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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인이 자란다, 안치홍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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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인이 자란다, 안치홍이 보인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3.0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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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6년 만에 뽑은 고졸 야수, BIC상 수상 타격에 두각

[스포츠Q 민기홍 기자] KIA는 지난 2년간 8위에 머무르며 ‘명가’ 타이거즈의 이름에 걸맞지 않은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한화가 독보적인 꼴찌 레이스를 달린 탓에 가려있었을 뿐 KIA도 만만찮은 약팀이었다.

올해도 약해 보인다. 일본 오키나와에서는 9연패를 당하고 돌아와 큰 우려를 자아냈다.

미국 진출을 시도했던 양현종이 잔류하고 윤석민을 영입했음에도 강하다는 느낌이 없다. 수비의 중심이 돼야 할 센터라인이 모두 새 얼굴로 바뀌었다. 2루수 안치홍과 유격수 김선빈이 군에 입대했고 지난 시즌 풀타임 중견수로 활약했던 이대형은 케이티로 떠났다.

▲ 황대인은 8일 마산 NC전에서 7번타자 3루수로 출전해 3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이렇게 주저앉을 수는 없다.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가들이 하는 시즌 전 성적 전망은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기대치 않았던 1.5군급 선수나 신인이 갑자기 튀어나와 활력소를 불어넣는다면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

이를테면 황대인(19)같은 선수다.

◆ '백전노장' 상대로 보여준 침착함, 팬심 사로잡다

황대인은 8일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범경기 NC전에서 7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3안타 1볼넷 1득점하며 팀의 4-0 승리에 앞장섰다. 전날 1득점 빈공에 허덕였던 KIA는 모처럼 깔끔한 경기를 펼치며 시범경기 첫 승을 따냈다.

3안타 상대도 결코 약하지 않았다. 황대인은 2회초 첫 타석에서 백전노장 손민한의 3구째를 받아쳐 깨끗한 우전안타를 만들어냈다. 4회초에는 박명환을 맞아 침착하게 볼넷을 얻어내며 뒷 타자에게 공격 기회를 이었다.

7회초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네 번째 타석을 맞은 그는 고창성에게 좌측 2루타를 때려냈다.. 공격의 물꼬를 터준 황대인 덕에 KIA는 3득점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8회초에는 김경문 감독이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임정호를 상대로 중전안타를 뽑아내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 KIA가 안치홍 이후 6년만에 뽑은 고졸 야수 황대인은 이범호의 백업으로 굳건히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고졸신인의 매서운 타격에 팬들이 열광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마음을 비웠다’ 하면서도 결국엔 야구를 또 시청할 타이거즈 골수팬들은 한 줄기 희망을 봤다. 서른넷이 된 이범호의 뒤를 이을 재목이 나타났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백인천이 인정한 남자, '제2의 안치홍'이 될 수 있을까

경기고를 졸업한 황대인은 KIA가 2008년 안치홍 이후 6년 만에 뽑은 2차 지명 1라운드 고졸 야수다. 178cm로 다소 작지만 90kg의 다부진 체격을 지니고 있는 그는 지난해 12월 2014년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의 날 행사에서 백인천상(BIC)을 받은 초대 수상자.

그는 고교 3년 시절 타율 0.403(62타수 25안타), OPS(출루율+장타율) 1.277를 기록했다. 뉴욕 양키스와 입단 계약을 체결한 박효준과 함께 고졸 최대어 야수로 평가받았다. 방망이뿐만 아니라 투수로도 최고 구속 145km를 던져 강견이 필수 요소인 3루수로 제격이다.

KIA팬이라면 자연스레 황대인이 안치홍의 길을 걸어주길 바랄 수밖에 없다. 안치홍은 고졸 입단과 동시에 1군 주전을 꿰차면서 올스타전 최연소 최우수선수(MVP), 한국시리즈 최연소 홈런, 12년 만의 한국시리즈 제패에 일등공신이 됐다.

함께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입단 동기(박정수, 김명찬, 이준영, 이정현) 중 황대인 만이 꾸준히 거론되며 경기에 나서고 있다. 김기태 감독 역시 이범호에 휴식을 주는 날 황대인에게 경험을 쌓을 기회를 제공할 뜻을 밝히고 있다.

▲ 지난해 12월 백인천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 명예회장(오른쪽)으로부터 BIC상을 받은 황대인. [사진=스포츠Q DB]

황대인은 지난해 BIC상 수상 후 “롤모델이란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잘하면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며 ”신인다운 패기넘치는 플레이를 보여드리겠다"고 당찬 포부를 내놨다.

안치홍이 그리운 KIA팬들은 2년간 황대인을 보며 허전함을 달래면 될 것 같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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