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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감소+직원이탈+민원증가', 차태진 AIA생명 대표 '성과주의'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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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감소+직원이탈+민원증가', 차태진 AIA생명 대표 '성과주의'의 그늘?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3.2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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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AIA생명 최초 한국인 CEO로 주목을 받았던 차태진(53) 대표에 대한 신뢰도에 의문부호를 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심지어 ‘실적을 내지 못하는 성과주의자’라는 비아냥거림도 나올 정도다. 

최근 보험업계에선 차태진 AIA생명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취임 후 급속도로 실적을 향상시키며 능력을 인정받았던 것과 달리 최근 여기저기서 문제가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성과를 내기 위해 직원들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방식에 문제가 터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 차태진 AIA생명 대표가 성과주의를 앞세우면서도 영업 이익 감소세와 설계사 등록 정착률, 민원 증가로 인해 능력을 의심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차 대표는 사실 범상치 않은 이력을 자랑한다. 컨설팅회사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던 그는 푸르덴셜생명에 보험 설계사로 들어가더니 이후 메트라이프에선 개인영업총괄을 맡았고 ING생명으로 옮겨선 영업 총괄부사장 등을 거치며 업계에서 명성을 쌓았다.

2015년 AIA생명 수석부사장이 된 그는 5개월 만인 2016년 2월 대표로 부임해 단기간에 실적을 크게 향상시키며 장밋빛 미래를 예고하는 듯 했다. 성과주의자라는 명성답게 효율성 제고에 적극 나섰다.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풍부한 현장 경험을 살려 영업력을 높이는데 집중했다.

이는 눈에 띄는 성과로 이어졌다. 

부임 첫해 2585억9430만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는데, 이는 전년도(1343억1022만 원)보다 92,5% 증가한 수치였다. 2017년에도 11.2% 증가한 2875억5856만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큰 좌절을 맛봤다. AIA생명이 한국 진출 30여년 만에 지점 형태에서 법인으로 전환했는데 당기순이익이 685억6428만 원으로 수직 낙하했다. 전년대비 무려 76.2%의 감소세다.

그의 몰아붙이기식 영업 전략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AIA생명 측은 법인 전환으로 인한 세금 발생을 이유로 꼽는다. 일정 부분 인정할 수밖에 없기도 하다. 무려 1000억 원이 넘는 법인세를 납부했기 때문이다.

 

▲ 한국에 법인을 설립한 뒤 하락세를 타고 있는 AIA생명. 올해 반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AIA생명 공식 페이스북 캡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이익이 40% 가까이 준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게다가 법인 전환에 대해 강력히 요구한 것도 차 대표였기에 손실과 관련한 책임도 떠안아야 한다. 

여기에다 차 대표의 지나친 실적 중심주의에 대한 문제도 제기된다. 신규 등록 후 1년 이상 정상적 보험모집활동에 종사하는 설계사 인원 비율을 나타내는 설계사 등록 정착률에서 33.9%를 기록했다. 10명 중 3명만이 1년 이상을 버틴다는 것으로 업계 평균(40.4%)을 밑도는 수치다. 2017년에도 30.8%로 생보사 평균(38.6%)과는 큰 차이를 나타냈다. 

고객들의 커지는 불만도 문제다. 지난해 AIA생명 4분기 민원 건수는 직전 분기 대비 45.9%나 증가했는데 이는 24개 생보사 가운데 2번째로 높은 것이다. 같은 기간 푸본현대생명(-43.9%), 삼성생명(-20.1%)이 감소세를 나타낸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무리하게 직원들에게 성과주의를 강조해 압박과 부담을 주고 이러한 과정에서 불완전 판매가 증가하는 등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더불어 법인 전환 이후 막대한 실적 하락세를 놓고 보면 이 또한 성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민단체들과 함께 뇌성마비 장애아동, 전 현직 축구선수, 취업준비생 등을 대상으로 한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며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 차 대표와 AIA생명이지만 당장 올해 큰 폭의 반등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한국인 최초 AIA생명 대표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을까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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