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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업 새 규정 어색한 타자들 '황당 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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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업 새 규정 어색한 타자들 '황당 삼진'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3.07 1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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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경언·LG 이진영, 2스트라이크 상황서 타석 벗어났다가 스트라이크 추가돼 아웃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올시즌 KBO리그부터 적용하는 스피드업 규정에 타자들이 황당한 삼진을 당하는 일이 많아질 것 같다. 야구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규정이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서울 목동구장과 대전구장, 마산구장, 부산 사직구장, 포항구장에서 7일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범경기가 시작된 가운데 2명의 타자가 타석을 벗어났다가 삼진을 당하는 허무한 상황이 벌어졌다.

KBO가 올시즌 경기 시간 10분 단축을 목표로 만든 스피드업 관련 규정은 크게 5가지.

이닝 중 투수 교체시간을 2분 45초에서 2분 30초로 15초 줄이는 한편 타자는 볼넷이나 몸에 맞는 공이 나올 경우 1루로 뛰어 나가야 하고 보호대는 1루에서 떼도록 되어 있다. 또 감독이 심판에 항의하러 나올 때는 코치가 같이 나와서는 안된다. 만약 같이 나온다면 해당 코치는 자동 퇴장당한다.

▲ 김성근 한화 감독이 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LG와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범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스피드업 규정에 따라 한화 김경언과 LG 이진영이 스트라이크 추가로 삼진을 당하자 김성근 감독은 "문제가 많은 규정"이라고 개선을 요구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또 타자들은 자칫 느릿느릿 경기에 임했다가는 스트라이크 카운트에서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스피드업 규정 가운데 타자는 10초 이내의 등장 음악이 끝나기 전에 타석에 들어서야 한다. 또 타석에 들어선 순간부터는 최소 한 발은 타석 안에 둬야 한다. 10초 이내에 타석에 들어서지 못하거나 두 발이 타석을 벗어난다면 투구없이 스트라이크가 선언된다.

이런 규정 때문에 첫 시범경기에서 한화 김경언과 LG 이진영 등 2명의 타자가 자동 삼진을 당했다.

김경언은 대전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서 3회말 1볼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헨리 소사의 4구째 공이 볼이 된 후 타석을 벗어났다가 스트라이크가 선언돼 자동 삼진을 당했다.

이진영도 4회초 2사 1볼2스트라이크에서 한화 선발투수 미치 탈보트의 3구째 공이 스트라이크가 된 후 타석을 벗어났다가 역시 스트라이크가 하나 더해져 삼진이 됐다.

또 KIA 최용규 역시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 원정경기에서 1회초 1볼1스트라이크에서 타석을 무심코 벗어나 스트라이크가 하나 더해졌다. 삼진을 당하는 카운트가 아니어서 삼진을 당하지 않았을 뿐 스트라이크가 더해져 볼 카운트가 불리해졌다.

문제는 타자들의 습관이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경언은 3회말 삼진을 당하고서도 6회말 1사 1, 3루 상황에서 들어선 타석 때도 또 다시 타석을 벗어나 스트라이크 하나를 더 안아야만 했다.

KBO가 경기 시간 10분 이상을 줄인다며 경기 진행을 빨리 하려는 것은 좋지만 여태까지 없었던 규정 때문에 승패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 현장 목소리다.

극도로 긴장된 순간에서 타자가 무심코 타석에서 벗어났다가 자동으로 스트라이크가 더해져 상대 투수에게 유리해지거나 자동 삼진을 당할 경우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한 경기에 2명의 타자가 황당한 삼진을 당하는 모습을 직접 지켜 본 김성근 한화 감독은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경기 클라이맥스 상황에서 그렇게 삼진을 당하면 재미가 떨어지지 않겠나. 흥미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며 "이런 방식으로 1, 2초 줄이는 것보다 클리닝 타임을 없애는 것이 경기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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