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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형 쩔쩔 매게 만든 '한호빈 말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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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형 쩔쩔 매게 만든 '한호빈 말뚝'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3.15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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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 수비에 공격 위력 잃어…부상으로 빠지자 펄펄

[잠실학생체=스포츠Q 박상현 기자] 주인공은 신인 한호빈(23·고양 오리온스)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4쿼터 후반 발목 부상을 실려나갔고 결국 주인공은 또 다시 김선형(26·서울 SK)의 몫이었다.

문경은 SK 감독의 말을 빌리자면 김선형은 '고삐 풀린 망아지'다. 나쁜 뜻은 아니다. 그야말로 코트 여기저기를 휘저으면서 상대 수비를 흔들어놓는다. 문 감독 역시 김선형에게 실수해도 좋으니 고삐 풀린 망아지가 되라고 주문한다.

그러나 김선형은 3쿼터까지 한호빈이라는 말뚝에 묶여 있었다.

단대부중과 단대부고, 건국대를 졸업한 한호빈은 득점력도 괜찮지만 수비 하나는 일품인 선수. 올해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6순위로 오리온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 고양 오리온스 한호빈이 1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서울 SK와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쿼터 후반 왼쪽 발목 통증을 호소하며 들 것에 실려나가고 있다. [사진=KBL 제공]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한호빈에게 김선형 봉쇄를 주문했다. 1차전에서 이현민이 김선형을 제대로 막지 못해 경기를 내줬다는 분석이 있었다. 김선형 역시 한호빈의 수비를 정규 시즌 내내 당한 적은 있었지만 생소했다.

추 감독의 작전은 대성공이었다. 이현민에게 변기훈 수비를 맡기고 한호빈을 김선형 전담 마크맨으로 맡기면서 SK의 공격력이 크게 약화됐다. 김선형이 막히니 변기훈이나 애런 헤인즈로 가는 공격 통로가 봉쇄됐다. 나이가 어려 체력 하나만큼은 자신있는 한호빈은 경기 내내 김선형에 압박수비를 가하며 괴롭혔다. 이에 부담을 느낀 김선형은 이날 3개의 턴오버를 기록했다.

하지만 한호빈이 빠져나가면서 김선형을 묶어놨던 말뚝의 고삐가 풀렸다. 종료 3분여를 남기고 한호빈이 발목 부상을 호소하며 들것에 실려나갔다. 이후 김선형을 앞세운 SK는 무려 12점을 몰아쳤다. 한호빈이 나가기 전까지 68-73이었던 경기는 80-78로 끝났다. 3분여동안 SK가 무려 12점을 넣은 것이다.

한호빈은 공격에서도 발군이었다. 정규 시즌 내내 7개밖에 성공시키지 못했던 3점슛을 이날에만 3개를 넣었다. 평균 2.8득점에 그쳤던 그는 이날에 11득점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발목 부상으로 모든 것이 빛이 바래고 말았다.

▲ 고양 오리온스 한호빈(왼쪽)이 15일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서울 SK 김선형의 수비를 받으며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추일승 감독은 안타까운 마음 뿐이다. 추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한)호빈이가 공격에서도 잘해줬고 수비도 좋았다. 다만 발목 부상이 안타깝다"며 "어린 선수라 금방 회복하긴 할 것 같은데 (3차전에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말을 흐렸다.

한호빈에게 꽁꽁 묶였던 김선형도 "겉으로는 아닌 척 했지만 호빈이가 계속 압박하면서 심리적으로도 쫓겼다. 내가 흔들리니까 변기훈, 헤인즈도 함께 흔들려 당황스러웠다"며 "준비를 잘해서 3차전에 똑같이 당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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