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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설움 날린 투런포, 되찾은 장성호의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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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설움 날린 투런포, 되찾은 장성호의 열정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3.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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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롯데서 방출, 은퇴 고려했다가 조범현 감독 부름 받고 케이티 입단…백전노장으로 어린 선수에 조언 아끼지 않아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장성호(37·케이티 위즈)가 설움을 날린 홈런을 때려냈다. 시범경기라고는 하지만 자신에게 아픔만 안겼던 롯데를 상대로 한 것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다.

장성호는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타이어뱅크 2015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4번 타자로 나와 팀이 2-1로 근소하게 앞서있던 6회초 이명우로부터 2점 홈런을 뽑아냈다.

이날 장성호는 2개의 안타를 모두 장타로만 뽑아냈다. 첫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4회초 2루타를 쳐낸 뒤 조중근의 적시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장성호의 득점은 케이티의 결승 득점이 됐다.

장성호는 6회초 김진곤의 안타로 만든 1사 1루 상황에서 왼쪽 담장을 넘기는 110m짜리 홈런으로 4-1로 달아나는 2타점을 올렸다.

▲ 케이티 장성호가 지난 1월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신년 하례회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지난해 롯데에서 방출된 장성호는 은퇴를 고려했다가 케이티의 유니폼을 입은 뒤 12일 롯데와 시범경기에서 2점 홈런을 기록했다. [사진=스포츠Q DB]

사실 장성호에게 롯데는 '아픔'이다. 1996년 KIA의 전신인 해태를 통해 데뷔한 뒤 1998년부터 2006년까지 9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던 장성호는 2010년 한화로 이적한 뒤 급격하게 내리막을 걸었다.

2010년 부상 때문에 74경기만 출전하며 0.245의 타율에 그쳤던 장성호는 2011년 타율 0.244로 더욱 떨어졌다. 2012년 0.263의 타율로 재기의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지만 2013년 롯데로 이적한 뒤 그는 전력 외 선수가 됐다. 지난해는 치욕적이었다. 1군에서 단 5경기에만 나섰고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그는 사직보다 2군이 있는 상동에 있는 경우가 더 많았다.

롯데에서 방출된 뒤 은퇴를 고려했던 그를 잡은 것은 옛 스승인 조범현 감독이었다. 장성호는 2009년까지 조범현 감독과 KIA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장성호는 은퇴를 미루고 케이티의 유니폼을 입었다.

아직 장성호가 완전히 주전 자리를 꿰찬 것은 아니다. 시범경기에서도 이날 2개의 안타를 친 것이 4경기만에 처음이었다. 장성호가 주전을 꿰차려면 젊은 선수들은 물론이고 신명철과 김상현, 조중근 등 베테랑급 선수들과도 주전 경쟁을 벌여야 한다.

하지만 장성호는 아직 야구 유니폼을 입고 있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현역 선수로 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기에 장성호는 마지막 명예회복은 물론이고 케이티의 어린 후배들을 이끌고 조언해주는 '큰 형님'이 되고 싶어한다. 롯데에서 잃어버렸던 야구 열정을 케이티에서 다시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타격감까지 살아나 '스나이퍼'의 명성을 되찾을 수만 있다면 신생구단 케이티로서는 이만저만 '천군만마'가 아니다.

▲ 케이티 장성호가 지난해 12월 신입선수 입단식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장성호는 팀내 최고참으로 후배 선수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자신 역시 명예 회복을 벼르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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