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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 평창 향한 '무한도전'이 계속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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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 평창 향한 '무한도전'이 계속 되려면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3.17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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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패럴림픽 '노메달', 경기력 향상 위한 지원책 절실

[스포츠Q 박상현 기자] '겨울 장애인스포츠의 대축제' 2014 소치 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이 17일 폐회식에서 4년 뒤 평창에서 만날 것을 기약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한국 선수단은 이번 소치 동계패럴림픽 휠체어컬링과 아이스슬레지하키 등에서 메달권 진입을 노렸다. 아이스슬레지하키는 4강권 진입 및 메달 획득을 노리며 해외 전지훈련까지 다녀왔지만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2010 밴쿠버 패럴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냈던 휠체어컬링 역시 3승6패에 그치며 10개국 가운데 9위에 머물렀다.
 
대회 마지막날 양재림이 알파인스키 여자회전 시각경기에 나서 투혼을 발휘했지만 4위에 그치면서 끝내 입상하지 못했다.
 
메달이 전부가 아니라지만 경기력이 대회 성공개최의 주요 변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성적이 필요했던 것은 사실이다. 차기 대회 개최국의 성적이 좋지 못하다면 관심에서 멀어지기 때문이다.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산적한 숙제를 남은 4년동안 풀어야 한다는 과제를 남긴 소치 대회였다.

▲ 아이스슬레지하키대표팀이 지난 8일 경기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선전을 펼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승부치기로 승리했지만 이후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2연패, 4강에 들지 못했다.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 실업팀 동계종목은 단 둘, 예견된 부진
 
장애인 스포츠 실업팀이 그렇지 않아도 적은 한국 스포츠지만 동계종목은 더욱 척박하다. 실업팀이 아이스슬레지하키의 강원도청 팀과 장애인 스키의 하이원 팀, 단 둘밖에 없다.
 
실업팀이 종목마다 하나밖에 안되다 보니 전력 향상에 어려움을 겪는다. 아이스슬레지하키의 강원도청은 클럽팀과 실력차가 너무나 크고 장애인 스키도 마찬가지다. 리그를 치르지 못하는, 경쟁할 팀이 없는 실업팀은 큰 의미가 없다.
 
실업팀이 없다는 것은 두껍지 못한 선수층과 실전 경험 부족이라는 문제로 이어진다.
 
아이스슬레지하키 대표팀은 17명이 엔트리라 11명의 강원도청 선수들로만 모자라 나머지 6명을 클럽 선수로 채운다. 하지만 실력차가 현격해 주축 선수들을 계속 기용할 수밖에 없고 이는 급격한 체력 저하로 이어진다.
 
실제로 김익환 감독은 "첫 두 경기를 마치자 선수들이 체력고갈과 부상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 휠체어컬링대표팀이 지난 8일 아이스큐브 컬링 센터에서 벌어진 소치 패럴림픽에서 신중하게 스톤을 굴리고 있다. 휠체어컬링은 입상권 진입을 노렸지만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9위에 그쳤다.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또 실전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은 조금만 환경이 달라져도 경기력을 100% 발휘하지 못한다는 문제를 초래한다. 실제로 휠체어컬링 대표팀의 경우 빙질에 빨리 적응하는 능력이 모자란데다 작전도 다양하지 않아 세계 강호들과 경쟁하기에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 아이스슬레지하키 대표팀은 러시아를 승부치기 끝에 꺾었고 7, 8위전에서도 투혼을 발휘해 7위를 차지한 것에도 보듯 실업팀 추가 창단이 이뤄진다면 경쟁을 통한 실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대표팀 선수 모두가 클럽에서 활동하는 휠체어컬링도 실업팀이 필요하다. 클럽에서 활동하다보니 훈련도 비정기적일 수밖에 없고 실력 향상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실업팀이 만들어진다면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실력을 키울 수 있다.
 
만약 홍보 효과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실업팀 창단을 꺼려 한다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것도 고려할만하다. 이미 하계 종목 가운데에는 비장애인 스포츠팀이 장애인 선수를 받아들여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 잠재력 가진 유망주 발굴도 시급
 
알파인 스키에 출전한 박종석(47)은 2006년 토리노 대회부터 세차례 연속 패럴림픽에 출전한 베테랑이다. 알파인 스키 좌식 활강에 출전한 그는 이번 대회에서 개인 최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나이에서도 알 수 있듯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기엔 무리가 있다.

▲ 박종석이 지난 8일 열린 알파인 스키 좌식 활강에 출전, 경기를 펼치고 있다. 개인 최고기록을 세우는 등 베테랑다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40대 후반의 나이라는 점에서 세대교체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이는 유망주 발굴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현역 선수들의 나이가 많아 경기력이 제자리걸음 또는 뒷걸음치고 있는 것이다.
 
세대교체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미래는 없다. 우수한 잠재력을 가진 신인들을 적극 발굴하고 훈련을 지원하는 효율적인 체계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유망주 발굴의 범위를 넓힐 필요도 있다. 선천적인 장애인 뿐만 아니라 상이군경, 재활병원 등과 협의해 스포츠에 대한 열정이 뜨겁고 운동능력이 뛰어난 젊은 선수들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 언제까지 열악한 환경에 투혼만 기대하나
 
장애인 스포츠의 훈련 환경도 열악하다. 현재 이천장애인종합훈련원을 통해 대표팀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긴 하지만 동계 스포츠에 있어서는 그동안 지원이 없다시피 했다.
 
휠체어컬링의 경우 전용경기장이 없는데다 다른 경기장을 대관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어 왔다. 특히 지난 밴쿠버 대회를 앞두고는 경기장을 구하지 못해 이천장애인종합훈련원의 수영장을 얼려 훈련했을 정도다.

▲ 양재림이 지난 16일 알파인 스키 시각부문 회전 경기를 펼치고 있다. 양재림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4위에 그쳐 아쉽게 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아이스슬레지하키 역시 전용구장이 없어 훈련과 경기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다행히 대한장애인체육회에서 선수들이 마음놓고 훈련할 수 있는 아이스슬레지하키 전용경기장을 수원에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휠체어컬링 훈련을 위한 경기장도 이천장애인종합훈련원에 건립된다.
 
하지만 언제까지 열악한 환경에 투혼을 통한 선전에 기대할 수는 없다.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훈련 환경을 개선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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