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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달라진 한화, 등번호만 봐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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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달라진 한화, 등번호만 봐도 알 수 있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3.11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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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준-정유철-주현상 등 특이한 백넘버 단 선수들 쏠쏠한 활약

[스포츠Q 민기홍 기자] 확실히 달라졌다. 져도 허무하게 물러나지 않는다. 지난 7년간 암흑기에 빠졌던 독수리 군단에 서광이 비치고 있다.

한화는 지난 7, 8일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범경기 개막 2연전에서 LG를 상대로 1승1패를 거뒀다. 첫날에는 완벽한 공수조화를 이루며 9-3 완승을 거뒀고 둘째 날에는 2-3으로 패했지만 ‘잘 졌다’는 소리를 들었다.

특히나 117번 포수 지성준, 118번의 2루수 정유철, 109번의 외야수 채기영 등 세 자릿수 등번호를 단 선수들이 팬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3루수로 나선 주현상도 7번이 아닌 07번을 달고 나왔다. 시범경기이니 볼 수 있는 재미난 광경이었다.

▲ 지성준은 정범모의 부상을 틈타 조인성의 백업 포수를 꿰찰 것으로 보인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등번호만 보고도 알 수 있다. 한화의 백업이 강해졌다.

◆ 지성준은 빨랫줄 송구, 정유철은 철벽 수비 

지성준의 송구는 조인성의 그것을 떠올리게 했다. 7일 1회초에서 정성훈의 2루 도루를 저지했고 다음날 8회초에도 문선재를 잡아냈다. 그는 팔꿈치 관절을 다쳐 고생하고 있는 정범모를 대신해 백업 포수로 개막 엔트리에 들 것으로 보인다.

정유철은 고양 원더스 출신으로 지난해 LG 내야진에 새 바람을 불어넣은 황목치승을 떠올리게 했다. 민첩한 몸놀림과 깔끔한 핸들링으로 1,2루간으로 빠지는 타구를 여러 차례 건져냈다. 정근우가 없어도 2루 수비가 안정적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

주현상도 첫날 어려운 바운드를 가볍게 처리해 병살로 마무리했다. 타석에서는 과감하게 방망이를 돌려 2안타 경기를 해냈다. 한화 선수들 중 유일한 멀티히트였다. 그는 대부분의 선수들의 바뀌는 와중에도 이틀 연속 끝까지 3루를 지켰다.

해체된 고양 원더스 출신 외야수 채기영은 이틀 연속 대수비로 나섰다. 임팩트 있는 활약을 보여줄 기회는 없었지만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는 김성근 감독의 특성상 앞으로도 기회를 얻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 모두 20대 초중반, 강경학처럼! 

더욱 고무적인 점은 이들 모두가 20대 초중반이라는 점이다. 정유철이 1988년생, 주현상이 1992년생, 지성준이 1994년생, 채기영이 1995년생이다. 한화는 이용규, 정근우, 김태균, 최진행, 조인성 등을 동시에 기용하지 않고도 값진 1승1패를 거둔 것이다.

특히 7일 경기의 경우 장운호, 황선일, 송주호까지 선발 라인업에 포함돼 야구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한화팬조차 생소한 선수들로 타순을 꾸리고도 2년 연속 플레이오프를 치른 LG를 상대로 전혀 기죽지 않았다.

▲ 정유철은 깔끔한 수비로 김성근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육성선수 신분인 그는 정식 등록 절차를 마치면 5월 이후 리그 출전이 가능하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지난해 한화는 강경학이라는 유격수 유망주를 건졌다. 그는 지난해 8월1일 대전 두산전 데뷔 첫 타석에서 스리런 홈런을 때려내며 강렬한 신고식을 치렀다. 07번을 달았던 그는 결국 일주일이 지나 김민재, 이대수가 달았던 14번을 물려받는 영예를 누렸다.

한화는 장종훈이라는 연습생 신화 전통이 있는 팀. 게다가 김 감독은 SK 사령탑 시절 그저 그런 선수던 정근우, 박재상, 김강민, 최정, 박정권, 조동화 등을 수준급 선수로 키워낸 ‘마이다스의 손’이다.

육성선수 출신들의 성장. 이번 시즌 한화를 다크호스로 꼽을 수 있는 이유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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