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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SK 왕조의 부활, 'FA로이드' 6인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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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SK 왕조의 부활, 'FA로이드' 6인에 달렸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3.03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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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권-정우람-정상호 등 수준급 선수들 내년 대거 FA

[스포츠Q 민기홍 기자] FA로이드.

자유계약선수(FA)가 되기 직전 시즌, 유달리 뛰어난 성적을 보여 프로선수들이 복용할 수 없는 약물 스테로이드를 맞은 것과 같이 각성 효과를 낸다고 해서 만들어진 합성어다. 이제는 프로스포츠 종목 어디에서든 통용되는 단어가 됐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우승 3회, 준우승 3회를 기록하며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찬란한 시기를 보낸 구단으로 꼽히는 SK는 지난 2년간 가을야구 티켓조차 끊지 못하며 자존심에 생채기가 났다.

이번 시즌은 다를 것이라고 전망되는 요인이 있다. 2016년 FA 자격을 얻는 선수가 박정권, 정우람, 정상호, 채병용, 윤길현, 박재상 등 6명으로 가장 많기 때문이다. 모두가 다른 구단들의 관심을 끌 만큼 매력적인 선수들. 6인이 활약하면 SK는 빼앗긴 우승컵을 가져올 수 있다. 

▲ 4번타자의 중책을 맡은 박정권은 지난해 만큼의 활약을 보여준다면 초대형 계약을 맺을 것이 유력하다.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 6인의 강점, 모두가 매력적인 선수들 

박정권은 지난 시즌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타율 0.310으로 정교함을 뽐냈고 27홈런 109타점을 기록하며 장타력과 해결사 본능까지 보였다. 가을에만 잘 한다는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리그 정상급 타자로 거듭난 그는 이번 시즌 4번타자의 중책을 맡았다. 지난해 수준의 성적을 낸다면 대박 계약은 따 놓은 당상이다.

군 복무를 마치고 그라운드로 돌아온 정우람은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통틀어 최고 계투라고 불려도 무방할 정도로 화려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 2008년, 2011년 홀드왕인 그는 안지만(삼성), 이동현(LG) 등과 치열한 타이틀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안지만이 4년 65억원이라는 초특급 대우를 받아 동기 부여가 확실하다.

윤길현은 정우람과 함께 SK의 뒷문을 지킬 선수로 각광받고 있다. 김용희 감독은 날카로운 슬라이더와 묵직한 속구를 보유한 그를 시즌 초반 마무리로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평균자책점 3점대를 찍어줄 윤길현 급의 우완 계투 요원이 리그에 많지 않아 이번 시즌 활약상에 따라 몸값이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

정상호는 수요가 치솟는 포수인 만큼 여러 팀의 러브콜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큰 경기 경험을 갖춘데다 도루 저지 능력, 타석에서는 파워까지 겸비한 선수라 올 시즌 성적에 따라 천정부지로 가치가 솟을 수 있다. 40대에 접어든 조인성만이 FA 포수 경쟁자라 더욱 돋보이는 자원이다.

채병용의 쓰임새는 요긴하다. 경기수가 144경기 체제로 늘어나 더욱 빛나는 존재다. 선발진에 구멍이 났을 때 이를 메워줄 1순위이며 4~6선발이 무너지면 마운드에 나타나 긴 이닝을 틀어막아줄 수 있다. 내구성이 좋아 오랜 기간 결장한 적도 없어 준척급으로 각광받고 있다.

박재상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김강민이 외야 한 자리를 꿰찰 것이 자명한 가운데 임훈, 이명기, 조동화 등과 치열한 주전 경쟁을 벌어야 한다. ‘왕조 시절’ 정근우와 함께 막강 테이블세터진을 구축했던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가는 것이 숙제다.

◆ 실패한 2014 FA로이드, 이번에는 

▲ 수준급 포수가 없는 리그 상황을 고려할 때 정상호가 준수한 활약을 보일 경우 빅 머니를 만질 가능성이 높다.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SK는 사실 지난 시즌을 앞두고도 내심 FA로이드 효과를 기대했다. 삼성과 함께 리그 최다인 5명의 선수가 권리를 얻어 이들의 활약이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바랐다. 4월 한 달간 14승11패(승률 0.560)를 거둬 3위에 올라 덕을 보는 듯 했다.

그러나 이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김강민과 조동화는 기대에 부응했지만 최정은 부상으로, 나주환과 이재영은 그저그런 성적을 올리며 팬들을 실망시켰다. 루크 스캇과 이만수 전 감독간 불화, 선발 자원 윤희상과 마무리 박희수의 동반 부상 등 악재가 겹치며 또 다시 4강행 열차를 타는데 실패했다.

올해는 다르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많은 전문가들이 SK를 삼성에 대적할 전력을 보유했다고 말하고 있다. 배영수와 권혁을 놓친 삼성과 달리 SK는 대어급인 최정과 김강민뿐만 아니라 조동화, 나주환, 이재영까지 모두 잔류시키며 재도약을 위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김광현이 미국 진출을 포기하고 남아 선발 로테이션이 단단해졌다. 앤드류 브라운은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타율 0.368 1홈런 8타점을 기록하며 ‘스캇 악몽’을 떨쳐낼 기미를 보이고 있다. 메릴 켈리 역시 다양한 변화구에다 날카로운 제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방점은 6인이 찍어야 한다. 과학적 근거가 있는 건 아니지만 꽤 많은 선수들이 FA 해에 ‘몬스터 시즌’을 보내고 잭팟을 터뜨렸다. 선수 생활에 한 번 찾아오기 힘들다는 인생 최대 기회를 맞은 이들이 제몫을 다한다면 SK는 ‘왕조’ 부활의 신호탄을 쏠 수 있을 것이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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