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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몽환적 목소리 인디가수 선비 "홍대 이효리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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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몽환적 목소리 인디가수 선비 "홍대 이효리래요"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3.18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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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요조, 타루에 이어 새로운 ‘홍대 여신’이 등장했다. ‘홍대 이효리’란 닉네임의 선비는 라이브 무대에서 관객과의 아이 컨택으로 유명하다. 10초 만에 관객을 선비의 매력에 푹 빠져들게 하는 청순한 미모의 싱어송라이터다. 시트콤 '닥치고 패밀리'의 OST로 데뷔한 뒤 미니앨범 출시, 홍대 클럽공연으로 존재감을 확장하고 있다. 일상에서 음악적 영감을 얻곤하는 그는 다양한 장르를 '선비 스타일'로 해석하는 뮤지션이 꿈이다.

 

[스포츠Q 글 용원중기자·사진 이상민기자] 선비의 목소리는 몽환적이고 유럽 보헤미안 느낌이 물씬 풍긴다. 안개를 품은 듯한 목소리로 부른 ‘스르르르’ ‘깁스(Gips)’로 관심을 모으는 그를 홍대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클럽 공연을 앞둔 저녁 무렵이었다.

-선비’라는 이름이 특이하다.

“영어로 ‘sun bee’ 태양벌이란 뜻이다. 단어가 너무 예뻐 보였다. 여왕벌보다 더 높은 지위이기도 하고."

- ‘홍대 이효리’라는 별명이 생기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무대에서 노래할 때 집중하기 위해서 한곳을 오랫동안 응시하는 버릇이 있다. 관객 한명 한명과 아이컨택을 하게 되면서 팬들이 ‘전설의 10초 아이 컨택’이란 별명을 붙여줬다가 ‘홍대 이효리’로 발전한 것 같다.(웃음) 다른 곳을 보면 오히려 긴장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아이 컨택을 해야 오히려 노래가 잘 된다.”

- 소치 동계올림픽 참가 선수들을 향한 위로를 담은 동영상, ‘겨울왕국’ OST를 불러 화제가 됐다.

“자작곡 'You & I Together‘를 개사한 동영상 ‘소치 올림픽 Together’는 71명의 대한민국 대표 선수단의 이름을 일일이 나열하면서 사진들을 덧붙여 선수들의 노고와 열정에 감사와 격려의 메시지를 담았다. 입상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선수들이 올림픽을 위해 최선을 다한 최고의 선수들이며 우리의 귀한 선수임을 알리고 싶었다. 눈사람 울라프의 익살스럽고 힘찬 ‘In Summer’를 부드럽고 달콤한 느낌으로 속삭이듯 불렀다. 스튜디오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 유튜브에 올렸더니 조회수가 꽤 올라갔다.”

-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 SNS를 통한 홍보 및 팬관리를 잘 하는 것 같더라.

“원래는 개인사 공개를 싫어하는데 팬들을 위해서라도 SNS로 소통하는 게 중요하겠다 싶었다. 올초부터 SNS를 직접 관리하면서 공들이고 있다.”

 

- 버스킹(길거리 공연)부터 시작하는 등 데뷔과정이 다른 가수들과 다르다고 들었다.

"4년 전 밴드음악을 하고 싶어서 멤버들을 결성했다가 이런저런 문제로 팀이 해체됐다. 이후 소속사에 들어가 시트콤 ‘닥치고 패밀리’ OST 음반을 발매했다. 개인 작업실 근처인 경기도 분당 중앙공원, 야탑역 광장에서 버스킹을 시작했다. 어색하고 떨렸지만 가수가 되기 위한 과정으로 내가 선택한 거라 힘들지는 않았다. 행인들이 멈춰서서 내 노래를 들어주거나, 음료수를 건네줄 때 보람을 느꼈다. 지난해 11월 미니앨범 출시 이후부터는 작은 공간에서 관객과 소통을 나누고 싶어 홍대 클럽 무대에 서고 있다. 클럽 ‘네스트 나다’가 첫 공연이었다.”

- 미니앨범에 대해 소개해 달라.

"2곡을 담았다. 일렉트로닉 팝 ‘스르르르’는 비오는 날 버스를 타고 가다가 쓴 곡이다. 버스안에서 혹은 길을 걷다가 악상이 자주 떠오른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한 여자가 횡단보도 앞에서 우산을 펼치는데 망가졌는지 스르르르 펼쳐졌다. 순간 멜로디 라인이 절로 떠올랐다. ‘깁스’는 록밴드 더크로스의 멤버이자 작곡가인 이시하 오빠가 내 목소리를 듣고 만들어준 곡이다. 사랑으로 인해 심장이 다쳤으니 깁스를 해줘야 한다는 엉뚱하고 직설적인 노랫말이 인상적이다.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생각지도 못한 결과물이 나와서 재미났던 작업이었다.”

-선비의 음악 스타일을 설명한다면?

"내 음악적 색깔이나 지향은 한가지로 규정하기 힘들다. 여러 장르의 곡을 선비 스타일로 부르고 싶다. ‘닥치고 패밀리’ OST 2곡은 포크 발라드였지만 지금 준비하는 곡들은 일렉트로닉 팝댄스다. 다른 부분은 호불호가 명확한데 음악에서 만큼은 줏대가 없다. 이런저런 음악, 가수들의 장점들이 눈에 아른거려서 한 장르를 파고들 생각이 없다. 이 잘으를 다른 장르와 결합해 색다른 스타일을 만들어내고 싶다.”

-OST 가수로 이름을 알렸다.

"시트콤 ‘닥치고 패밀리’의 OST에 수록된 자작곡 ‘I Think I Love You So’와 ‘You & I Together’를 많이 사랑해주셨다. 특히 ‘You & I Together’는 봉지커플(심지호 박희본)을 염두에 두고 쓴 곡인데 이들이 보너스 트랙을 직접 불러서 신기하고 재밌었다. 그때 두 배우의 녹음 디렉팅을 내가 했다.”

 

-대학 전공은 음악과 무관하다고 들었다.

"중학생 때부터 음악을 직업으로 생각했다. 잘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게 음악이라 여겨서다.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경희대 호텔경영학과에 진학했다. 단과대 3등으로 졸업했을 정도로 전공에 푹 빠져 지냈다. 대학 졸업후 음악에 집중하자는 생각에 기타와 피아노를 배우고, 독학으로 작곡공부에 매진했다. 글 쓰는 걸 좋아해서 대학 때부터 틈틈이 가사 작업은 해왔다.”

-목소리가 특이하다. 멜랑콜리한 브릿팝에 어울리는 보컬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영국 팝가수 릴리 알렌과 비슷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원래 목소리에서 호흡을 많이 넣고 힘을 빼면 읊조리는 보이스가 나온다. 의도적으로 만들었다기보다 연습하면서 발견한 거다. 문제는 성대가 약해서 항상 목관리에 신경을 쓴다.”

-뮤지션으로서 꿈은 무언가.

"음악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다. 뮤지컬 음악에도 관심이 많다. 음악과 연기 두 분야 모두 감정선을 표현하는 점이 비슷하므로 연기에도 참여해보고 싶다. 내 음악작업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서다.”

 

[취재후기] 음악적 영감을 책에서 주로 얻는다. 요즘은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을 처음부터 다시 읽고 있다. 베르베르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통해 영감을 얻고 싶어서다. 수영, 볼링, 스노보드와 같은 레저스포츠를 즐긴다는 선비는 요즘 롱보드에 빠져 지낸다. 팔방미인에 매우 '정력적인'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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