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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김성근의 '범' 키우기, 독수리 마운드 새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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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김성근의 '범' 키우기, 독수리 마운드 새 바람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2.12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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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과 재회한 송은범, 암흑기였던 두 시즌 부진 탈출 햇살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한때 마운드의 주축이었다가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졌던 송은범(31·한화)이 재기에 성공할 것인가.

지난 두 시즌 암흑기를 보냈던 송은범이 새로운 팀 한화의 마운드 주축이 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스프링캠프에서 치른 자체 청백전에서도 예전의 구위를 보여주며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송은범은 2009년 SK에서 12승 3패, 승률 0.800을 기록할 정도로 에이스로 발돋움하려 하고 있었다. 2010년에도 8승 5패 8세이브 4홀드에 평균자책점이 2.30에 불과했을 정도로 SK 마운드의 한 축을 책임졌다.

선발과 중간, 마무리를 오가면서 모두 자신의 몫을 다해줬던 송은범은 전성기였을 당시 삼성과 트레이드할 경우 오승환(33)과 급이 맞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을 정도였다. 우완 에이스이자 당시 김성근 감독의 '황태자'로까지 불렸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했다.

그러나 2013년 5월 KIA로 이적한 이후 송은범은 예전의 면모를 잃었다. 두 시즌 동안 기록한 것이 5승 15패에 평균자책점도 7.33으로 부쩍 높아졌다. 이미 전성기가 지나가 내리막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송은범이 SK에서 전성기를 보냈던 당시 사령탑이었던 김성근 감독이 그를 다시 품어안았다. 김 감독은 다시 한번 애제자를 마운드의 축으로 부활시키려 하고 있다.

▲ 송은범이 지난 10일 일본 고치에서 열린 자체홍백전에 등판,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FA라도 예외없어" 오키나와로 방출

한화가 지난 시즌 최하위로 떨어진 이유는 분명했다. 선발진부터 무너진 마운드가 문제였다.

이태양이 7승 10패로 분전하긴 했지만 평균자책점이 5.29에 달했다. 유창식은 시즌 초반 부활의 조짐을 보였지만 4승 4패에 그쳤다. 한화 투수 가운데 두자리 승리를 기록한 선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다르다. 송은범과 함께 배영수(33)까지 자유계약선수(FA)로 데려왔다. 삼성 선발진의 한 축이었던 배영수와 전성기 기량을 회복할 경우 두자리 승수가 기대되는 송은범은 단연 이번 시즌 한화 마운드의 핵심이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이들에게 특별대우를 해주지 않았다. 오히려 더 혹독했다.

일본 고치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한화는 배영수, 송은범 등이 몸 상태가 좋지 않자 오키나와로 방출(?)했다. 김성근 감독은 "고치 스프링캠프는 연습하는 곳이지 재활하는 곳이 아니다. 오키나와에서 제대로 몸을 만들고 돌아오라"고 지시했다.

이 가운데 송은범은 가벼운 근육통 정도였지만 김성근 감독은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는 예외없이 오키나와로 보냈다. 송은범에게 가해진 첫번째 채찍질이었다.

◆ 고치로 돌아온 송은범 3이닝 4K 무실점

오키나와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재활을 끝낸 송은범은 고치로 돌아와 지난 10일 자체홍백전을 치렀다. 백팀의 일원으로 구본범, 마일영에 이어 세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3이닝 동안 39개의 공을 던지면서 11명의 타자를 상대로 안타 2개와 볼넷 하나만을 내주고 삼진 4개를 잡아내며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3회초에 마운드에 선 송은범은 첫 타자 박노민을 상대로 삼진을 잡아내며 기분좋게 출발한 뒤 황선일과 김태균을 모두 유격수 앞 땅볼로 잡아내며 깔끔하게 이닝을 마쳤다. 4회초 역시 지성준과 채기영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삼자범퇴로 막았다.

5회초 박노민과 황선일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는 듯 보였지만 김태균을 2루수 앞 땅볼 더블플레이로 처리하며 아웃카운트를 2개로 늘렸고 지성준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채기영을 다시 삼진으로 잡아내 이닝을 마쳤다.

자체홍백전이 6이닝으로 타자 6명만 상대하는 미니게임이라고 하지만  아웃카운트를 삼진 또는 내야 땅볼로만 잡아내는 모습은 대표적인 우완 에이스로 위용을 자랑했던 SK에서 전성기를 실감케 했다.

김성근 감독은 "입단 기자회견 당시 뺨을 만지면서 앞으로 잘하라고 정신차리라고 했다"며 "송은범은 원래 성격이 급한 편이다. 지난 두 시즌도 여유를 갖지 못하고 던지다보니 제구력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발과 계투, 마무리 어디에 갖다놓아도 제 몫을 하는 선수"라며 "완벽하게 부활한다면 송은범은 선발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고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는 계투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송은범의 부활 프로젝트는 시작됐다. 김성근 감독도 이미 송은범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 상태다. '범'의 부활과 포효에 올시즌 독수리의 힘찬 날갯짓이 달려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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