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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리그, '축구사관학교'들의 경쟁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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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리그, '축구사관학교'들의 경쟁력은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2.25 1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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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15개 클럽서 377명 배출 '최다'…아약스 77명 포함 네덜란드도 7개 클럽 304명 선수 길러내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지금 이 순간에도 축구로 성공하려는 예비 스타들은 유럽 무대 진출을 꿈꾼다. 야구 선수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꿈의 무대로 생각하듯이 축구 선수라면 유럽리그에서 뛰고 싶은 열망을 불태운다.

이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 공통적인 현상이다. 심지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남미 최고의 선수들도 유럽 리그 진출을 생각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연봉이 높고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세계 축구의 양대 산맥이 유럽과 남미라고는 하지만 그 주목도는 유럽이 더 높다.

주목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상업적으로 성공한 리그라는 뜻이다. MLB가 야구에서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했다면 축구에서는 유럽 리그가 스포츠 마케팅이 가장 활발하다. 이는 유명 선수 또는 유망주들을 유럽 리그로 끌어들이는 힘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스 리게 앙, 이탈리아 세리에 A 등 5대 빅리그의 주전으로 활약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두 가지 길이 있다. 5대 빅리그 팀의 유스팀으로 들어가거나 하위 리그 유스팀에서 훈련을 받아 주전으로 도약한 뒤 빅리그 팀들의 주목을 받아 이적하는 것이다.

◆ '유망주 천국' 네덜란드, 리그 전체 팀 평균연령 가장 낮아

네덜란드는 유럽에서도 가장 손꼽히는 축구 강국이다. 한국의 절반 정도 크기에 불과한 네덜란드에 4000개가 넘는 축구 클럽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들 클럽에는 유스 클럽뿐 아니라 각 레벨에 따른 팀이 있다. 이렇게 합친 팀이 6만개 가까이 된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나 축구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축구에 있어서는 천국이나 다름없는 네덜란드이기 때문에 유망주들이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각 클럽에 소속된 유망주들은 자신의 기량을 발전시키면서 아약스 암스테르담이나 PSV 아인트호번, 페예노르트 로테르담, 트벤테 등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의 명문 프로팀으로 발돋움한다.

그러나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는 5대 빅리그에 비해 자금력에서 뒤진다. 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에 비해 작은 영토 크기와 적은 인구에서 오는 어쩔 수 없는 한계다. 네덜란드는 이런 한계를 일찌감치 깨닫고 유망주들을 길러내 스타로 키워내고 이를 5대 빅리그로 보내 이적료를 챙기고 이를 다시 투자로 돌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다.

그 결과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는 유럽의 31개 리그 가운데 선수들의 평균 연령이 가장 낮다.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 축구연구소가 지난해 10월을 기준으로 발표한 선수 평균연령에서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는 24.2세로 가장 낮았다. 이탈리아 세리에 A(27.3세)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26.8세)와 비교해도 2~3살 낮다.

특히 네덜란드는 2009년 25.3세에서 계속 평균 연령이 내려가 5년 전에 비해 한 살 가까이 낮아졌다. 결국 그 전에 있던 선수들은 다른 리그로 가고 어린 선수들이 그 자리를 메웠다는 뜻이다.

각 팀별로 보더라도 페에노르트가 25.7세로 가장 높았고 아약스(23.5세), PSV(22.8세) 등 평균 연령이 전반적으로 낮았다. 20대 초중반의 선수들이 뛴다는 얘기다.

CIES 축구연구소가 24일 유럽축구연맹(UEFA) 산하 31개 리그에서 활동하는 1부리그 선수들이 만 15세에서 21세 사이에 최소 세 시즌 이상 뛴 클럽을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서도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가 얼마나 많은 유망주들을 배출했는지 알 수 있다.

아약스가 77명을 배출해 축구연구소가 발표한 100대 클럽 가운데 1위에 올랐고 페예노르트(45명), 헤렌벤(40명), PSV(34명)가 그 뒤를 이었다. 전체 20위권에서도 아약스, 페예노르트, 헤렌벤 등 3개팀이 포함됐다.

100위 안에는 이들 클럽 외에도 트벤테(33명), AZ 알크마르(30명), 베테세(23명), 위트레흐트(22명)도 적지 않은 유망주들을 배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100위 안에 든 7개팀이 배출한 선수만 304명에 이른다.

현재 FC 바르셀로나에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우루과이 출신 스트라이커 루이스 수아레스(28)도 유럽에 발을 들인 관문은 네덜란드였다. 2006년부터 2007년까지 흐로닝언에서 뛰었던 수아레스는 20세이던 2007년에 아약스에 입단, 꽃을 피워 24세이던 2011년에 리버풀로 이적했다.

박지성(34)이나 이영표(38) 역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따라 PSV에 입단해 유럽 축구를 처음으로 경험했고 이후 적지 않은 선수들이 네덜란드를 통해 유럽 리그 진출에 도전했다.

◆ 프랑스와 스페인은 유망주 직접 키워내는 자생구조

5대 빅리그 가운데에서는 프랑스 리게앙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 빅리그 팀들이 선수 영입을 통한 전력 강화에 힘쓰는 경우가 많은데 비해 프랑스와 스페인 클럽들은 직접 선수들을 키워내면서 유망주들에게 충분히 기회를 제공한다.

프랑스 리게앙의 경우 2014년 리그 평균 연령에서 25.8세를 기록헀다. 이탈리아 세리에A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그(26.2세), 독일 분데스리가(25.9세) 등 다른 빅리그와 비교해도 가장 낮다. 유럽 전체 31개 리그 가운데 평균 연령 16위, 딱 중간에 위치해있다.

리게 앙을 제패하고 있는 파리 생제르맹(26.7세)도 그렇게 평균 연령이 높지 않고 올림피크 리옹(24.9세)이나 AS 모나코(24.8세)의 주전 선수들의 평균 연령도 25세를 넘지 않는다. 올림피크 마르세유(24.2세)는 프랑스 리게앙 가운데 평균 연령이 가장 낮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현재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도 프랑스 리게 앙 경험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프랑스 리게앙의 15개 클럽이 377명의 선수를 배출했다.

올림피크 리옹이 40명으로 가장 많은 선수들을 배출했고 파리 생제르맹(35명), AS모나코(30명), 렝스(28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프랑스 리게앙 역시 선수들을 길러내 다른 리그로 보내 이적료 수입을 챙기면서도 좋은 선수들을 보유해 유럽에서도 가장 손꼽히는 리그로 거듭났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등 세계 최고의 클럽이 버티고 있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역시 유망주들의 천국이다. 바르셀로나는 모두 57명의 선수들을 길러내 팀의 주축으로 활용하거나 다른 팀으로 보냈다. 바르셀로나가 길러낸 선수들은 두 손으로 꼽기 힘들 정도로 많다. 현재 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있는 대부분 선수들이 유스팀에서 키워졌다.

레알 마드리드도 47명으로 선수가 적지 않다. 레알 소시에다드, 발렌시아, 아틀레틱 빌바오(이상 26명), 아틀레티코 마드리드(24명), 세비야(21명) 등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7개 클럽에서 길러진 유망주들이 유럽 각국 리그로 진출해 활약하고 있다.

이에 비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나 이탈리아 세리에A는 그 숫자가 적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39명), 아스널(33명), 맨체스터 시티(23명) 등 단 3개 클럽만이 100위 안에 들었고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는 인터 밀란(23명), 아틀란타(22명) 등 단 2명 뿐이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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