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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래-조현준 구하기? 효성그룹, 변호사비 400억 회사 돈으로 파장 알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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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래-조현준 구하기? 효성그룹, 변호사비 400억 회사 돈으로 파장 알파만파
  • 석경민 기자
  • 승인 2019.05.02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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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석경민 기자] 재계서열 26위 효성그룹이 총수일가의 변호사 비용으로 400억 원이 넘는 회사 돈을 쓴 정황이 포착돼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SBS는 지난달 22일부터 최근까지 ‘끝까지 판다’팀의 탐사보도로 효성을 집중 조명했다. 탈세와 횡령·배임, 검찰 출신 전관예우 등이 얽힌 전형적인 한국형 재벌 사건이다.

SBS가 입수한 효성 내부 자료에 따르면 효성은 검찰 최고위직 출신 전관 변호사를 고용하면서 자그마치 400억 원에 이르는 비용을 회사 돈으로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왼쪽)과 그의 아들 조현준 효성 회장. [사진=연합뉴스]

 

효성은 조석래-조현준 부자가 2013년 1300억 원대 탈세 등에 연루되자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68억7000만 원, 다른 법무법인과 검찰 고위직 출신 전관 변호사에 52억4000만 원을 지불했다. 효성은 지난해 초 조현준 회장이 200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될 때까지 수사 단계 변호사 비용으로 186억 원을 회사 돈으로 입금했다. 김앤장에 123억9000만 원, 다른 법무법인과 검찰 전관 변호사에 63억 원을 각각 썼다.

뿐만 아니다. 효성TNS를 비롯한 6개 계열사가 오너일가 비리와 연관된 사건에 변호사 비용 100억 원을 추가 지급한 사실도 밝혀져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효성은 2013년 검찰이 회사와 총수 가족들의 집을 집중적으로 압수수색하거나, 2017년 검찰이 조현준 회장에 대한 수사를 본격 시작하는 등 고비가 닥칠 때마다 검찰 고위직 출신 변호사들과 잇따라 계약을 맺었다. 특수 수사통으로 이름을 날린 검사장 출신, 수사 경력이 화려하고 요직을 거친 검찰 전관들의 이름이 등장한다.

효성은 검사장 출신에게 대부분 3억 원 이상의 자문료를 줬다.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있는 맞춤형 전관 변호사들에겐 천문학적 계약료를 단기간에, 그것도 선불로 지급하는 파격적인 방법을 썼다는 게 SBS의 주장이다.

2013년 총수 일가 조세포탈 사건 수사단계에서 지출된 변호사 비용 중 조석래 명예회장이 개인 부담한 비용은 고작 3억 원이다. 2017년 조현준 회장의 횡령·배임 사건에서 쓰인 변호사 비용 중 조현준 회장 개인이 부담한 비용은 15억 원이다.

효성은 상장기업이다. 주주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대법원 판례는 총수의 개인 비리 변호사 비용을 회사 돈으로 처리했을 경우 횡령이나 배임에 해당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 효성그룹. [사진=연합뉴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성명을 내고 효성 총수 일가 전면적인 재수사를 주장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도 지난달 30일 조석래 명예회장과 조현준 회장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를 수사해달라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효성 측은 “여태껏 제기된 소송들은 회사 역시 당사자였던 사건이었다. 개인만을 당사자로 둔 사건에 회사 돈을 쓴 일이 없었다”며 “수사 과정에서 오해가 해소될 것으로 믿는다”고 해명했다. 더불어 “회사돈에서 지급한 변호사 비용은 400억 원이 아니고 200억 원 수준”이라며 “회사와 개인이 부담할 비용은 각각 명확히 구분해 처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 돈으로 형사사건에 연루된 총수를 구하는 재벌가의 일그러진 행태. 재판부는 어떤 결정을 내릴지 대중의 핫한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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