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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경기력 향상·치아 보호 효과 '마우스가드' 대중화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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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경기력 향상·치아 보호 효과 '마우스가드' 대중화되려면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2.02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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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스포츠치의학회, 동계 학술대회 개최…의료보험 적용·선수들 인식 변화 강조

[스포츠Q 이세영 기자] '헬멧으로 머리 보호하듯 마우스가드로 치아 파손도 미리 예방하자.'

우리가 흔히 마우스피스라고 부르는 마우스가드는 복싱 등 격투기 종목 선수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지금은 구기종목이나 생활체육에서도 이를 착용하고 경기하거나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치아는 흔히 오복의 하나라고 한다. 그러나 심신을 건강하게 하기 위한 스포츠를 하면서 치아가 마모되거나 파손된다면 이보다 더 안타까운 일도 없다. 치아는 외부의 직접적인 충격 없이도 마모될 수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이를 악물고 운동하는 경우다.

실제로 쇼트트랙 국가대표 신다운은 지난해 11월 월드컵 대회에서 소치 동계올림픽의 부진을 만회하고자 이를 악물고 뛰었다. 지나치게 필승을 다짐해서였는지 그는 실제 경기 도중 어금니가 부러졌다.

▲ 정재성 삼성전기 배드민턴단 코치가 지난달 31일 대한스포츠치의학회 주관 동계 학술대회에서 소속팀 선수들이 마우스가드의 덕을 본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아직 한국에는 스포츠치의학에 대한 이해가 없어 보편화돼 있지 않지만 외국에서는 어릴 때부터 치아 보호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가벼운 운동을 할 때도 마우스가드를 하는 문화가 정착돼 있다.

지난달 31일 강동성심병원에서는 대한스포츠치의학회 주관으로 동계 학술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한국이 앞으로 스포츠 강국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치과의사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 치아건강·자신감 향상에 도움

운동선수에게 치아는 경기력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프랑스는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 선수들의 치아 상태를 철저하게 파악해 치료했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치아가 건강하지 않으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부상 위험도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류재준 고려대 안암병원 치과 과장은 "경기력의 기본은 치아 건강"이라고 강조했다.

마우스가드는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가져다줄 뿐 아니라 치아가 보호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안정감을 심어주기도 한다.

이종훈 아이스하키 청소년대표팀 감독은 "아이스하키 선수가 마우스가드를 착용하는 것은 치아 손상을 예방하기 위한 최소한의 보호"라며 "통계자료에 따르면 마우스가드를 착용할 경우 최대 60배나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아울러 마우스가드를 끼는 것이 목이나 머리 등 다른 부위의 부상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이종훈 아이스하키 청소년대표팀 감독이 지난달 31일 대한스포츠치의학회 주관 동계 학술대회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정재성 삼성전기 배드민턴팀 코치도 "시속 300㎞가 넘는 스매싱을 날리려면 어금니를 물 수밖에 없는데 소속팀 선수들이 마우스가드를 착용한 뒤에는 파워가 향상된다고 입을 모은다"며 "특히 이용대는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이 마우스가드가 있어 가능했다'고 말할 정도"라고 밝혔다.

마우스가드는 생활체육에서도 이점을 가지고 있다. 생활체육 중에서도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은 주로 딱딱한 바닥에 이를 부딪쳐 출혈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은데 마우스가드를 쓸 경우 충격이 흡수돼 치아를 보호할 수 있다. 류재준 과장은 "마우스가드는 힘이 가해지는 면적을 증가시켜줌으로써 단위면적당 가해지는 힘을 줄여준다"고 강조했다.

◆ 맞춤형 마우스가드 보급 절실

하지만 마우스가드를 착용하는 것에도 원칙은 존재한다. 자신의 치아에 꼭 맞는 제품을 끼워야 한다는 것. 많은 선수들이 시중에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좋지 않다는 주장이 나왔다.

송형석 계명대 태권도학과 교수는 "맞춤형이 10만원대인 것에 반해 가격이 2만원대로 저렴하기 때문에 많은 선수들이 쓰고 있다"며 "스포츠센터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반형을 착용할 경우 호흡이 곤란해지고 착용할 때 자주 빠진다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저렴하고 안전한 맞춤형 마우스피스가 보급돼야 하지만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부담이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송 교수는 "국가적인 지원이 뒷받침되거나 의료보험이 적용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마우스피스를 착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도움된다"고 강조했다.

▲ 송형석 계명대 태권도학과 교수가 지난달 31일 대한스포츠치의학회 주관 동계 학술대회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맞춤형 마우스가드가 하악의 모든 치아를 보호한다고 주장한 류재준 고려대 안암병원 치과 과장은 "마우스가드가 선수의 입에 잘 맞아야 운동 중에 떨어지지 않는다. 호흡하기에도 편하다"고 말했다.

◆ "마우스가드 이점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스포츠치의학에 대한 대중의 이해가 아직 부족한 만큼 학회 차원에서 노력해야 할 점도 지적됐다. 스포츠치의학과 마우스가드에 대한 홍보 부족이 주를 이뤘다.

이종훈 감독은 "치의학이 스포츠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에 비해 홍보가 부족하다"며 "그동안 스포츠 의학이 많은 발전을 이뤘지만 한국에서 스포츠치의학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아이스하키에서 마우스가드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아직도 전체 선수들의 60%가 입에 물고만 있다. 심지어 착용을 거부하는 선수들도 있다"며 선수들의 인식 전환도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에 류재준 과장은 "SNS에 마우스가드를 착용한 사진을 올리자. 치과의사 본인이 먼저 업로드해 널리 알리자"는 홍보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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