 싱가폴 지사는 중국과 인도를 제외한 한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전 지역을 커버한다.

SNS를 통해 국가와 시장에 맞춰 상호교류를 증대하는 업무도 맡고 있다. 이미 페이스북에서 5087만 명(19일 기준)의 팔로워를 보유하며 EPL(4218만 명)을 제쳤다. 인스타그램에서도 1530만 명의 팔로워를 확보하며 EPL(2380만 명)을 쫓고 있다.

 

▲ 라리가는 이번 시즌에 앞서 시즌 설명회를 열더니 시즌이 한창인 지난 13일 축구 매체들을 초청해 '더비 설명회'를 진행했다. [사진=스포츠Q DB]

 

서상원 라리가 한국 주재원에 따르면 설립 한 시즌 반 만에 매출도 싱가포르 지사에선 상업적인 흑자를 냈다. 중국 지사는 2017~2018시즌 1000만 유로(12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사무국 내부에서도 충분한 성과를 보고 있다는 판단이다.

서 주재원은 “라리가의 이런 움직임을 따라 EPL 역시 최근 싱가포르에 사무실 오픈했다. 라리가는 EPL과 격차를 줄이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투자해야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나라에 직원을 파견한 스포츠 리그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라리가는 지난해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엘클라시코’ 더비를 단체 관전하는 뷰잉파티 행사를 서울 등 아시아 전략적 요충 도시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앰버서더로 활동 중인 페르난도 모리엔테스가 방한해 한국 팬들과 호흡했다. 서 주재원은 “이강인과 백승호(지로나)를 통해서 한국에서 어필할 수 있는 행사를 구상 중이며 조건이 맞는다면 앰버서더를 다시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EPL이 본격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은 박지성(은퇴), 이영표(은퇴),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등 대표팀 선수들이 활약하면서 부터다. EPL에서 아시아 팬들이 경기를 시청할 수 있도록 하고자 주말 한 낮 경기를 편성했듯 라리가도 최근 취약시간을 벗어나려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 이강인(사진)은 지난달 13일 바야돌리드전을 통해 라리가에 공식 데뷔했다. 올 시즌 1군에서 컵 대회 포함 공식적으로 8경기를 소화했다. [사진=발렌시아 공식 홈페이지 캡처]

 

라리가는 또 이번 시즌부터 페이스북과 제휴를 맺고 인도 아대륙에서 3년간 페이스북을 통해 전 경기를 무료로 생중계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2부리그인 라리가123(세군다 디비시온)을 동영상 공유 서비스 유튜브(YouTube)를 통해 한국 등 155개국에서 생중계로 내보내고 있다.

아시아 축구강국이자 축구 산업이 큰 규모에 속하는 한국과 일본, 중국의 간판 스타들이 현재 라리가에서 활약하고 있다. 일본에선 레알 베티스 소속으로 겨울 이적시장에서 데포르티보 알라베스로 임대된 이누이 다카시와 시바사키 가쿠(헤타페) 등이 뛰고 있다. 한국은 이강인과 백승호 등 기성용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평가받는 중앙 미드필더 자원들이 국왕컵과 리그에서 얼굴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강인과 백승호의 활약에 따라 한국 시장에서 라리가가 갖는 입지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레이가 자국 구단주를 등에 업은 ‘유니폼 팔기용 선수’라는 조롱을 딛고 라리가에 연착륙할 수 있다면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 공략을 통해 라리가의 ‘EPL 따라잡기’ 프로젝트는 순풍에 돛을 단 배처럼 순항할 전망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미 중국 시장의 잠재력은 확신할 수 있을만한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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